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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11월 30일 금요일

사물은 매우 선명하고 세상은 너무 새롭다실재하라 한 것처럼 순간을 지속 시킬 순 없다내가 붙잡으려 하지만 다른 것들처럼 희미해질 뿐 순간을 즐기며 삶을 사니 그게 날 현재로 되돌려 놓았다 이제야 모든 것은 정확히 의도했던 대로 되는 것임을 안다바로 그렇게 때가 왔다 A Single Man (싱글맨, 2009)감독 톰 포드 원작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출연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니콜라스 홀트 영상미가 너무 좋은 영화. 다시 보는 싱글 맨, 좋구나. 아아아- 콜린 퍼스 독서하는 남자 멋지닼 (근데 화장실 ㅋㅋ)

먼지쌓인 필름 2017.02.01

암살자닷컴

겐타가 웃었다. 남편과 나도 따라 웃었다. 가족이 다 함께 웃기는 오래간만이었다. 실내를 둘러보니 주위에는 가족 동반 손님뿐이었다. 어느 테이블이나 웃음 꽃이 피었다. 누구 생일이거나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인가? 아니, 그런 이유가 없더라도 다들 이만한 외식은 하면서 산다. 예전에는 우리 가족도 그랬다. 특별히 호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가족이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능력이 없는 걸 욕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야. 네 남편도 ‘내가 이 가정을 책임져야겠다’는 각오가 없이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그 사람이 게으른 건 아니야. 누구에게나 운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마련이지.” “운이라고? 그것도 찌질한 남자들이 걸핏하면 써먹는 변명..

한밤의 도서관 2017.02.01

가난은 전염병 같아서

난 평생 가난하게 살았어요부모님도 그랬고 조 부모님들도 그랬고 가난은 전염병 같아서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사람을 괴롭히죠 내가 아는 사람을 전부 감염 시키고... 하지만 내 자식들은 안 돼요더는 안 돼요 Hell or High Water (로스트 인 더스트, 2016)감독 데이빗 맥켄지 출연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 은행 강도를 해야만 했던 이유, 가난의 대물림. 내 자식은 안된다는 말. 크리스 파인 오빠 멋있닼ㅋㅋ 음악, 영상미가 굉장히 멋졌다.

먼지쌓인 필름 2017.01.29

녹터널 애니멀스

Nocturnal Animals (녹터널 애니멀스, 2016)감독 톰 포드 원작 오스틴 라이트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이크 질렌할, 마이클 섀넌, 아론 테일러 존슨, 아일라 피셔, 아미 해머, 칼 글러스먼홈페이지 믿고 보는 톰 포드 영상미 오프닝 작품은 임팩트는 있었는데, 좀 불편했다. 책 속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바뀔 때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하며 보는데.... 쫄림. 아오 에이미 아담스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엔딩도 너무 좋았음. 2017/05/22 - [△텅빈도서관] - 토니와 수잔

먼지쌓인 필름 2017.01.26

미스테리아 10호

“죽고 싶지는 않은데, 죽지 않으려는 노력은 전혀 안 해요? 평생 이런 식이었어요?” 죽어가는 남자가 말했다. “목숨이 사십 년 남았다면 만용을 부리기 쉽지. 사 분 남았을 때는 쉽지 않아…….” -죽음에 관해 말해봐: 코넬 울리치 살인 이야기는 때로 난롯가 옆 아가씨들에게 재미난 읽을거리가 되어주곤 합니다. 하지만 살인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니죠. 특히 살인자가 필사적으로 자신의 흔적을 감추려고 할 때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없고 마음을 들여다볼 수도 없기 때문에, 가장 짜릿한 사실이 누설되지 않는 법이지요. “살인이란 참혹한 거야.” 이게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더 끔찍해질 뿐이지.” 뭔가 들려줄 기미가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한밤의 도서관 2017.01.23

Galaxy Turnpike

루트 246666 통칭 갤럭시 가도그것은 태양계 제 5행성과 제 6행성 사이에 위치하고스페이스 콜로니 소용돌이 호수와 제 3행성이른바 지구를 잇는 스페이스 간선 도로이다 소용돌이 호수와 지구를 잇는 셔틀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가도 변에는 이용객을 노린 음식점이 몇 개 보이나손님은 어느 시간대나 드문드문 하다개통부터 이미 150년이 지나 노후화도 두드러진 것도 포함하여루트 246666 통칭 갤럭시 가도에 관해서는 존속할 이유는 무엇 하나 찾지 못했다 ギャラクシー街道 (Galaxy Turnpike, 갤럭시 가도, 2015)감독 미타니 코키출연 카토리 싱고, 아야세 하루카, 오구리 슌, 유카, 오오타케 시노부, 니시다 토시유키, 니시카와 타카노리, 엔도 켄이치, 단타 야스노리, 이시마루 칸지, 아키모토 사야카,..

먼지쌓인 필름 2017.01.22

편의점 인간

‘손님’이 이렇게 소리를 내는 생물인 줄은 미처 몰랐다. 울려 퍼지는 발소리에 목소리, 과자 봉지를 바구니에 던져 넣는 소리, 차가운 음료가 들어 있는 냉장고 문 여는 소리, 나는 손님들이 내는 소리에 압도당하면서도 지지 않으려고 “어서오십시오!”를 되풀이해서 외쳤다. 아침에는 이렇게 편의점 빵을 먹고, 점심은 휴식 시간에 편의점 주먹밥과 패스트푸드로 때우고, 밤에도 피곤하면 그냥 가게 음식을 사서 집으로 돌아올 떄가 많다. 2리터들이 패트병에 든 물은 일하는 동안 절반쯤 마시고, 그대로 에코백에 넣어 집으로 가져와서 밤까지 마시며 보낸다. 내 몸 대부분이 이 편의점 식료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나 자신이 잡화 선반이나 커피머신과 마찬가지로 이 가게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이 풍부한 감정으..

