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uragawa 2019. 9. 15. 22:30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 있다. 입 밖에 낸 말, 공중에 쏜 화살, 지나간 인생, 그리고 놓쳐버린 기회.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中



공기는 만들어낼 수도, 파괴할 수도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공기의 총량은 일정하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공기뿐이라면 우리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우주의 수명을 계산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생명의 다양한 양태까지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운 건물, 우리가 일군 미술과 음악과 시, 우리가 살아온 삶들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 어느 것도 필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숨 中



동물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여자들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소리다. 동물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승화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 이런 고정관념은 정말 넌더리가 난다. 애나도 아이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인생에서의 다른 모든 성취를 평가하는 잣대는 아니지 않는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中



리멤은 당신의 하위발성까지 모니터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내가 처음으로 갔던 사천요리 식당”이라는 글귀를 읽는다면 당신의 성대는 마치 당신이 소리 내어 읽는 것처럼 움직이고, 리멤은 그것에 입각해 관련 영상을 불러낸다.



경험 상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언제나 인간에게서 최상의 것만을 이끌어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기 기억 쪽이 옳다고 증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는 내가 디어드라처럼 리멤을 이용하는 광경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정말로 내게 좋은 일인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었다. 누구든 인터넷 서핑에 빠져 시간을 허비해본 사람이라면 테크놀로지가 나쁜 버릇을 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글이란 단지 누군가가 한 말을 기록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글은 입 밖에 내서 말을 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어들 또한 단순한 말 조각이 아니었다. 단어들은 생각의 조각이었다. 그것들을 옮겨 적으면 생각을 벽돌처럼 잡고 다른 배열들 속에 끼워넣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단지 말을 하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스스로의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사람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들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특정 순간들을 선별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며, 그것은 우리의 인격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中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세상을 이해하는 게 더 쉬워지니까. 그러다보니, 가끔은 자기 자신을 비난하기도 해요. 비난받을 누군가가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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