★ 2004년부터 ~ 1696

열대야

―흥, 뭐가 간호사야. 백의의 천사가 듣고 놀라서 자빠지겠네.나는 간호사야. 하기야 의사와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호사가 됐으니까.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일해보니 의사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라고는 없었다. 영감탱이, 몰상식, 마더 콤플렉스, 불결. 의사라는 직업을 빼면 아무 쓸모도 없는 남자뿐이었다. 게다가 간호사일은 상상보다 훨씬 고됐다. 환자는 제멋대로든지 더럽든지, 아니면 양쪽 다다. 감사하기는커녕 우리를 종처럼 부려먹었다. 열대야 中 “토라노스케, 타고난 재능을 썩히는 아까운 짓은 하지마라. 옛날처럼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시대는 지났어.” 토라노스케는 가까이에 있는 잔교로 향했다. 콘크리트 ..

한밤의 도서관 2014.10.15

몽환화

“할아버지, 정말 행복해 보여요. 꽃을 진짜로 좋아하시나 봐요.” 슈지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어울리기가 힘들어. 그런데 꽃은 거짓말을 안 하지. 마음을 담아 기르면 꼭 거기에 응해주거든.” “하지만 그거야,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잖아. 재능이 있는 사람은 한 줌이야. 있는 척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능력 자체도 대단한 거잖아.”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소타가 말했다.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히가시노 게이고 아저씨는 무슨 책을 쾅쾅 찍어내는 듯. ㅋㅋ번역하시는 분도 바쁘시겠어 끝도 없이 쏟아지네 ㅋㅋㅋㅋㅋ 출간하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작품이라고 ..

한밤의 도서관 2014.10.14

3박 5일 홍콩 여행 - 넷째날

2014년 10월 4일 홍콩 여행 네번째 날 안녕! 벌써 마지막 날이다. 일정이.... 일정이 너무 한가해 ㅠㅠ ㅋㅋ 이런여행 처음이얔 무료 셔틀 버스 기다리면서 한 장 찍어봤다. 이건 숙소다. 투어 버스. 이거 타볼까 하다 말았는데 타봐도 재밌었을 것 같다. 얼리체크인으로 큰 짐은 부쳐버린다. 한가하다. 스타벅스!! 이것도 스트리트 이름을 잘 보고 가야된당. 찾기 쉬운 듯, 어려운 듯 한 곳에 있음. 입구 주변에서부터 사람들이 겁나 사진을 찍고 있다. 안에 디자인은 요렇게 생겼다. 홍콩 느낌 남 ㅋㅋㅋ 한국에서 먹던 그런거 시켜 먹음. ($33.0) 왜갔냐 ㅋㅋㅋㅋㅋㅋ 얼리체크인 하러갔다가 편의점에서 사재기한 녹차캔디 ㅋㅋㅋㅋㅋ($47.60) 인테리어는 이러이러하다.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타러옴. 소호까..

즐거운 산책 2014.10.04

3박 5일 홍콩 여행 - 셋째날

2014년 10월 3일 홍콩 여행 세번째 날 조식을 이제야 찍어본다. 11년도에 왔을 때는 조식을 포함하지 않아서, 저녁마다 슈퍼에서 사다 먹었는데, (이게 꽤 귀찮음.....) 조식 포함하니, 매일 깨알같이 다른 메뉴 제일 좋은 건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거!!! 와플이 진짜 맛있었다. ㅋㅋㅋㅋ 과일 먹은 흔적을......... 숙소근처에 페리 터미널이 있기 때문에, 페리타고 홍콩섬으로 이동 하려 했는데, 비가,,,,, 비가 온다............ 영상으로 함 볼텨?? 그래서 MTR로 이동 하기로 했다. 침사추이 역. 호텔에서 바로 MTR로 이동할 수가 있다. 겁나 편리 역시나 에스컬레이터 겁나 빨랔ㅋㅋㅋㅋ 엑스페리아 민트 색이 있길래 찍었는데, 잘 안보이는 고만 센트럴 도착. 비가 살짝 그쳤..

