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799

브루투스의심장

다쿠야는 이런 식의 얘기가 제일 싫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인간일수록 능력도 없기 마련이라 더 불쾌했다. 인간이 도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거짓말을 하고, 게으름을 부리고, 겁을 먹고, 질투나 할 뿐이다. 뭔가를 이루려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결국 로봇은 인간에 필적할 수 없다... 대체로 인간은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살뿐이다. 지시가 없으면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하는 일이라면 로봇이 훨씬 우수하다. 게다가 저 녀석들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늘어선 로봇을 등지고 다쿠야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이것이 그가 로봇을 연구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자신을 포함해 인간은 반드시 배신한다. - 살인의 타깃 中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 또 청산가리가..

한밤의 도서관 2008.09.11

방황하는 칼날

오히려 법원은 범죄자를 구해준다.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갱생할 기회를 주고, 증오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범죄자를 숨겨준다. 그것을 형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기간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짧다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았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다. 더구나 아쓰야와 마찬가지로 가이지도 미성년자이리라. 에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일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어쩌면 교도소에도 가지 않을지 모른다. ika가 읽은 책을 냉큼 도서관에서 낚아챈? 책.요거요거 [붉은 손가락]을 읽을 때 만큼의 분노가 솟아 올랐다. 자기 자식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어떻게든 자신이 한 잘못을 벗어나려는 아이.갑자기 아이를 잃게 된 부모.사건을 방영하는 프로그램. 누구 잘못?적당히 방관자로 ..

한밤의 도서관 2008.09.10

황혼녘 백합의 뼈

어릴 때부터 선과 악이 싸우는 이야기를 몇 편이나 읽었다. 언제나 선과 악은 검은색과 하얀색처럼 왜 분명하게 구분되는지 의문이었고 왜 악은 계속 악인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렴풋이 안다. 악은 모든것의 근원이다. 선 따위, 어차피 악의 윗물 중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악을 돋보이게 하는, 말하자면 손수건 테두리의 자수같은 것일 뿐이다. 그렇지 않고는 왜 늘 선이 그렇게 약하고 무르고 덧없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아 이여자, 사람 잡는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한번 읽으면 밤새서라도 끝까지 읽고싶게 만드는 능력. 탁월한 단어 선택 능력 원서로 꼭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주는 사람 - 2008년09월04일

한밤의 도서관 2008.09.08

불안한 동화

여자들은 순간적인 시선으로 서로의 컨디션이며 근황을 읽는다. 그날 바른 루주와 거울을 보는 눈초리로, 또 옷을 벗는 모습과 싱크대에 놓인 컵의 위치로. 최근에 비로소 깨달았지만, 내게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남들보다 부족한 것 같다. 유학과 결혼, 이 두가지는 결국 같은 것이다. 둘 다 사회든 남성이든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그것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그러니 근본적으로 뿌리가 같은 욕망이다. 온다 리쿠의 책 중에서 가장 쉽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 여태까지 읽었던 소설들은 반전에 매번 깜짝 놀랐잖아 뭐, 이 소설도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깔끔한 표현들 덕에 상상하기도 즐거웠고, 이해하기도 쉬웠다. 내가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말들이 소설 속에 쓰여있는 걸 보면, ..

한밤의 도서관 2008.07.21

클레오파트라의 꿈

"그래요. 요즘은 누구든지 드라마틱한 인생을 추구하죠. 다들 주제파악을 못한다니까, 이게 다 재미도 없고 저질스러운 트렌디 드라마 때문이에요. 남들하고 똑같은 인생을 사는 걸 지상명령으로 삼고 살아온 일본 사람들한테 그런 드라마틱한 사랑과 인생이 쉽게 찾아올 리 없잖아요. 안그래요?" 다른 사람의 고민은 알 수가 없다.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막한 어둠. 이렇게 어둠 속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마다 실은 내 몸은 어둠 속에 이대로 누워 있었고, 지금까지 나는 인생이나 현실이라는 꿈을 꾸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의혹이 들었다. 호접몽이다. 문득 예전에 어디서 읽었던 단편이 생각났다. 세상의 많은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어디선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실은 그 군중은 늘 같..

한밤의 도서관 2008.07.21

유지니아

논픽션? 난 그 말 싫어요.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고 주장해도, 사람이 쓴 것 중에 논픽션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저 눈에 보이는 픽션이 있을 뿐이죠, 눈에 보이는 것조차 거짓말을 해요. 귀에 들리는 것도, 손에 만져지는 것도. 존재하는 허구와 존재하지 않는 허구, 그 정도 차이라고 생각해요. 1. 바다에서 온 것 中 저희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편이 낫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요. 전학생은 튀면 안 됩니다.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얼굴을 해야 합니다. '보이는' 사람이 짊어지는 위험 부담이 무서운 거죠. 그러니까 반대로 자기를 타인하고 차별화 하고 싶은 사람은 남들 눈에 '보이고' 싶어 합니다. 6. 보이지 않는 사람 中 애들은 어른이 자기한테 시간을 아끼..

