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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 중

개성을 만드는 요소란 자란 환경이나 경험이나 유전뿐 아니라 그 시대, 그 장소의 공기이기도 하다. 국경을 지나기 전의 하늘은 분명 핀란드 직원의 미소 띤 얼굴을 닮은 흐린 하늘이었는데, 국경을 지난 뒤의 하늘은 여지없이 러시아 직원처럼 거만하게 흐린 하늘이었다. - 아무래도 모르겠는, 그런 도시___러시아 나고 자란 나라에서 변화를 느끼기는 정말 어렵다. 물론 컴퓨터 보급이나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소통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 등은 체감할 수 있지만, 그건 변화가 아니라 단지 신제품이 등장한 것뿐이다. 1970년대 이후로는 어떤 세계관 같은 것이 크게 변하는, 온몸이 뒤흔들리는 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히 여행하다가 반해버린 곳에서 생생한 변화를 목격하는 건 정말 행복..

한밤의 도서관 2019.10.29

82년생 김지영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당신과 나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KIM JI-YOUNG, BORN1982 ,2019)감독 김도영 원작 조남주출연 정유미, 공유, 김미경, 공민정, 박성연, 이봉련, 김성철, 이얼, 이해운 원작도 읽었으니 영화를 봐야 하지 않겠어요? 시어머니의 선물 꽃무늬 앞치마.'얘 너 꽃무늬 좋아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도 안 하게 생긴 건 주지 말라고, 민폐야 몰카 사건은 책 읽을 때 심각하게 읽은 기억이 나는데 지영이는 화장실에서 살짝 걱정하는 정도라고 해야하나 남의 일 같이 나와서 좀 그랬음. 눈물 펑펑 이 영화는 지영이의 엄마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렇게 멀리(?) 왔구나 싶을 정도로 엄마 이야기가 너무 컸다. + 그러다가 '고생했겠다, 오빠' 에서 눈물 쏙 들..

먼지쌓인 필름 2019.10.29

Blood Simple

Blood Simple (블러드 심플, 1984)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각본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존 게츠, 프란시스 맥도맨드, 댄 헤다야, M. 에멧 월시, 샘 아트 윌리암스, 윌리엄 크리머, 윌리엄 프레스턴 로버트슨 더보기 4K 리마스터링 +영화 소개+ 삐뚤어진 욕망, 한 번의 잘못된 선택 추잡한 비극이 시작된다! 텍사스의 한 마을, 술집을 운영하는 마티에게 사립탐정 비저가 찾아와 그의 아내 애비와 종업원 레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알려준다. 마티는 레이를 해고하고 애비를 추궁하지만 오히려 적반하장의 그들의 모습에 분노하게 되고 비저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한다. 그러나 딴 곳에 마음을 품은 비저는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게 되고 모두를 파국으로 밀어넣게 되는데... 4명이 사이좋게? 관..

먼지쌓인 필름 2019.10.29

제32회 서울국제문구·사무용품 종합전시회

제32회 서울국제문구·사무용품 종합전시회 (Seoul International Stationery & Office Fair 2019) 2019. 10. 25 ~ 2019. 10. 27 coex C홀 잊고 있었는데, 사전 알람 와서 친구랑 같이 다녀왔다. 전시 보기 전에 홈페이지 들어갔는데, 소비자를 위한 전시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음. 생각해보니 코엑스 3층에서 하는 전시는 처음이었다. 이야 접어서 오리기만 하면 작품이 되네???? MONAMI 나만의 엽서, 티 코스터 만들기 참가비 무료라니까 해본다. 펜이 진짜 부드럽고 채색이 잘 되서 너무 재미있었음. 2TYPE 인 것도 좋고 내가 좋아하는 민트색으로 (내 새끼ㅋㅋㅋ) 그려서 마무리. 이번엔 패브릭 마커 뭘 그릴지 고민 될 땐 내 새끼로.... ㅋ..

즐거운 산책 2019.10.26

Maleficent: Mistress of Evil

사랑의 결말이 늘 아름답진 않아, 꼬마 괴물 Maleficent: Mistress of Evil (말레피센트 2, 2019)감독 요아킴 뢰닝출연 안젤리나 졸리, 미셸 파이퍼, 엘르 패닝, 치웨텔 에제오포, 샘 라일리, 에드 스크레인, 이멜다 스턴톤, 주노 템플, 레슬리 맨빌, 해리스 디킨슨, 미야비, 젠 머레이, 로버트 린드세이, 데이빗 기야시, 케이 알렉산더 1편도 극장에서 보면서 아 진정한 사랑 너무나 너무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봤지만 안젤리나 졸리 멋있으니까 2편 본다. (사실 결혼은 안돼! 짤 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음.) +ㅋㅋㅋㅋㅋㅋㅋ오메 한국 아침 드라마인 줄 친정 엄마와 시 엄마의 팽팽한 대립 구도! ㅋㅋㅋㅋㅋ 아버지는 존재감이 너무 약하고요 ㅋㅋㅋㅋㅋㅋ(한숨 자고..

