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813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8만 여명이 사망하는데, 실제로 타살은 500여 명 정도, 즉 10만 명당 1명이 안 된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만 명당 0.8명이며, 흔히 10만 명당 2명 정도로 나오는 통계는 살인미수까지 포함된 경우다. 반면에 자살은 10만 명당 24명이 넘는다. 타살의 30배의 달하는 수치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의학자 수는 정확히 40명이다. 부산에 있는 세 명을 제외하고, 전부 전국에 흩어져 있다. 1년에 두 번씩 개최하는 학회에 참석할 때도 법의학자들은 절대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같은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만약 사고라도 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하서다. 혹시 사고가 발생해 한꺼번에 죽는 일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우리나라 법의학자가 전멸할 우려가 있기..

한밤의 도서관 2019.10.08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

채용 측이 조건(연령이나 성별, 경력 등)을 상당히 제한적으로 좁혀놓아서 여기에 맞는 인재가 올 때까지 구인광고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효구인배율이 높은 것은 노동자에게 있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료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비정규직이 2,000만 명까지 늘어나고 실제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쉽게 말해 ‘정규직 사원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은 높고, 비정규직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정규직 사원이 못 된다’는 걸 의미한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인사 업무를 경험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12시간 노동은 특히 제조업 경영자에게 있어서 매우 매력적인 제도라고 한다. 8시간을 1.5배 늘려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면 인원은 그대로지만 결과물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한밤의 도서관 2019.09.26

별별 일로 잘 먹고삽니다

현재 지망생이라면 또래의 성공한 배우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한 경제활동을 하기를 권한다. 경제활동은 생산적인 일이다. 일을 하다 보면 활력을 되찾는다. 되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기’만 생각한다면 꿈에서도 일상에서도 나아갈 힘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한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다음 거래를 만들어낸다. 그의 임무는 약속 기한 내에 좋은 품질의 물건을 납품하는 것이다. 자신이 받을 손해보다 상대의 신뢰감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몸이 아프면 가정에 행복은 없다. 가정에 불화가 생기면 회사에 와서도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오너로서 인생의 1순위가 회사라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무책임한 생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신 자신이 건강하고 온전할 때 일의 능..

한밤의 도서관 2019.09.25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일단 유튜브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조건이란 구독자 수 1천 명, 시청시간 4천 시간입니다. 둘 모두를 충족해야 하므로 꽤 어렵습니다. 채널에 정기적으로 방문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천 명을 넘어야 하고, 사람들이 실제로 시청한 시간의 총합이 4천 시간, 즉 24만 분을 넘겨야 합니다. 10분자리 영상 열 개를 올렸다면, 적어도 2천4백 명이 그 열 개의 영상 모두를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합니다. 이 허들을 넘으면 유튜브에 수익 창출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저로 인해 누군가는 책을 다시 읽고, 누군가는 유학을 떠나고, 누군가는 검정고시를 보고, 누군가는 전공을 결정하고, 누군가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소식을 접하는 것은 경이로운 일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을 ..

한밤의 도서관 2019.09.19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남녀에 상관없이 인간을 성인이나 학자를 만드는 것은 피부색이 아니라 그 영혼 속에 새겨진 신념입니다. 찬란한 지성은 빛나는 영혼에서 우러나옵니다. 때문에 천재성과 재능은 그 광채를 절대로 숨기지 못합니다. 여성이 나라에 봉사하는 길은 오로지 자기 가정을 잘 꾸리는 데에만 있다는 생각은 이미 한물갔습니다. 이제는 때가 되었습니다. 책임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여러분을 도울 수 없습니다. 시민이기 전에 여성으로 먼저 보는 세상의 낡은 인식을 여러분 스스로 바꾸어야 합니다. 여러분 각각은 발굴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틈새이고, 이것이 이 나라에서 여러분의 위치입니다. 그러니 도전하십시오.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단순한 추종자가 될 수도 없고,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스스로 정당을..

한밤의 도서관 2019.09.18

책갈피의 기분

언어의 기본 역할은 뜻을 통하게 하는 것이 첫째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나도 일상에서는 어마어마하게 대충 말하고 쓴다. 편집자가 대순가, 바빠 죽겠는데. 실장님ㅁ~ 종이 들어갓나여? ㅃㅏ릴빠ㄹ리빨리빨리 대펴님 이거 빨리 확인해주샤야 마감햅니다 편집자가 되어서 저따위로 언어를 파괴한다고 비낸해도 진짜 어쩔 수 없다. 생존형 언어니까.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들 하던데, 그 말에 정말 200퍼센트 공감한다. 책이 좋아서 책 사이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 그 책 사이에 끼어 납작한 책갈피의 기분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날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띄어쓰기’다. 미친 듯이 어려운 건 사실 아닌데 진짜 너무 헷갈리고 애매하다. 이미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는 문제를 넘어서 ‘찾아보..

