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게이고 41

명탐정의 저주

그때 벽에 걸린 뻐꾸기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의외로 정확한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뻐꾸기 시계란 으레 망가져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전에 살던 세계에서 내가 해 왔던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대체 무엇을 그리도 열심히 해 온 것일까. 소설을 통해 매력적인 세계를 구축해 보려고 했지만, 매력적이란 게 과연 무엇일까.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세계? 그렇다면 언제쯤 만족하게 되는 걸까.-위원회 中 쓰노야마와 협의하면서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리얼리티, 현대적 감각, 사회성. 이 세 가지를 큰 축으로 삼고 싶어요.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추리 소설계는 살아 남을 수 없어요. 트릭이라든지 범인 알아맞히기 따위로는 어렵습니다." -에필로그 中 도서상품권으로 서점에 가서 산 ..

한밤의 도서관 2011.08.02

명탐정의 규칙

“흔히 말하는 ‘다잉(Dying) 메시지’라고.” “골치 아프지요, 그 패턴은." “그렇지, 뭐.” 나도 얼굴을 찌푸린 채 동의했다. “작가 입장에서는 손쉽게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서스펜스를 높여 주는 효과도 있으니 편리하겠지.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스토리 전개가 부자연스러워져.” “당연히 부자연스럽죠. 도대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메시지 따위를 남길 여유가 있겠어요?” “자, 자, 우린 그저 참고 또 참으며 인내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어. 현실 세계에서도 죽기 직전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리려는 피해자가 한두 명 정도는 있을 수 있잖아.” “그런 것까지는 봐줄 수 있어요. 하지만 왜 죽기 직전에 남기는 메시지가 암호여야 하지요? 범인의 이름을 정확히 써 놓으면 안되나요?” 최후의 한마디-..

한밤의 도서관 2011.08.01

사람은 배신하는 거야

사람은 배신하는 거야 그렇지 않아.. 뭘 모르네 무서운 거잖아? 믿었다 배신 당하는 게 뭐? 사람을 믿는 행복을 모르다니 불쌍한 사람 ブル-タスの心臟 [브루투스의 심장] 2011 • 편성정보 : 후지TV (금) 오후 09:00~ (2011년 6월 17일~2011년 6월 17일 방송종료) • 출연 : 후지와라 타츠야, 우치야마 리나, 아시나 세이, 카자마 모리오, 하카마다 요시히코 두 번째 이야기. 브루투스의 심장. 이건 책 읽은 게 정확히 기억나 보는데 무리는 없었다. 좀 거슬리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후지와라 타츠야의 분노 섞인 목소리는 내지를 때 답답했던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목소리가 너무 답답해요 ㅠ)

먼지쌓인 필름 2011.07.30

무인도에서 살의를 담아서

단지 11문자의 말에 가슴속이 떨렸어요 누군가가 우리들의 비밀을 알고 있어 그리고 복수하려고 하고 있어 11文字の殺人 [11문자 살인사건] 2011 • 편성정보 : 후지TV (금) 오후 09:00~ (2011년 6월 11일~2011년 6월 10일 방송종료) • 출연 : 나가사쿠 히로미, 호시노 마리, 하라다 류지, 아다치 유미, 이시구로 켄 히가시노 게이고 3부작! 첫 번째가 11문자 살인. 3가지 이야기다 원작을 읽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싶었으나. 읭????????????????????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뭐지???? 중간쯤부터 기억나기 시작했다. 대충... -_- 그리고 이 비서 분!!! 드라마 [유리가면] 에서 주인공 분 아니에요? 목소리 듣고 알아챘는데, 참 이쁘다. (아님 말고) 주..

먼지쌓인 필름 2011.07.26

붉은 손가락

노인에겐 아니, 노인이기에 지울 수 없는 마음속의 상처가 있는 걸지도 몰라 그걸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선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어 그렇지만 중요한 건 이해는 못 해줘도 존중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赤い指」 [붉은 손가락] 2011 • 편성정보 : 일본 TBS (월) 오후 09:00~ (2011년 1월 3일~2011년 1월 3일 방송종료) • 출연 : 아베 히로시, 쿠로키 메이사, 미조바타 준페이, 스기모토 텟타, 니시다 나오미 붉은 손가락 스페셜 드라마를 보기 위해, 신참자를 보았고, 엄청 슬플 것 같아서 고이 모셔두었다가 이제서야 보았다. (쿠로키 메이사만 안 나왔으면 참 좋았을 뻔 했는데 말이야 ㅋㅋ) 드라마가 소설 자체를 잘 녹여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

먼지쌓인 필름 2011.05.29

갈릴레오의 고뇌

가오루는 가늠해 본다. 둥그스름한 얼굴에 눈이 처졌다고 다 좋은 사람은 아니다. - 떨 어 지 다 中 “이 친구는 옛날부터 이런 말을 자주 했어. 빨리 결혼해서 후회하는 사람과 늦게 결혼해서 후회하는 사람, 어느 쪽이 더 많을 것 같으냐고. 그렇지만 유가와, 이젠 그런 말을 할 여유도 없어. 당장 결혼한다 해도 충분히 만혼이니까.” “그건 나도 알지만 상대가 없는 걸 어떻해. 그리고 최근에는 결혼해서 후회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가라는 명제로 바뀌어 가는 중이야.” - 잠 그 다 中 피해자의 유족을 만난다는 것은 늘 마음이 무거운 일이다. 게다가 피해자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사실을 유족들이 눈곱만큼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단순한 사고라면 체념하고..

