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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케어

현대의 교수형은 기관이 아니라 경동맥을 조이기 때문에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한다. 고통을 맛보기도 전에 뇌로 가는 피가 멈추어 실신하게 된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지는 알 수 없다. 먼저 뇌사 상태에 빠져 뇌의 기능이 정지하고, 따라서 심폐기능도 멈춰 이윽고 완전히 죽는다. 이때 근육이 이완되어 똥오줌을 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또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어머니는 이제 성장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나빠지기나 하지 좋아질 일은 없으리라. 날이 갈수록 더욱 의사소통이 힘들어진다. 요코는 지금까지 막연히 일본이 오래 사는 나라라는 게 좋은 거라고 여겼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니, 이렇게 절망적일 수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도 미웠다. “소개한 ..

한밤의 도서관 2019.10.20

Gräns

어릴 땐 내가특별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커서 보니 그냥 인간이더군요 염색체 결함이 있는 못난 인간요 Gräns (Border, 경계선, 2018)감독 알리 아바시 원작 욘 아즈비데 린퀴비스트 John Ajvide Lindqvist출연 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토브, 빅토르 오케르블롬, 예르겐 토르손, 안드레아스 쿤들러 개봉을 너무 기다렸던 영화라 라이브러리톡으로 예매했다. 좌석이 내 양옆으로 예매가 되어 있었는데 왼쪽 안 와서 행복.그러나 오른쪽은 내내 숨 거칠게 쉬고(숨이 넘어갈 것 같음) 코 계속 큽느ㅡ트크큽 먹고 또 앞 뒤로 감기 걸린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사방이 콜록콜록 너무 시끄러웠다. + 사기꾼 같은 남자친구라도 외로워서.'누구라도 같이 있는 게 좋아' 라고 말하는 티나 냄새를 맡는다..

먼지쌓인 필름 2019.10.18

선량한 차별주의자

토크니즘tokenism이란 이렇게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 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한다. 토크니즘은 차별받는 집단의 극소수만 받아들이고서도 차별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노력하여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의 상황과는 꽤 먼 상태임에도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를 일으킨다.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학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특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발견’인 이유가 있다. 일상적으로 누리는 이런 특권은 대개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서 많은 경우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권..

한밤의 도서관 2019.10.15

여배우들의 티타임

Q. 젊은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조안 플로라이트내가 나중에서야 관심 갖게 된 것들을더 일찍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A. 에일린 앗킨스난 성질 좀 죽이라고 충고할 거야 A. 매기 스미스아마 충고 따윈 안 들을 테지만그래도 굳이 찾자면 의심을 거두라고 말해주고 싶네 A. 주디 덴치사랑에 쉽게 빠지지 말라고 말해줄 거야너무 한심하잖아 Nothing Like a Dame (여배우들의 티타임, 2018)감독 로저 미첼출연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에일린 앗킨스, 조안 플로라이트 한낮의 상영관 최고다. 여성 관객만 있고 조용하고- 러닝 타임도 매우 적절했음. 배우 4분이 절친이셨구나! 4명의 배우들의 초기 작품들 화면 나올 때마다 당연히 모르는 작품들이라 너무 너무 신기했다. (베스트..

먼지쌓인 필름 2019.10.15

밤의 문이 열린다

“내일이 없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왔던 길을 반대로 걷는다잠들어 있던 모든 어제의 밤을 지켜본 후에야 걸음을 멈출 수 있다” 밤의 문이 열린다 (Ghost Walk, 2018)감독 유은정출연 한해인, 감소현, 전소니 친구가 추천해 준 영화 (러닝타임 90분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이 없는 유령이라 길을 반대로 걷는다는 컨셉 너무 재미있네? + 우리 엄마가 그랬지,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너무나 한국적인 풍경 아니냐고 이거 ㅠㅠ ++ 연애에 생각할 여유 없어 철벽 치는 혜정씨 나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영혼없어 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배아파 +++ 나는 이렇게 텅텅 비어있고 무기력한데 다들 어떻게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걸까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feat.mor..

먼지쌓인 필름 2019.10.14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2

Horrible Bosses 2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2, 2014)감독 숀 엔더스출연 제이슨 베이트먼, 찰리 데이, 제이선 서디키스, 제니퍼 애니스톤, 제이미 폭스, 크리스 파인, 크리스토프 왈츠, 케빈 스페이시, 수지 나카무라, 코리나 리코, 브리안 하위, 체이스 킴 하오 디지게 시끄러움. 이거 본다 본다 하고 앞 부분부터 크리스 파인 똘끼 시작되는 시점까지 20번은 보다 끈 듯, 너무 시끄러워서 진도가 안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다 봤다. 시작부터 끝까지 드립 파티...숨 쉴 구멍이 없다 본지 오래된 1편은 굉장히 재미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나고 내용 하나도 기억 안 나 2012/02/06 - [먼지쌓인필름] -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먼지쌓인 필름 2019.10.14

5人のジュンコ

5人のジュンコ (5명의 준코, 2015)편성정보 WOWOW 土 | 5부작, 2015.11.21 ~ 12.19 |출연 마츠유키 야스코, 코이케 에이코, 미무라, 니시다 나오미, 아소 유미 포털 사이트 드라마 소개는 각자(?) 작성하는건가 왜 다른거지 DAUM '준코'라는 이름을 가진 5명의 여성이 각자 다른 위치 속에서 살인사건에 얽혀 있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NAVER살아가는 우리 현대 사회의 축도인 인간의 심연을 그린 충격 미스터리 드라마. 아무튼 스토리는 5화에 밀어넣을만큼 탄탄했다. + 마츠유키 야스코 / 타나베 준코코이케 에이코 / 사타케 준코미무라 / 시노다 준코니시다 나오미 / 후쿠도메 준코아소 유미 / 모리카와 준코 남자 안 나오니 이렇게 보는데 재미있다고? ㅋㅋㅋ 다들 연기를 잘 하니까 미..