한밤의 도서관 2008.07.21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교노가 진지한 얼굴로 자식에게 설교하듯 말했다.“자기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는 게 제일 좋아. 입 밖으로 내는 말은 말이지, 자기가 생각한 것에 70% 정도가 딱 좋아. 상대방의 말을 10들었잖아? 그럼 이쪽에선 3 이야기 하는거야, 그정도가 베스트지.”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1년 후 이야기. 새로운 인물들이 한 명씩 등장, 이전 소설 주인공 4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연히 어떤 사건을 접하게 되는 4명.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를 다 읽은 후 바로 읽기에 들어갔다. 한 마디로 재미있었다. 시간의 흐름도 재미있었고, 나름의 반전도 좋았다. 아 역시 뭔가를 읽는다는 건 뿌듯한 일이다 (뜬금) 그리고 교노가 말한 자기가 생각한 것의 70%. 사실 단 한 사람에게만 고민을 털어놓고 싶었는데, 알..

한밤의 도서관 2008.07.07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유키코Ⅰ 시간【時間】 ① 시간 흐름의 주 지점 사이. ② 공간과 함께 인식의 기초를 이루는 것. 인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믿고 있는 것 중 하나. 인간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 중 하나. 인생의 충실도와 비례하여 그 진행 속도가 빨라짐. 따분함에 비해 그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데, 수업중에는 완전히 멈춘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음. 구온 Ⅰ 회의【會議】 ① 의견을 맞춤 ② 미리 상의함 ③ 회사원의 노동시간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 참가자 수에 비례해 시간이 길어짐. 목소리 큰 사람이 주도권을 잡음. 효과적인 결과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막판에 보면 시작 전 상태로 돌아가 있는 경우도 많음 유키코Ⅱ 우연【偶然】 ① 아무런 원인 관계도 없이 예기치 않게 사건이 일어..

한밤의 도서관 2008.07.07

씽크 이노베이션

히라이는 "대개 엘리트들은.......팔방미인격인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차를 만들려고 함으로써 (불필요한 기능을) 버리는 용기를 실천하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주위로부터 불평을 듣지 않으려는 것을 첫째로 여기는 방관자적 시각이며, 결과적으로 우월한 힘을 낼 수 없게 만든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은 분석은 잘하면서도 방관자적인 자세로 일하며, 주관적인 당사자 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이 기업의 특히 미들매니지먼트층에 들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끊임없이 자문하며,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원점에 두고 그것을 언어화 하고 개념화 하여 타인을 설득하고 끌어들이며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것, 당사자 의식의 혼과 같은 이러한 이노베이터..

한밤의 도서관 2008.07.07

명품 마케팅 브랜드, 신화가 되다 (세계를 사로잡은 럭셔리 브랜드 30)

제품을 선택할 때 성능이나 디자인, 내구성과 같은 본질적 속성을 그 기준으로 삼지 않고 브랜드나 제조국가, 제조회사, 판매장소 가격 등과 같은 비본질적 단서를 바탕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경향을 인지심리학에서는'휴리스틱 Heuristic'이라고 표현한다. JP모건의 한 애널리스트는 "제 아무리 멋진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최적의 공간과 시점에 적당한 고객에게 상품을 공급할 수 없다면 그 비즈니스는 실패하기 마련이다."라고 말하였다. 마케팅의 대가 알 리스는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소비자의 뇌리에 남을만한 단어를 딱 하나만 집중적으로 심으라고 했다. 자동차 업체들을 예로 들면, 벤츠는 '기술'을, BMW는 '주행'을, 볼보는 '안전'이라는 핵심 단어를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사..

한밤의 도서관 2008.06.17

이토록 뜨거운 순간

“다른 생물의 생명이 자기 생명보다 더 뚜렷하게 느껴진 적이 있니?”여전히 파리를 쳐다보면서 사라가 물었다.“무슨 말이야?”“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없을 때가 가끔 있어.”의기소침한 어조로 사라가 말했다. 어렸을 적에 엄마는 내 최고의 협력자였다.한번은 미술 시간에 내가 어떤 아이에게 다가가서 그 아이의 그림이 재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선생님은 나를 자습실에 앉혀놓고 왜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지 한 장 분량의 반성문을 쓰도록 했다.나는 엄마와 데이트를 하던 수많은 남자들이 나에 대해 종종 그런 표현을 썼기 때문에 ‘재수 없다’ 가 나쁜 말인지 몰랐다고 했다.선생님은 그 글을 읽고 나서 날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방과 후 집에 돌아가자 엄마가 나를 다그쳤다.“넌 구제불능이야. 내가 언제 ‘수많은’ ..

한밤의 도서관 2008.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