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러버 소울

uragawa 2015. 2. 12. 09:30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인기와는 무관한 극히 평범한 사람들조차 블로그에 자신이 나쁘게 비칠 만한 글은 쓰지 않는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블로그와 트위터는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그러한 도구를 손에 넣은 사람은 자신을 예쁘게 포장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이상을 현실처럼 쓰고, 실력을 과장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애당초 매스컴이 거론하는 뉴스의 우선순위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걸까. 세계는 항상 움직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인류의 운명을 바꿀지도 모르는 중요한 뭔가가 결정되고, 무서운 재해가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어째서 그런 중대한 뉴스 사이에 불탄 집에서 남자 시체가 발견됐다는 사소한 일이 끼어든 걸까.




진실? 진실이 뭔데요? 아닐 텐데요. 진실이 뭐든 당신은 개의치 않습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답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해야 할말을 미리 결정해뒀다고요.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은 진실이 아니고 거짓말입니다. 당신은 당신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고개를 저을 뿐이에요.




뭘 재고 있는지는 관계없습니다. 진흙 1킬로그램이든 다이아몬드 1킬로그램이든 당신들에게는 그게 1킬로그램이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죠. 무게를 재었을 때 바늘이 ‘범죄’의 영역을 가리키느냐 마느냐가 문제입니다.

범죄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건 뭡니까?

자주 회자되는 예가 있죠. 한 명을 죽이면 살인범이지만 백명을 죽이면 영웅이다.

범죄는 국가가 정합니다. 국가에 사정에 따라 아니, 아주 높은 사람들의 사정과 이익에 따라 어떤 행위가 범죄인지 아닌지 결정됩니다. 또는 다수결로 정하기도 하고요.

다수파라는 괴물을 압니까? 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괴물입니다.




괜찮으냐고 물어봐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괜찮으냐는 질문이 상대를 염려하는 말이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아, 그렇군요.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말에서 배려심을 느낄지도 모르겠군요. 예,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같은 말로 상처를 입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수상한 남자라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분위기가 수상해 보이는 사람?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모두 수상해 보이지 않아요?




‘죽인다’는 말은 상대를 위협하여 겁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이다. “널 죽여버리겠어”라고 말하고 정말로 죽이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죽이겠다고 말한 사람이 상대를 살해하는 일은 없다.




이불 속에서 심호흡을 되풀이했다. 침이 잘 삼켜지지 않았다. 원래 현실감이 있는 꿈을 꾸는 체질이다. 꿈과 현실을 착각할 때도 적지 않다. 꿈은 압도적으로 악몽을 많이 꾼다. 신음하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나서야 꿈이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꿈이었음을 알았다고 안심되는 건 아니다. 현실도 악몽의 연장에 지나지 않으니까.




가나야마와 제 관계가 부모님과 제 관계보다 훨씬 끈끈한 것처럼 저와 에리는 아주 깊은 곳에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해하기는…… 제3자가 이해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군요.

바라지 않는다고요? 무슨 뜻입니까?

독단이 아니라 폭력이라니…… 이해가 안 되는군요.

아아, 그렇군요. 당신은 사람의 마음을 표층밖에 보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