먼지쌓인 필름 2019.10.13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엽산 저장량이 부족한 정자도 선천성 기형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엽산은 수용성비타민의 일종으로 DNA 합성과 세포분열 등에 관여하는데, 가임기 여성이 엽산을 먹지 않으면 태아 척추 이분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임기 남성이 엽산을 먹지 않아도 문제가 발생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엽산을 먹지 않은 수컷의 2세가 엽산을 많이 먹은 수컷의 2세에 비해 선천성 결손 발생 비율이 30%가량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엽산을 많이 먹은 남성들(섭취량 상위 25%)은 정자 염색체 수가 비정상일 위험이 대조군보다 20~30% 낮았다. 이론적으로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임신 0주차 0일로 본다. 흔히 열 달간 아이를 품는다고들 하지만, 인간의 임신 기간은 열 달이 채 안되는 40주(..

한밤의 도서관 2019.10.13

Get on Up

상황이 힘들다고 관둘 수는 없는거에요.관두면 퇴보하는 것이고 퇴보는 곧 죽음을 뜻하니까요.난 그냥 받아들여요.받아들여서 상황을 역전시키는 거죠.그리고 전진하는 거에요. 그렇게 사는 거에요 Get on Up (제임스 브라운, 2014)감독 테이트 테일러출연 채드윅 보스만, 닐샌 엘리스, 댄 애크로이드, 비올라 데이비스, 크레이그 로빈슨, 옥타비아 스펜서, 레니 제임스, 프레드 멜라메드, 질 스콧, 조쉬 홉킨스, 브랜든 마이클 스미스, 티카 섬터, 언자누 엘리스, 블랙 소트 채드윅 보스만이 제임스 브라운 역할 맡은 게 궁금해서 본 영화. 나는 제임스 브라운은 일본 음악 한창 들을 때 sex machine 리믹스 곡으로 알게 된 가수. 이 세상 흥이 아니다 영화는 어린시절이랑 현재가 교차 편집 되면서 진행 되..

먼지쌓인 필름 2019.10.12

어제 뭐 먹었어?

きのう何食べた? (어제 뭐 먹었어?, 2019)편성정보 TV TOKYO | 12부작, 2019.04.05 ~ 06.28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우치노 마사아키, 타나카 미사코, 마키타 스포츠, 타카이즈미 아츠코, 야시바 토시히로, 챤카와이, 마린, 나카무라 유리카, 시가 코타로, 카지 메이코홈페이지 https://www.tv-tokyo.co.jp/kinounanitabeta/smp/ 트위터 https://twitter.com/tx_nanitabe 요시나가 후미 만화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제 뭐 먹었어?]가 실사화가 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만화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니시지마 히데토시 찰떡 캐스팅이고 부모님도 캐스팅 제대로였는데, 아버지 배우 바뀐 것은 아프셔서 어쩔 수 없었지만두 분 ..

먼지쌓인 필름 2019.10.10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지만, 디자인을 하기 싫다는 말이 아닙니다. 일은 재미있습니다. 단지 어렴풋이 디자인 세계에 답답함을 느껴 벗어나고 싶은 것 뿐입니다. 이런 상태에 대해 사회학자에게 물으면 마치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 것 같은 ‘요즘 시대의 폐색감閉塞感’이라 할 테고, 심리학자에게 물으면 ‘과거의 트라우마’라고 할지 모릅니다. 주변에 털어놓으니 다들 쉬라지만, 원인을 찾아봐도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지면과 광고의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는 ‘요지후지의 작풍’만을 요구했다. 그대로 한다면 아마 1년만 지나도 식상하다는 소리나 듣고 버려질 것이다. 그런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어느 날 나..

한밤의 도서관 2019.10.10

JOKER

Don't Smile Joker (조커, 2019)감독 토드 필립스출연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드 니로, 재지 비츠, 프란시스 콘로이, 브래트 컬렌, 단테 페레이라-올슨 볼까 말까 고민을 조금 했었는데 친구랑 같이 봤다. 지루한 부분은 없었지만 신선함도 없었다. 망상 장애를 가진 어머니에게 입양됐고 학대를 받았으며 상황과 상관없이 웃음이 터지는 병을 가지게 되고 사회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난 폭력성이 어떻게 되는지……. 내 생각은 온통 부정적이에요 아니, 저런 상황에서 밝은 캐릭터 나오면 더 이상한 것 아니냐구요 ㅠㅠ 이 부분은 망상이겠지, 여기에서 사건이 일어나겠지? 다 예상되는 기승전결이었음 (너무나 블랙 코미디였어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뿐) + 첫 살인인데 아주 자비 없..

먼지쌓인 필름 2019.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