한밤의 도서관 2019.09.16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 있다. 입 밖에 낸 말, 공중에 쏜 화살, 지나간 인생, 그리고 놓쳐버린 기회.”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中 공기는 만들어낼 수도, 파괴할 수도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공기의 총량은 일정하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공기뿐이라면 우리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우주의 수명을 계산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생명의 다양한 양태까지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운 건물, 우리가 일군 미술과 음악과 시, 우리가 살아온 삶들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 어느 것도 필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숨 中 동물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여자들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소리다. 동물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아이를 키우고..

한밤의 도서관 2019.09.15

달빛 노동 찾기

일의 강도는 최고 수준인데 대우는 최저 수준이었다. 시급은 정확히 최저임금을 따랐고 주휴, 야간 등 일한 만큼 받는 수당 외에 일체 받는 돈이 없었다. 근속수당도 없어서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월급은 같았다. 명절 상여금도 정규직들만 받았다. “예전에는 점심시간에 학교 사무실 직원들 밥 먹으러 가면 우리가 사무실을 지키고 그랬어요. 그 사람들 밥 먹고 올 동안. 왜 그래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관행처럼 여겨진 거죠. 노동조합 만들면서 그런 것도 없애버리고, 누구 집 이삿짐 나르는 거, 교회 나오라 하는 거 이제 없어졌어요. 사무실 사람들이 우리를 대하는 게 달라진 게 큰 변화죠. 예전처럼 자기들 마음대로 부리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거니까.” 야간에 ‘일’을 하다가 ‘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

한밤의 도서관 2019.09.12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여자 인생 마흔부터잖아? 늦지 않았다고! “경력이 너무 많네요.” 그사이 내 나이 앞자리는 3에서 4로 바뀌어 있었다. 연차도 연봉도 부담스러운 위치가 돼버린 것이다. 아무리 일 잘하고 커리어가 좋아도 팀장 자리를 누구의 라인도 아닌 나 같은 여자에게 내어줄 곳은 없었다. 조직 내에서 열심히 일하던 여성도 40대가 되면 밀려나는 것이 남성중심적 기업구조다. 조직이라는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는 프리랜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일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능력을 인정받고, 사회적 발언권을 얻었다. 일은 경제적 자립을 넘어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해주었다. 그런 일이 사라진다는 건 내가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야망을 갖고 위로 올라가려는 것은 여성스럽지 않은 것. 그런 여자는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여자. ..

한밤의 도서관 2019.09.11

냉면

“보면 사람들 참 먹을 거 좋아한다니까요. 만나서 하는 말도 ‘밥 먹었어?’고 헤어지면서 하는 말도 ‘언제 또 밥이나 먹자!’잖아요. 식사는 사교의 단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결국 내 삶을 타인과 어느 만큼이나 나누고 있느냐의 단위는 함께 한 식사로 측정할 수 있다고 봐요.” 냉면 - 안전가옥 앤솔로지 1 친구가 올해 국제도서전에서 작가님 사인 받으며 구입한 책인데, 집에 책을 다 읽어버려 빌려 달라고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함 A, B, C, A, A, A - 김유리 A가 다 갖추었다는 주요 3대 요소 좀 보세요 사랑에 빠지는 주요 3대 요소1. 188cm의 키. 2. 아이돌처럼 생긴 얼굴. 3. 초콜릿 복근 이거 판타지세요?? 이런 사람이 나랑 사귄다고요??? 13살 연하인데요???? 냉면집..

한밤의 도서관 2019.08.31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자신이 안고 있는 괴로움과 번거로움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해소하려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기 스스로 느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즉, 자신을 느끼고, 자신이 느끼는 마음을 기준으로 행동할 때야말로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한다 = 자신의 마음을 느낀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 정말 행복하다’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결국, 어떤 선택ㅇ르 하든지 자기마음을 기준으로 하면 ‘내 생각대로 이루어져서 행복하다’라고 만족하며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게 됩니다. 남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과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같은..

한밤의 도서관 2019.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