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끄는 동안 절망감에 휩싸이지 않으려 무진 애를 쓴다. 다 같이 웃고 농담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내 삶이 어쩌다가 여기 사람들 아무도 상상조차 못하는 생지옥이 되었는지 이해해보려 애를 쓴다.
“아하, 선은 언제나 악을 이긴다고? 아니면 백마 탄 기사가 와서 너와 밀리를 운명으로부터 구해줄 거라고?”
“그런거지.” 나는 약간 울먹였다. “하지만 그럴 리 없잖아? 밀리는 결국 우리랑 같이 살게 될 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겠지.”
“매일매일 먹고 싶은 것도, 먹을 때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고 사는 게 어떤 건지 알기나 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의존하고 살면서, 벌을 준다며, 아니면 귀찮다며 이삼 일씩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아? 내가 어떤 취급을 당해왔는지는 본인이 잘 알고 있겠지, 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