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옛날에 내가 죽은 집

uragawa 2010. 10. 29. 00:28







화장실에서 나와 호숫가까지 걸어가 보았다. 비는 많이 약해졌지만 검은 수면에는 무수한 파문이 퍼지고 있었다. 호수를 사이에 둔 맞은편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는데 그 앞으로 한 덩어리로 뭉친 안개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악마가 깃들어 있는 것 같아.”

어느새 나타났는지 사야카가 말했다.

“한밤중의 호수는 처음이군.”

“한밤중의 바다도 무섭지만 그거랑은 분위기가 또 다르네. 시간감각이 왜곡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