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102

Autour de l'escalier

Autour de l'escalier Around the stairway, 형이상학적 계단(2018) 감독: 디 비멜그루페 더보기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소개+ 계단을 따라 펼쳐지는 초현실적인 도시의 풍경을 담은 애니메이션. 원근법의 질서가 파괴된 추상적인 공간과 이치에 맞지 않는 인물과 소품들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꿈처럼 기묘하고 비현실적이다. 10인의 스위스 애니메이터들이 공동으로 만든 작품으로, 시점이 이동함에 따라 등장하는 각기 다른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거장의 회화를 오마주한 장면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 (2020년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강명희) 친구가 알려줘서 보게 된 애니메이션! 난 이런 색감의 애니메이션 너무 좋아 ㅠㅠㅠ 이거 인셉션 애니버전이냐구 ㅋㅋ 아, 비눗방울..

먼지쌓인 필름 2020.07.16

Solipsism

Solipsism 세계와 나의 자아 (2019) 감독: 투나 보라, 조나단 콘도 더보기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소개+ 아무도 없는 광활한 공간에서 외로움의 무게에 짓눌린 소녀는 빛이 인도하는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일렬로 늘어선 거울에서 자신을 발견한 소녀는 자신의 소망과 공포, 신체와 자아를 거울에 투영한다.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된 우주적인 세계를 황홀하고 창조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애니메이션. (2020년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강명희) 이야 신난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애니메이션 많이 보는 듯(ㅋㅋ) 소녀의 눈이 하나만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라색 색감도 너무 좋았고, 외로움에 짓눌린 걸 이렇게 앞쪽 얼굴이 납작해진 걸로 표현하는 것, 독특했다.

먼지쌓인 필름 2020.07.16

Peix al forn

Peix al forn Baked Fish, 구운 생선 (2019) 감독: 기옘 미로 더보기 theme 쓰레기로 만든 집 +영화소개+ 생선 대신 낚아 올린 플라스틱 병으로 요리한 지중해식 메뉴를 소개한다. (2020년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 낚아 올린 플라스틱 병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표현이 재미있다. ++ 해양 생물들이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는 이 쓰레기 문제가, 결국엔 우리가 이제 섭취해야 될지도 모르는 미래의 플라스틱 & 쓰레기에 대한 경고로 명확하게 전달된 애니메이션이었다. 바닷속을 헤엄치는 플라스틱 병(생선)과 비닐봉지(해파리)들이 가득 찬 엔딩이 슬프더라고

먼지쌓인 필름 2020.07.13

Le refuge de l'écureuil

Le refuge de l'écureuil Home Sweet Home, 스위트 홈 (2019) 감독: 샤이탄 콩베르사 더보기 theme 쓰레기로 만든 집 +영화소개+ 다람쥐 증후군이 있는 할머니는 집에 추억 상자들을 수집한다. 이제는 친구라 할 수 있는 바퀴벌레들도 동거 중이다. 이렇게 모은 보물들로 할머니는 수요일마다 찾아오는 손녀를 위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하지만 어린 소녀가 점점 자라면서 상자로 어수선하던 집에 공간이 모자라기 시작한다. (2020년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 난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작화가 너무 좋더라. ++ 할머니 집에 더 이상 공간이 없어져 손녀가 집에 들어오질 못하게 되어 청소를 시작하려는데, 상자 열자마자 추억에 빠짐 ㅋㅋㅋㅋㅋㅋㅋ 공부해야 되는데 막 책상 ..

먼지쌓인 필름 2020.07.11

Maestro

Maestro 마에스트로 (2019) 감독: 일로직 더보기 theme 공존의 낙원 +영화소개+ 늦은 밤 깊은 숲속에서 야생 동물들이 모여 다람쥐의 지휘를 따라 오페라를 시작한다. (17회 서울환경영화제, 2020) + 세상에나! 새가 날개 펼치며 노래 부르는 게 첫 등장인데 너무 멋있어서 소름 끼침 ++ 이 디테일 뭐죠 감독님?!?!?! 다람쥐의 섬세한 지휘 손놀림 대박적이야 +++ 밤의 숲, 빛의 표현, 개구리 피부 묘사 와, 진짜 너무 실사 같아 노래 너무 멋있어 감탄 감탄 감탄 중인데 노래 너무 짧네요 끝나자마자 다들 집에 쿨하게 가버림(ㅋㅋㅋㅋㅋㅋ) 왜 때문에 러닝타임 2분입니까!!!!!!

먼지쌓인 필름 2020.07.04

지구 최후의 계란

지구 최후의 계란 (2020) 감독: 김윤선 출연: 배유람, 이근자, 이한, 임서영, 오정세 더보기 +영화소개+ 지구 최후의 날, 지구 최후의 계란 한 알을 둔 마지막 사투 +연출의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은 의미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ㅇ ㅏ? 계란 2개 아니에요? 최후의 계란 한 알이에요???? 16분인데 30분 같이 느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되게 심오했닼 영화 배경이 근미래인지 과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전화기 옛날 건데 나오는 음성 너무 최신(?)이어서 이질감이 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오정세 배우 안 나오지’하면서 본 나는 영화를 보면서 졸은 게 확실하다 ㅋㅋㅋㅋ아이고얔

먼지쌓인 필름 2020.07.03

콩나물

콩나물 (Sprout, 2013)감독 윤가은 각본 윤가은출연 김수안 친구가 추천해 줘서 보게 된 영화 20여 분 되는 단편. 할아버지의 제삿날, 7살 소녀 보리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콩나물을 사 오려 한다. 생애 처음, 집 밖으로 홀로 떠나는 여행! 과연 보리는 혼자 무사히 콩나물을 사 올 수 있을까? 이 장면 너무 웃기고 귀여웠다 갑자기 분위기 장기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한국인의 흥인가 아빠 모자 대사 나올 때부터 뭔가 싸했는데 아니겠지? 했지만 역시나! 의 결말이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거 장르가 코미디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었어 생각해보니 물론 집집마다 다르지만 (좋아하시던 음식 올리는 성의도 알지만!) 제사상에 콩나물 올려야 한다는 것부터 코미디였던 것 같음.