한밤의 도서관 2017.01.19

S.T.E.P

추악한 인간 본성이 적나라하게 사람들 앞에 폭로되는 장면을 무척 보고 싶다. EP.1 SA.BO.TA.GE. 찬호께이 中 그는 선박사고를 당하고 나무판자를 붙든 채 표류하는 조난자와 비슷하다. 손을 놓지 않을 의지력은 있지만 단지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섬을 발견해도 손을 놓고 헤엄쳐서 섬까지 갈 용기도 없고 그저 나무판자를 껴안고 계속 흘러가기만 한다. 그러다가 삶의 의지도 포기하고 마는 그런 조난자다. “혼자 생활하는 거…외롭지 않아요?” 질문을 하고 나서야 사실은 나 자신에게 묻고 싶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바깥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다 들려서 시끌벅적한걸요.” EP.2 T&E 미스터 펫 中 그는 시내에 도착한 뒤 주변 환경이 자신이 감옥에 가기 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

한밤의 도서관 2017.01.18

서점탐방 <사적인 서점>

2017년에는 되도록, 큰 서점 말고 특색있는, 작은 서점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가보기로 마음 먹은 곳은 한 사람의 독서차트를 관리하고 맞춤형 책을 처방해 주는 http://www.sajeokinbookshop.com/ 100% 예약제이나 토요일은 오픈데이(오후 1시 ~ 오후 8시)​ 나는 오픈데이 저녁 6시 좀 넘어 방문했다.건물 4층에 위치해 있어서, 간판이 없었더라면 소심해져서 못 들어 갔을지도 몰라​ 4층이라고 해도 계단이 험악하지 않아서 가뿐하게 갈 수 있습니다(ㅋㅋㅋ) (두근 두근) ​ ​ 문 열자마자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반겨준다 ​ 바닥에 깨알같이 일러스트 작품이...! ​ 공간이 아담한데,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우드 인테리어라 굉장히 따뜻했다. ​조명이랑 같이 책을 두니까 ..

즐거운 산책 2017.01.07

왕과 서커스

취재 기본은 4W1H다. 언제, 어데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는 처음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예단予断이 되기 때문이다. 술렁거리는 소리가 무거운 안개처럼 주위에 자욱했지만, 그것은 분노나 비애와 같은 명확한 방향성은 없고 그저 각각의 속삭임이 한데 어우러진 소리 같았다. 신문사에서 나온 뒤로 프리랜서로 먹고살 각오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정 수입이 없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불안한 일이다. 회사에서 일하면 비록 내키지 않는 일을 한 달에도, 이렇다 할 실적 없이 통상 업무만 하면서 보낸 달에도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다. 그 무렵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때는 매달 내야 하는 월세가 발밑을 조금씩 좀먹어가는 오싹한 기분은 느끼지 않았다. 용기를 내기 ..

한밤의 도서관 2017.01.07

Littor 2016.12~2017.1

손가락이 꿈틀거린다. 왜 그랬냐. 지금 그걸 묻는 건가? 닥터. 미치면 병원을 가야 해. 알지. 그건 난도 알아요. 그런데, 병원에서 미치면 어디로 가야 하지? 닥터. 나는 병원에서 더 나쁜 방식으로 미쳐 가고 있네. 내 꼴을 보게나. 그러니 제발 나를 보내 주게. 절대로 벽에 머리를 박는 그런 짓은 하지 않을테니, 인증―살아 있다고 말해야 해(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정용준 아니 언제부터 나한테 그리 관심이 많으셨다고 이분들이 이러시나. 요즘엔 이런 생각이 든다니까. 어쨌거나 다시 한 번 부탁 좀 할게. 제발 말 좀 해 달라고요. 선생님들, 정말 제발 좀 알려 주세요. 나는 얼마든지 사과할 마음이 있다니까? 네 번이고 다섯 번이고, 아니 씨발 백 번이라도 사과하라면 할 수 있어. 나 진짜 요즘에 잠..

한밤의 도서관 2017.01.04

야간시력

누구든 장점이 있다. 누구든 재능이 있다. 누구든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 인간들은 바로 이렇게 생각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썩어빠진 개인이란 존재하고, 나도 그 중 하나라는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상황에선 정신이 나갈 정도까지 심술궂게 바뀔 수 있는 썩어빠진 개인. 넬리를 괴롭히면서 나는 절박감과 쾌감을 느낀다. 죄책감과 우월감의 행복한 혼합물. 그리고 내몸속을 뜨겁게 질주하는 아드레날린. 넬리 프리이스의 귀 뒤를 꼬집고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 멍을 내면, 나 자신의 꽉 막혔던 좌절, 나 자신의 공포와 슬픔이 상처에서 짜낸 고름처럼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 이 세상은 얼마나 거대한 황무지 인지.우리가 그렇게 늙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건 얼마나 큰 불운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부..

한밤의 도서관 2016.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