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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그는 자신의 젊음을 능력과 바꾸었고, 절망으로 성공을 빚어냈다. 그러나 삶은 젊음과 함께 그의 사랑이 지녔던 신선함까지 앗아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분별 있는 일’ 中 그들은 호텔 베란다에서 저녁을 먹었다. 하늘은 어두웠고, 그들을 감시하는 낯선 신의 존재가 가득 느껴졌다. 호텔 모퉁이에서 밤은 지나치게 낯선 소리들로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세네갈의 북소리, 원주민의 피리 소리, 이기적이고 여성스러운 낙타 울음소리, 낡은 타이어 신발을 신고 달려가는 아랍인들의 발소리 그리고 배화교도의 울부짖는 기도 소리까지. 중독성은 언제나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드러나지. -해외여행 中 악을 부추기고 낭비를 조장하는 취향이 꼭 어린애들 장난 같았다. 갑자기 그는 ‘방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은 기분이..

한밤의 도서관 2017.02.20

양과 강철의 숲

피아노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물어보면 안 된다. 물어보는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 물어보고 대답을 들으면 다시 한 번 이쪽에서 무언가를 되돌려줘야만 할 것 같았다. 질문은 내 안에서 소용돌이쳤으나 형태를 이루지 못했다. 아마 되돌려줄 무언가가 내게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움’도 ‘올바름’과 마찬가지로 내게는 새로운 단어였다. 피아노와 만나기 전까지는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했다. 몰랐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나는 많이 알고 있었다. 그저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희미하게 밝아지는 나뭇가지나 그 후에 일제히 움트는 어린잎이 아름답다는 사실, 동시에 그것들이 당연히 거기 있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놀랐다. 당연하면서도 기적 같았다. 분명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세상 모든 곳에 ..

한밤의 도서관 2017.02.16

서점탐방 <NOrmal A>

두번째 서점 탐방은 국내외 독립 출판물이 있는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한 적이 있어 서점의 공간이 궁금했었다. 을지로에 위치한 서점은 일요일엔 열지 않는다. (오후 12시~ 오후 8시 /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normala.kr 인스타에서 해시태그를 검색해 서점 풍경 사진을 구경 했는데, ​​이 계단 사진을 못봤더라면, 서점 초입에서 입구도 못찾고 엄청 헤맸을거다. 계단이 좁고 높다. ​서점의 풍경. 햇빛이 굉장히 잘 들어서 따뜻한 느낌이었다. 사적인 서점과 같이 우드계열(바닥, 책장)이 많다. 굿즈와 책들이 사이좋게​ ​작은 공간이지만, 의자도 있고, 책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포스터 왜 이렇게 귀여움 ㅋㅋㅋ ​ 냥이가 있더군. 깜짝 놀랐 ​ 구입한 두 권의 책 [아직 뜨거운 거짓말], [bottle ..

즐거운 산책 2017.02.12

매거진 B Vol.53 : 무인양품 (MUJI)

뛰어난 브랜드 콘셉트와 잘 정돈된 프레젠테이션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사람을 모으고,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콘셉트를 이해하고 실행할 사람이 없다면, 조직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니까요. ‘브랜드’는 만드는 게 아니라, 애정과 끊임없는 관심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DITOR'S LETTER 中 1980년 브랜드 론칭 당시 선정 조건 1 일상 생활 안에서 꼭 필요한 물건일 것 2 생활에 필요한 도구는 사용하기 쉬운 것을 중심으로 3 식품은 맛은 물론 안심할 수 있는 소재를 4 입을 것은 무엇보다 입었을 때의 착용감을 중시할 것 5 생산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불필요한 비용이 들지 않도록 패키지를 최소화할 것 PARTN..

한밤의 도서관 2017.02.12

얼굴 없는 남자

“난 이번 일만 하고 그만둘 거야.” “이거 왜 이래.” 파커가 말했다. 매번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알마 또는 말, 이름이야 뭐가 됐든 간에 그런인간이 꼭 하나씩은 있었다. 그리고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도 꼭 하나씩 있었다. 언제는 다 때려치울 준비가 된 그런 인간들. 그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단언하며 작전이 끝나면 자기 몫을 챙겨 앙계장 같은 걸 사들여서 정착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이 하나씩 꼭 있고, 그런 인간들은 한두 해쯤 지나면 자기도 끼워달라며 어김없이 다시 나타난다. -PART 01 네브라스카에는 불법 성형외과 의사가 있다 7_초짜에 신참인 여자의 문제 어둠. 칠흑 같은 어둠과 스스로 만들어내는 소음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고요. 2주 동안 하루..

한밤의 도서관 2017.02.08

기억이란 건 참 신기해

내가 가끔 생각하는 네 얘기의 시작은 이랬어 기억이란 건 참 신기해예상과는 다르게 동작하지 우린 시간에 얽매여 있어 특히 그 순서에... Arrival (컨택트, 2016)감독 드니 빌뇌브 원작 테드 창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스털바그, 나탈리 티볼트 영상 화를 오랫동안 기대하며 기다린 영화 원작 소설 읽고 싶을 때는 도서관에도 없고 인터넷 서점에서 구하기도 어려웠는데, 작품 개봉에 맞춰 개정판 나왔더라. 표지 지 못 미,,,,, 배우 얼굴은 안 붙였으면 좋겠어...... 책을 읽어서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쉬웠는데, 뒷 좌석에 앉은 사람 너무 흠칫 흠칫 놀라고 감탄사가 커서 보는데 좀 방해가 됐다. 영화 초반 언어 학자 커밍아웃? 진지한데 좀 웃겼음. 서양인들은 발..

