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가가형사

uragawa 2009. 9. 23. 23:03
졸업:설월화 살인게임과 잠자는 숲은 두 권 같이 도서관에서 대출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 책이었다.
(도서관은 하드커버만 있으면, 소설에 대한 내용을 알 수가 없다.)









01 졸업(卒業)
-1986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은 가가형사의 대학 시절 이야기로, [악의]를 먼저 읽었었기 때문에 가가의 과거로 흘러가서 무척 흥미있게 읽었다.
  

대학 친구들의 각기 다른 고민, 졸업과 장래희망이 얽혀 있어 80년대 이야기지만, 청춘은 다 비슷한 듯 별반 다르지 않다. 다섯 친구 중 한 명이 죽는 사건을 시작으로, 서로 얽혀가는데 가가 나름대로 사건을 추리해 나간다.
다섯 명의 친구 중 세 명이 죽음으로서 세상과 졸업한다는 게 눈물이 나지만, 가가와 가가가 좋아하는 여자와 이어질 듯 말 듯한 분위기도 애간장 (ㅋㅋ)
깔끔하지만 먹먹하게 끝나서.... 가슴 속에 뜨끈함이 남는 소설이였다.














02 잠자는 숲(眠りの森)
 - 1989


[잠자는 숲]은 ‘가가’가 형사가 되고 흘러가는 이야기로, 도쿄 유명 발레단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에 가가형사 그리고 발레에 목숨 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텔레비전을 통해 보았던 편집 된 발레공연 장면, 그리고 이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나면서 ‘아 발레공연 보러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첫 살인 사건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발레리나의 친한 친구 미오에게 가가 형사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마지막까지 이 소설을 읽는 내가 다 설렜다. 읽는 동안 범인이 내 눈에 들어와서 더 재밌게 읽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 소설, 가가형사가 미오에게 던진 마지막 대사가 끝내준다. 완전 설렘 그 자체.

그래서? 그 뒤는?  어떻게 되는 거지? 궁금한 소설.









위에 두 소설을 읽고 난 후 한 한 달 즈음 지났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 소설 두 권을 빌렸다.
이번에는 가가 형사 시리즈임을 알고 어느 것이 먼저 출판 되었는지 확인하고 읽었다.
왜냐면 읽기에 난이도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03 어느 쪽인가 그녀를 죽였다(どちらかが彼女を殺した)
- 1996


도쿄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던 여동생이 오빠에게 안부전화를 했었지만, 우울해하는 상태. 주말에 내려오겠다고 했던 동생이 오지 않아 오빠가 동생의 집에 와보니, 죽어 있었다.
동생의 죽음을 혼자서 알아내려고 중요 증거가 될만한 것들을 정리하는 현직 경찰인 오빠와, 그 오빠를 막으려는 가가형사의 이야기로 범인이 처음부터 두 명으로 좁혀져 있다.
그녀가 왜 죽었는가, 누가 죽였는가, 하는 문제. 결정적으로 이 소설이 어려운 건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고, 독자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 제일 뒤편에 독자들에게 힌트를 주려는 부분이 있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면, 힌트를 읽어보고 범인을 짐작해 보기 바란다. 난 정말 범인이 누굴까 한참 생각했다.











04 내가 그를 죽였다(私が彼を殺した)
- 1999


세 사람 이상의 인간이 모이면 어떻게든 자신이 왕이 되어야 속이 시원한 성격의 그는 조금 전부터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 쉴 새 없이 말이 줄줄 나올까 감탄스러울 정도다

가가는 수첩을 꺼내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페이지를 펼쳤다
“약간 실례되는질문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십시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일이니까요” “예 뭐든지”라고 나는 말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실례는 무슨 개똥 같은 실례인가 하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그를 죽였다] 소설가와 시인의 결혼식 날 독살에 의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망한 사람이 소설가인데, 읽다가 퍼뜩 [악의]가 생각나서 출판된 순서를 보니 [악의]가 1996년도로 3년 먼저였다. 이런 망할 이렇게 삐뚤어진 소설가가 또 있었나 싶은 게, 나조차도 이런 사람을 주위에서 겪는다면 살인 충동이 스멀스멀.... 글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 사람, 축적된 부로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사람. 에라이 나쁜 사람아!!!
이 소설에서는 세 명의 용의자가 있는데, 마지막까지 너무 어려웠다. 가가형사의 추리를 듣다가 마지막 대사인 “범인은 당신입니다.”로 끝나버리니, 범인을 알려주지 않고 알아서 범인을 찾아보세요. 로  난이도가 정말 높다.
이 소설 또한 뒤에 독자들을 위한 힌트가 있는데 이것을 읽고 나면, 놓친 부분들이 생각나면서 아차 싶다. 근친상간, 고스트라이터, 바람. 그리고 살해당한 이 남자. 호다카



[내가 그를 죽였다]는 용의자 세 사람의 각각 자기의 시점에서 사건을 보아가는데, 아 언제쯤 가가가 나타나는 거야 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실례는 무슨 개똥 같은 실례인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난 왜 빵 터졌는지. ㅋㅋㅋ (요즘 내 주위에 개똥 같은 실례를 하는 분이 너무 많아....) 우연히 가가 형사의 시리즈를 거의 순서대로 읽다 보니 [붉은 손가락]에서의 가가형사가 전혀 기억나지 않아 다시금 읽어볼까 하는 중이다. 일본에서 최근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 또 가가형사가 등장한다고 하니 어서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