먼지쌓인 필름 2019.10.23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특별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특별전To the Moon with Snoopy 2019. 10. 17 ~ 2020. 03. 07 롯데 뮤지엄 와, 나는 일본에서 봤던 전시처럼 스누피에 집중(?)한 콘텐츠만 있는 줄 알고 예매했거든.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위대한 도전과 피너츠 캐릭터에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먼저 스누피와 함께한 달 착륙의 역사를 보여주는 찰스 M. 슐츠 뮤지엄 특별전시와 피너츠 캐릭터로 작업한 케니 샤프(Kenny Scharf)와 앙드레 사라이바(André Saraiva)의 회화를 최초로 공개, 본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19명의 국내 작가들이 제작한 100여 점의 신작이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스트리트 아트 등 재료와 장르의 구..

즐거운 산책 2019.10.21

로스트 케어

현대의 교수형은 기관이 아니라 경동맥을 조이기 때문에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한다. 고통을 맛보기도 전에 뇌로 가는 피가 멈추어 실신하게 된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지는 알 수 없다. 먼저 뇌사 상태에 빠져 뇌의 기능이 정지하고, 따라서 심폐기능도 멈춰 이윽고 완전히 죽는다. 이때 근육이 이완되어 똥오줌을 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또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어머니는 이제 성장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나빠지기나 하지 좋아질 일은 없으리라. 날이 갈수록 더욱 의사소통이 힘들어진다. 요코는 지금까지 막연히 일본이 오래 사는 나라라는 게 좋은 거라고 여겼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니, 이렇게 절망적일 수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도 미웠다. “소개한 ..

한밤의 도서관 2019.10.20

Gräns

어릴 땐 내가특별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커서 보니 그냥 인간이더군요 염색체 결함이 있는 못난 인간요 Gräns (Border, 경계선, 2018)감독 알리 아바시 원작 욘 아즈비데 린퀴비스트 John Ajvide Lindqvist출연 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토브, 빅토르 오케르블롬, 예르겐 토르손, 안드레아스 쿤들러 개봉을 너무 기다렸던 영화라 라이브러리톡으로 예매했다. 좌석이 내 양옆으로 예매가 되어 있었는데 왼쪽 안 와서 행복.그러나 오른쪽은 내내 숨 거칠게 쉬고(숨이 넘어갈 것 같음) 코 계속 큽느ㅡ트크큽 먹고 또 앞 뒤로 감기 걸린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사방이 콜록콜록 너무 시끄러웠다. + 사기꾼 같은 남자친구라도 외로워서.'누구라도 같이 있는 게 좋아' 라고 말하는 티나 냄새를 맡는다..

먼지쌓인 필름 2019.10.18

선량한 차별주의자

토크니즘tokenism이란 이렇게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 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한다. 토크니즘은 차별받는 집단의 극소수만 받아들이고서도 차별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노력하여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의 상황과는 꽤 먼 상태임에도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를 일으킨다.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학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특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발견’인 이유가 있다. 일상적으로 누리는 이런 특권은 대개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서 많은 경우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권..

한밤의 도서관 2019.10.15

여배우들의 티타임

Q. 젊은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조안 플로라이트내가 나중에서야 관심 갖게 된 것들을더 일찍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A. 에일린 앗킨스난 성질 좀 죽이라고 충고할 거야 A. 매기 스미스아마 충고 따윈 안 들을 테지만그래도 굳이 찾자면 의심을 거두라고 말해주고 싶네 A. 주디 덴치사랑에 쉽게 빠지지 말라고 말해줄 거야너무 한심하잖아 Nothing Like a Dame (여배우들의 티타임, 2018)감독 로저 미첼출연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에일린 앗킨스, 조안 플로라이트 한낮의 상영관 최고다. 여성 관객만 있고 조용하고- 러닝 타임도 매우 적절했음. 배우 4분이 절친이셨구나! 4명의 배우들의 초기 작품들 화면 나올 때마다 당연히 모르는 작품들이라 너무 너무 신기했다. (베스트..

먼지쌓인 필름 2019.10.15

밤의 문이 열린다

“내일이 없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왔던 길을 반대로 걷는다잠들어 있던 모든 어제의 밤을 지켜본 후에야 걸음을 멈출 수 있다” 밤의 문이 열린다 (Ghost Walk, 2018)감독 유은정출연 한해인, 감소현, 전소니 친구가 추천해 준 영화 (러닝타임 90분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이 없는 유령이라 길을 반대로 걷는다는 컨셉 너무 재미있네? + 우리 엄마가 그랬지,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너무나 한국적인 풍경 아니냐고 이거 ㅠㅠ ++ 연애에 생각할 여유 없어 철벽 치는 혜정씨 나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영혼없어 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배아파 +++ 나는 이렇게 텅텅 비어있고 무기력한데 다들 어떻게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걸까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feat.mor..

먼지쌓인 필름 2019.10.14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2

Horrible Bosses 2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2, 2014)감독 숀 엔더스출연 제이슨 베이트먼, 찰리 데이, 제이선 서디키스, 제니퍼 애니스톤, 제이미 폭스, 크리스 파인, 크리스토프 왈츠, 케빈 스페이시, 수지 나카무라, 코리나 리코, 브리안 하위, 체이스 킴 하오 디지게 시끄러움. 이거 본다 본다 하고 앞 부분부터 크리스 파인 똘끼 시작되는 시점까지 20번은 보다 끈 듯, 너무 시끄러워서 진도가 안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다 봤다. 시작부터 끝까지 드립 파티...숨 쉴 구멍이 없다 본지 오래된 1편은 굉장히 재미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나고 내용 하나도 기억 안 나 2012/02/06 - [먼지쌓인필름] -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먼지쌓인 필름 201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