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메일을 보내서 미안합니다. 마담 언니에게 주소를 물어봤어요. 가신 후에 <필그림 사가>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는 얘기 못 했지만, 선생님의 작품(작품이라고 할게요) 너무 좋아요… .
누구지? 결혼식에서 본 여자인가. 명함을 건넨 기억이 없는데. 두 번을 읽고서 그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아주 괜찮은 여자와 지각한 그렇고 그런 여자. 어느 쪽이지. 꽤 괜찮은 여자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사람은 하루에 세 시간 일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도 별로 없으면서 시간만 보내는 인간은 집에 돌아가는 편이 낫다. 몇 시간이고 집중력이 지속되는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휴대전화나 메일, 그 편리함을 실감할 때마다 생각한다. 편리함 덕분에 생겨난 시간만큼 일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하면 될 텐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빈시간을 채우기 위해 다른 일이 생길 뿐이다.
“요즘 여자들은 별 것 없으면서 자신감은 대단하더라”
“글쎄, 그런가”
“다들 그저 그렇고 그런데 말이야”
“못생긴 여자도 거의 없지”
“화장발이 좋은 거겠지 ..”
“나이도 잘 모르겠고.”
“무카이 씨, 게임 디자이너라면서요?” 여자가 내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아. 네“ “대단하네요. 하긴 머리가 좋아 보여요” 여자는 공연한 소리를 했다는 식으로 고개를 숙였다.
‘좋아보이는사람’이란 말은 ‘좋은사람’이란 말 만큼이나 비전이 없는 남자를 기죽게 한다.
언제였나, 츠다와 사오리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칭찬을 듣고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없다고 하는데,
그건 거짓말이라고.
“우선은, 클럽 여자들에게 얼굴 가지고 칭찬해 봐야 아무 효과가 없다니까 ..”
귀엽게 생겼네, 고마워요. 그런 대화는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정말 귀엽고 깜찍하네. 감사합니다.
눈이 참 예쁜 걸, 그런 소리 종종 들어요. “그런 건 어제도 엊그제도,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가 태어난 오랜 옛날 그때부터 되풀이된 상투적인 패턴에 불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