즐거운 산책 2014.10.03

3박 5일 홍콩 여행 - 둘째날

2014년 10월 2일 홍콩 여행 두번째 날 일정이 굉장히 넉넉하다. 이런 해외 여행이 없었으므로 어색하다. 아직 오픈하지 않은 매장이 많으므로, 지도상에서 멀었던 찰리브라운 카페를 가보자. 아침이라서 아직은 괜찮은데, 날씨가... 날씨가.............. 여기는 아침 일찍 열어요 블랙퍼스트세트도 있음/ 매장 입구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귀요미들. 알바생 너 좀 귀엽다?ㅋㅋ 망고 프라페(옥토퍼스 카드로 결제! $37.00). 이건 우리나라에서 맛없는 망고 맛을 먹었을 때랑 같은 맛. 결론= 맛이 없었다임. 한가함. 사람이 없음. 오전이니까........... 서양인들이 굉장히 많더라. 천장도 깨알같이. 더 대박은 ㅋㅋ 이게 화장실 거울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안보임 ㅋㅋㅋㅋㅋ 조명 너무세다 ㅋㅋ..

즐거운 산책 2014.10.02

3박 5일 홍콩 여행 - 첫째날

연초부터 계획했던 홍콩 여행. 그런데 출발 거의 직전 시위로 인해 도로 통제된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행 일정에 포함된 곳에서도 시위를 하고 있다는 소식...... 버스 운행도 중단되고 MTR도 정차하지 않는 역이 있다고 하여 두근거림 반 걱정 반 MTR어플이 실시간 상황을 알려주는 걸 참고하기로 했다. 2014년 10월 1일 홍콩 여행 첫번째 날 공항리무진도 딱 자리 2개 남았다고 해서 얼른 타고 감. 다음꺼 탔으면 늦었을지도... ㅋㅋ 셀프체크인을 이용하지 않아 웨이팅이 좀 길었다. 일본 여행과는 달리 어머니들 단체여행이 많더라 킼킼 면세품이 은근히 많아서 (게다가 탑승동으로 이동) 또 걱정 반 ㅋㅋ 로밍은 올레 데이터 로밍 무제한을 신청. 네트워크 사업자를 수동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게 오전에..

즐거운 산책 2014.10.01

헬로 뉴욕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서 남편 맷과 우리집 멍멍이와 함께 산다. 고전적이며 아름다운 적갈색 사암 건물들이 가득한 이곳을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주민들이 다 읽은 책을 이웃과 나누려고 현관 입구 층층대에 책을 올려두는데 이것이 우리 동네 도서관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름에는 지역 주민들이 파티를 여는데, 파티에 온 아이들은 얼굴에 수염을 그려 넣는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논다. 누군가 열어놓은 도로 소화전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올 때도 있다.나는 삼 대째 여전히 뉴욕에 살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을 때는 언니와 함께였다.내가 아홉 살, 언니가 열세 살이었는데언니는 몹시 강경한 어조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아무하고도 눈 마주치지마!” 아, 일러스트 충만한 에세이 책은 ..

한밤의 도서관 2014.09.26

줄리언 웰즈의 죄

“어디서 들은 말인데, 인간이 죄책감을 느끼는 건 처음 채찍을 휘두르기 전이 아니라 휘두르고 나서래.” 마을 외각으로 빠지는 도로를 향해 걸어가면서 줄리언이 말했다. 그러고는 걸음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근데 정작 중요한 건 채찍질을 당하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 아니겠어? 죄책감은 사치야, 필립.” “들으면 놀랄지도 모르겠는데.” 줄리언이 부드럽게 말했다. “인생은 그림자 게임이라고, 친구.”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줄리언에게로 내려갔어야 했다. 인생에 해피엔딩만 있다면, 친구라면 마땅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창문에서 내려다보다가 어스름한 불빛 속에 앉아있는 자신의 친구를 발견했다면, 그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아차렸을 것이다. 친구는 자신..