먼지쌓인 필름 2019.11.11

미스터리 클락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옛날부터 그에게 친근감을 느꼈어요. 얼굴이 저랑 많이 닮은 것 같은데, 제 입으론 뭐라고 말할 수가 없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척추동물이라는 공통점은 있는 것 같아요.” 코 양쪽에 눈이 있고 코 밑에 입이 있는 거라면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실험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빛을 조금도 반사하지 않는 완벽한 검은색은 존재하지 않아요. 탄소 나노튜브로 만든 반타블랙(Vantablack)이라면 빛의 반사율이 0.04퍼센트 밖에 되지 않으니 CCTV 영상에서 캄캄하게 보이겠죠. 따라서 완전한 보호색을 얻으려면 옷과 바닥 모두를 반타블랙으로 만들어야해요. 어떤 검은색 옷이라도 이 바닥의 명도와는 다르고, 바닥에서 튀어나온 물체에는 여..

한밤의 도서관 2018.10.22

풍선인간

이번 임무는 의뢰인이 없다. 나는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목표물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요즘은 비수기다. 살인청부에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어쨌든 그 덕분에 자잘한 일을 해치울 여유가 생겼다. -이런 귀찮은 일 中 찬호께이 책이라 또 얼매나 두꺼우려나...? 했는데, 단편에 하드커버지만 매우 가벼워서 놀랐다. ㅋㅋ 테두리라던지 단편 제목 표시되는 부분이 디자인이 깨알같이 되어있어서 독특했고 초능력이 생긴 후에 킬러로 직업을 바꿨는데, 아니 무슨 데스노트야? ㅋㅋㅋ 웃겨 죽는 줄 접촉만 하면 생각하는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니...! 이 책은 읽으면서 말랑한? 소네케이스케 느낌이 났다. 풍선인간이 에피소드 책이 또 나온다니 기대된다.ㅎㅎㅎ

한밤의 도서관 2018.09.19

빙평선

하늘과 대지 사이에서 개미처럼 좀스럽게 살다 보면 마음까지 대자연에 짓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베어낸 목초와 똑같이 서서히 발효해 양분도 불어나고 이윽고는 퇴비가 된다. 다쓰로는 몸의 깊은 안쪽부터 썩어서 흙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산다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파산 면책을 받은 시점에 함께 상실해 버린 뭔가가 있었다. - 설충 中 “나는 사랑과 일 중에서 어느 쪽인가를 선택해야 할 때는 둘 다 내버리고 싶어져. 그래서 항상 양쪽 다 확실하게 손에 넣을 방법만 생각하려고 해.” 결혼과 이혼을 거쳐 마흔을 코앞에 두고 보니, 힘겨울 때 혼자서 뚫고 나가겠다는 각오만 단단히 해두면 의외로 힘든 일 따위 찾아오지 않는 법이라는 것도 차츰 알게 되었다. 액운도 재..

한밤의 도서관 2018.06.12

그대 눈동자에 건배

공장은 작년 가을부터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공장을 돌려보려해도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직원들 월급은 몇 달 치나 밀렸다. 불어날 대로 불어난 빚을 갚을 전망 따위, 전혀 없었다. 회사는 이제 곧 도산할 터였다. 이 집도 저당이 잡혀 있다. 즉 거처할 곳도 없어지는 것이다. 성실하게 살아왔다. 오로지 성실하게 온 힘을 다해 산다고 살아왔다. 그래도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깨달았다. -새해 첫날의 결심 中 “원래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실사영화를 많이 봤어. 근데 언제부턴가 실사를 보는 게 힘들어지더라고.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찾게 된 거야.” “어째서 힘들어졌는데?” “글쎼, 어째서일까. 아무튼 실제 인간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제 그만, 이라는 기분이 들어. 사람 얼굴은 현실 세..

한밤의 도서관 2017.12.15

레이먼드 챈들러 - 밀고자외 8편

그는 갑자기 미소를 띠었다가, 이내 평생 미소를 지어 본 적이 없다는 듯 거두었다. 그가 이죽거리듯 느른한 음성으로 말했다. -밀고자 中 “도박사는 차 버려.” 다이얼이 잔을 건네주며 말했다. “녀석은 당신을 수렁에 빠뜨릴 거야.” 그녀가 잔을 홀짝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이얼이 그녀의 손에서 잔을 빼내, 같은 자리에 입을 대고 마신 후 잔 두 개를 든 채 상체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했다. -네바다 가스 中 그는 흔들의자에 앉아 몇 분 동안 꼼짝 않고 담배만 피웠다. 생각에 잠긴 그의 얼굴은 평온했고, 검은 두 눈은 다른 먼 세상을 향해 있었다. 마침내 그의 입꼬리에 단호한 미소가 걸렸다. 미소 속에 희미한 냉소가 배어 있었다. 미소를 지운 그는 묵묵히 집 안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신을 끌어..

한밤의 도서관 201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