한밤의 도서관 2011.04.11

다잉 아이

“차에 깔려 죽은 기시나카 미네에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생각하면 뭐하는데,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하나?” “피해자는 가해자를 끊임없이 원망하잖아요.” 죽은 후에도,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래서 돈을 주는 거잖아, 피해자의 유족에게 충분한 보상금을 치렀어, 가해자를 대신한 자네에게도 이렇게 돈을 주고 있고,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피해자라고.”“하지만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닐지도 모르죠.” “그럼 뭐지, 성의인가?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보여 주지. 머리를 숙이라면 몇백 번이든 숙이겠어. 하지만 그런다고 피해자나 유족이 행복해지나? 결국 원하는 것은 돈이라고, 돈. 그러니까 성가신 절차는 생락하고 실무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되는거야. 안 그런가?” 회사 라이브러리에서 처음으로 빌..

한밤의 도서관 2011.04.05

2010년 마지막 드라마 '신참자'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자신의 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살기 위해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그 그림자에 감춰진 비밀 사람은 상상만 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 범인은 반드시 있다 「新參者」 [신참자] 2010 • 편성정보 : 일본 TBS (일) 오후 09:00~ (2010년 4월 18일~2010년 6월 20일 방송종료) • 출연 : 아베 히로시, 쿠로키 메이사, 무카이 오사무, 미조바타 준페이, 키무라 유이치 퇴근 후에 간간히 본 드라마. 언젠간 보겠지 하고 넣어두었었는데, 스페셜 드라마로 붉은 손가락을 해준다고 해서 쭈-욱 쏠아봤다. 소설을 읽지 않은 관계로,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봤지만. 기존에 읽었던 소설에서 내 머리 속에 잡혀있던 가가 형사와 아베 히로시는 80%정도 닮아있었다. [결..

먼지쌓인 필름 2011.01.15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화장실에서 나와 호숫가까지 걸어가 보았다. 비는 많이 약해졌지만 검은 수면에는 무수한 파문이 퍼지고 있었다. 호수를 사이에 둔 맞은편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는데 그 앞으로 한 덩어리로 뭉친 안개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악마가 깃들어 있는 것 같아.” 어느새 나타났는지 사야카가 말했다. “한밤중의 호수는 처음이군.” “한밤중의 바다도 무섭지만 그거랑은 분위기가 또 다르네. 시간감각이 왜곡되는 것 같아.” 지살롱에서 심하게 일본소설 세일을 하길래, 구매하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세일 하는 것 중 거의 유일하게 안 읽어본거라, 그냥 구입했음!! 책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힐끔힐끔 자꾸 표지를 보게됐다. 책 제목도 마음에 들고 ㅋㅋ 음. 1994년 작 작품인데, 등장인물이 단 2사..

한밤의 도서관 2010.10.29

범인 없는 살인의 밤

“거짓말은 대담한 편이 오히려 낫거든요.” 부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간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진실에 거짓이 조금 섞여 있는 건 안 됩니다. 그 부분만 두드러져서 파탄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지요. 100퍼센트의 거짓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걸 좀처럼 증명할 수 없는 법이거든요.” - 범인없는 살인의 밤 中 히가시노 게이고의 1990년 작 단편집. 첫 수록 작품이 좀 읽기 힘들어서 좀체 읽을 수가 없었다. 두 번째 작품 [어둠 속의 두 사람]으로 넘어가고 난 후, 겨우 술술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계모와 중학생의 아들, 어린 동생과의 관계를 이렇게 풀어갈 수가 있나???? 누가 나쁜 건지 모르겠다. [하얀흉기] 담배 냄새 때문에 사람을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것 대단하다. 여자는 정말로 섬세한 생물체다. 마지..

한밤의 도서관 2010.04.07

가가형사

졸업:설월화 살인게임과 잠자는 숲은 두 권 같이 도서관에서 대출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 책이었다. (도서관은 하드커버만 있으면, 소설에 대한 내용을 알 수가 없다.) 01 졸업(卒業) -1986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은 가가형사의 대학 시절 이야기로, [악의]를 먼저 읽었었기 때문에 가가의 과거로 흘러가서 무척 흥미있게 읽었다. 대학 친구들의 각기 다른 고민, 졸업과 장래희망이 얽혀 있어 80년대 이야기지만, 청춘은 다 비슷한 듯 별반 다르지 않다. 다섯 친구 중 한 명이 죽는 사건을 시작으로, 서로 얽혀가는데 가가 나름대로 사건을 추리해 나간다. 다섯 명의 친구 중 세 명이 죽음으로서 세상과 졸업한다는 게 눈물이 나지만, 가가와 가가가 좋아하는 여자와 이어질 듯 말 듯한 분위기..

한밤의 도서관 2009.09.23

악의 그리고 예지몽

“내 친구 가운데 추리 소설을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 유가와는 해삼을 입 안에 넣으면서 말했다. “왜 싫어하느냐 하면 범인들이 너무 어리석기 때문이래. 그들은 경찰을 속이려고 교묘한 트릭을 생각해 내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체를 숨기는 일에는 머리를 쓰지 않아. 시체만 완벽하게 처리해 버리면 애당초 사건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를 테니까 경찰이 수사를 하려 해도 할 수 없을 텐데 말이야.” “그 친구란 자네를 말하는 거 아닌가?” - 예지몽 3장 떠드는 영혼 中 “노노구치. 네겐 작가가 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재능이 있다는 것과 작가가 된다는 건 다른 이야기야. 좀 더 말하자면, 잘 팔리는 작가가 된다는 것도 재능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 자리에 오르기까지에는 특별한 운이라는 것이 반드시 필..

한밤의 도서관 2009.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