먼지쌓인 필름 2017.02.02

1962년 11월 30일 금요일

사물은 매우 선명하고 세상은 너무 새롭다실재하라 한 것처럼 순간을 지속 시킬 순 없다내가 붙잡으려 하지만 다른 것들처럼 희미해질 뿐 순간을 즐기며 삶을 사니 그게 날 현재로 되돌려 놓았다 이제야 모든 것은 정확히 의도했던 대로 되는 것임을 안다바로 그렇게 때가 왔다 A Single Man (싱글맨, 2009)감독 톰 포드 원작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출연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니콜라스 홀트 영상미가 너무 좋은 영화. 다시 보는 싱글 맨, 좋구나. 아아아- 콜린 퍼스 독서하는 남자 멋지닼 (근데 화장실 ㅋㅋ)

먼지쌓인 필름 2017.02.01

암살자닷컴

겐타가 웃었다. 남편과 나도 따라 웃었다. 가족이 다 함께 웃기는 오래간만이었다. 실내를 둘러보니 주위에는 가족 동반 손님뿐이었다. 어느 테이블이나 웃음 꽃이 피었다. 누구 생일이거나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인가? 아니, 그런 이유가 없더라도 다들 이만한 외식은 하면서 산다. 예전에는 우리 가족도 그랬다. 특별히 호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가족이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능력이 없는 걸 욕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야. 네 남편도 ‘내가 이 가정을 책임져야겠다’는 각오가 없이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그 사람이 게으른 건 아니야. 누구에게나 운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마련이지.” “운이라고? 그것도 찌질한 남자들이 걸핏하면 써먹는 변명..

한밤의 도서관 2017.02.01

가난은 전염병 같아서

난 평생 가난하게 살았어요부모님도 그랬고 조 부모님들도 그랬고 가난은 전염병 같아서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사람을 괴롭히죠 내가 아는 사람을 전부 감염 시키고... 하지만 내 자식들은 안 돼요더는 안 돼요 Hell or High Water (로스트 인 더스트, 2016)감독 데이빗 맥켄지 출연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 은행 강도를 해야만 했던 이유, 가난의 대물림. 내 자식은 안된다는 말. 크리스 파인 오빠 멋있닼ㅋㅋ 음악, 영상미가 굉장히 멋졌다.

먼지쌓인 필름 2017.01.29

녹터널 애니멀스

Nocturnal Animals (녹터널 애니멀스, 2016)감독 톰 포드 원작 오스틴 라이트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이크 질렌할, 마이클 섀넌, 아론 테일러 존슨, 아일라 피셔, 아미 해머, 칼 글러스먼홈페이지 믿고 보는 톰 포드 영상미 오프닝 작품은 임팩트는 있었는데, 좀 불편했다. 책 속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바뀔 때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하며 보는데.... 쫄림. 아오 에이미 아담스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엔딩도 너무 좋았음. 2017/05/22 - [△텅빈도서관] - 토니와 수잔

먼지쌓인 필름 2017.01.26

미스테리아 10호

“죽고 싶지는 않은데, 죽지 않으려는 노력은 전혀 안 해요? 평생 이런 식이었어요?” 죽어가는 남자가 말했다. “목숨이 사십 년 남았다면 만용을 부리기 쉽지. 사 분 남았을 때는 쉽지 않아…….” -죽음에 관해 말해봐: 코넬 울리치 살인 이야기는 때로 난롯가 옆 아가씨들에게 재미난 읽을거리가 되어주곤 합니다. 하지만 살인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니죠. 특히 살인자가 필사적으로 자신의 흔적을 감추려고 할 때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없고 마음을 들여다볼 수도 없기 때문에, 가장 짜릿한 사실이 누설되지 않는 법이지요. “살인이란 참혹한 거야.” 이게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더 끔찍해질 뿐이지.” 뭔가 들려줄 기미가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한밤의 도서관 2017.01.23

Galaxy Turnpike

루트 246666 통칭 갤럭시 가도그것은 태양계 제 5행성과 제 6행성 사이에 위치하고스페이스 콜로니 소용돌이 호수와 제 3행성이른바 지구를 잇는 스페이스 간선 도로이다 소용돌이 호수와 지구를 잇는 셔틀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가도 변에는 이용객을 노린 음식점이 몇 개 보이나손님은 어느 시간대나 드문드문 하다개통부터 이미 150년이 지나 노후화도 두드러진 것도 포함하여루트 246666 통칭 갤럭시 가도에 관해서는 존속할 이유는 무엇 하나 찾지 못했다 ギャラクシー街道 (Galaxy Turnpike, 갤럭시 가도, 2015)감독 미타니 코키출연 카토리 싱고, 아야세 하루카, 오구리 슌, 유카, 오오타케 시노부, 니시다 토시유키, 니시카와 타카노리, 엔도 켄이치, 단타 야스노리, 이시마루 칸지, 아키모토 사야카,..

먼지쌓인 필름 201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