한밤의 도서관 2014.09.04

불연속 세계

벚꽃은 기묘한 꽃이다. 벚꽃이 핀 것을 보면 굉장히 득 본 기분이 든다. 다른 꽃은 이 정도는 아니다. 벚꽃이 피면 좌우지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드는 건 왜일까.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일본인과 벚꽃의 관계에는 어딘가 영적인 면이 존재한는 것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벚꽃이 있지만, 외국에서 피는 벚꽃은 가령 일본인이 좋아하는 왕벚나무 꽃이라도 전혀 다른 꽃이다. 벚꽃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일본 풍토에서 나고 자랐을 때 벚꽃은 비로소 벚꽃이 된다. 다몬은 골똘히 그런 생각을 하며 걸었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다. 걸으면 걸을수록 뇌에 산소가 공급되어 사고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예로부터 철학자와 과학자는 산책 중에 사색의 실마리를 얻었다. 그러나 다몬은 그..

한밤의 도서관 2014.08.28

내 남자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하고 나는 결혼을 결심했을 때 생각했다.이런 남자와 함께라면, 절망적으로 뒤얽히지 않고,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답답하지도 않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불행의 그림자라고는 한 점도 없는 그의 젊음에 안도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다시 태어나고 싶은 것일까. 아니 어쩌면 행복 따위는 딱히 바라지 않는 것 아닐까. 어른이 된 지금도 나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1장 2008년 6월 하 나 와 낡 은 카 메 라 하나는 등 뒤에 마치 폭풍우를 거느리고 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일기 예보에서 태풍 소식을 들은 초등학생처럼 이제나저제나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불안감을 느꼈다. -2장 2005년 11월 요 시 로 와 오 래 된 시..

한밤의 도서관 2014.08.25

인질의 낭독회

그들의 낭독은 갇혀있는 폐가에서의 그 자리에서 만의 단순한 심심풀이 같은 게 아니다 그들의 상상을 넘어선 먼 곳에 있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 누군가의 곁에 목소리를 나르는 기도와도 닮은 행위다 人質の朗読会 [인질의 낭독회] 2014 • 편성정보 : WOWOW (토) 오후 08:00~ (2014년 3월 8일~2014년 3월 8일 방송종료) • 출연 : 사토 류타, 오오타니 나오코, 하세가와 토모하루, 하라 히데코, 아난 켄지, 미우라 타카히로, 와시오 미치코, 하루, 니시다 나오미, 토쿠나가 에리, 히다리 도키, 사사키 스미에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먼 나라에 오랜 기간 갇혀있는 인질들의 이야기인데 책이 참 덤덤하지만 밝은 느낌이었다면, 드라마는 좀 더 밝은 느낌인 것 같다. 9가지 이야기 중 몇 ..

먼지쌓인 필름 2014.08.24

인질의 낭독회

가족들의 혼란과 걱정, 병상에 누운 운전사와의 인터뷰, 게릴라 조직의 실태 등이 한차례 보도되고 사건 직후의 충격이 가시면서, 세상 사람들은 자기들이 간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머나먼 어느 산속에 갇혀 있다는 여덟 명을 어느새 서서히 잊어갔다. 지금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차분히 생각하는 것과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게다가 생각할 것은, 언제쯤 풀려날까 하는 미래가 아니다. 자기 안에 간직한 과거, 미래가 어떻게 되든 결코 잃어버리지 않을 과거다. 그것을 살며시 꺼내 손바닥으로 보듬어 덥히고 말[言]의 배에 태운다. 그 배가 내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익숙한 곳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차라운 돌들에 둘러싸이고 촛불 불빛 밖에 없는 폐옥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한다. 범인들조차 그런 자..

한밤의 도서관 201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