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내 나이 서른 하나

uragawa 2009. 7. 8. 14:29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뇌리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두 이런 고독을 떨쳐버리기 위해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고 마구 떠들어대는게 아닐까?

나는 외톨이다. 그 누구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고독해도 좋다.
- 독불장군 中 -




나에게는 애인은커녕 좋아하는 남자도 생긴 적이 없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게 아닐까?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참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연애는 영화와 텔레비전 속에만 있는 대마초나 각성제 같은 것이다.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의 좁은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연애 상대가 없으면 유흥가 등지에서 첫 경험을 한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그런 식으로 섹스를 경험하고 싶다는 충동이 없다. 예전에 스무 살쯤 되는 여자가 텔레비전에 나와 “나이가 들어서도 경험이 없으면 친구들 앞에서 창피하잖아요” 하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렇게 말할 친구가 없는 나는 허세를 부리지 않아도 된다. 
- 처녀 中 -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 석 달이 지났다. 사람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 최고의 명제를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도 어머니의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 정원 中 -




그러나 내 마음속에서는 점점 허무감이 증폭되었다.
“원하던 일자리를 얻었는데, 허무하다고 여기는 것은 정신적 사치야” 이렇게 생각했지만,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는 사이에 하늘과 공기가 그리워 견딜 수 없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지구의 날씨를 알고 있어도, 외로움과 쓸쓸함은 피부의 세포 속까지 파고들었다.
- 하늘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