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부터 ~ 1695

시월의 저택

젊은 시절에는 밤마다 날아다녔다. 날개 달린 사람에게 밤은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 낮은 위험했다. 항상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밤은, 아, 밤이 되면, 그는 머나먼 대지와 그보다 더 먼 바다 위를 항해할 수 있었다. 아무런 위험도 없이, 풍요롭고 온전한 비행, 완벽한 희열이었다. “죽음이란 신비로운 것이란다.” 어머니가 티모시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삶은 더욱 신비롭지. 네가 고르면 된단다. 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 먼지가 되어 흩날리는 일도, 젊음에 도달해서 탄생으로, 탄생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모두 단순히 이상하다고는 표현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니?” 석양은 사라지기 때문에 사랑받는다. 꽃은 질 운명이기 때문에 사랑받는다. 들판을 뛰노는 개와 부엌에 웅크린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

한밤의 도서관 2018.03.06

우정, 나의 종교 - 세기말, 츠바이크가 사랑한 벗들의 기록

이 사람이 우리에게서 떠나간다는 것은 종말도 아니고 힘든 끝맺음도 아닙니다. 절멸하는 존재에서 불멸하는 존재로 슬쩍 옮겨 가는 것뿐입니다. -강인한 정신과 선한 마음, 지그문트 프로이트 진정 위대한 사람들의 전기를 훑어보면 알겠지만 운명은 창조적인 인간의 청춘 혹은 생의 한가운데로 엄습해 그를 은신처나 안전한 곳에서 뗴어 내고는 낯선 곳에다가 셔틀콕처럼 패대기친다. 위대한 사람은 모두 이렇게 비좁고 익숙하고 유착된 곳에서 빠져나와 완전히 바깥 세계로 달음질치는 도망과 추락을 겪었다. -최초의 보헤미안, 폴 베를렌 매일같이 20시간씩이나 일을 했음에도 밤이 되면 그는 충분히 읽고 말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말은 너무 타성에 젖어 있고, 만년필은 너무 느렸으며, 글로 뜻을 전달하는 것도 생각 같지 않게 너무 ..

한밤의 도서관 2018.03.04

내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안녕, 우리 딸. 보고 싶어.” 토라는 인사한 뒤 전화를 끊었다. 토라는 잠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생각했다. 결혼생활은 눈 깜빡할 새에 무너져 내렸고, 그녀 스스로 그 일을 천천히 되새겨볼 시간을 갖지 않았다. 전 남편과 함께한 첫 11년은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1년 반 뒤 토라는 한스와 이혼했다. 전 남편과 자신의 집을 오가야 하는 아이들을 보며 양심의 가책이 들었지만 이제와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설령 한스가 캐러밴 후진의 대가라고 해도 이제는 그를 받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토라는 길피의 방으로 전화를 걸어 로비에 있는 투숙갠 전용 컴퓨터에서 유기물의 뜻을 검색해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있다가 찾아보겠대요...

한밤의 도서관 2018.03.01

미스테리아 16호

타살은 다른사람의 행위에 의한 죽음을 의미하며, 살인(murder)과 치사(manslaughter,예컨대 폭행 치사가 이에 포함된다. *히스테리성 성격 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특징 ―극적인 감정표현,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과도한 행동 양상 ―감정적 · 외향적 · 자기주장적 · 자기과시적인 성격을 특징으로 하며 타인의 주의를 끌고자 외모에 신경씀 ―자기 외에 관심이 대상이 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시기와 질투, 강한 경쟁심을 느낌 ―자신을 과장하는 이면에는 의존적인 성격과 무능력감이 내재 ―관심과 애정, 보살핌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해나 자살로 타인을 위협 2017년에는 미스테리아에 나온 책 소개 보고기존보다 넓은 폭으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잡지이기에, 모든 컨텐츠를 ..

한밤의 도서관 2018.02.28

무한화서 2002-2015

언어 42 입말에 가깝게 쓰세요. 그래야 자연스럽고 리듬과 어조가 살아나요. 첫 구절만 봐도 머리로 썼는지, 입으로 썼는지 알 수 있어요. 입술로 중얼거리고 혀로 더듬거려보세요. 내용은 하나도 안 중요해요. 아니, 그렇게 해야 내용도 살아나게 돼요. 대상 111 내 얘기만 하려 하면 과장이 되고, 말에 힘이 붙지 않아요. 다른 사람 얘기를 잘하면 그 안에 내 얘기가 다 들어있어요. 시는 남 얘기를 통해 자기 얘기 하는 거예요. 126 특이한 것들은 내가 더 보탤 게 없어요. 항상 평범한 것들을 비범한 쪽으로 가져가세요. 누구나 평범하게 태어나고 죽어요. 그것 말고 특이한 게 뭐 있겠어요. 178 한달음에 쓰세요. 생각이 들어가면 시간과 장소가 흩어지고, 사건의 흐름이 깨져요. 생각은 평소에 하고, 글 쓸..

한밤의 도서관 2018.02.02

오늘의 인생

쇼핑센터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변기 뚜껑이 순서대로 올라가며 엄청난 환영. 재미있어서 제일 안쪽 칸막이까지 걸어갔습니다. 전철 안, 옆자리의 젊은 여성 2인조. 회사 연수였는지 정장 차림에 많은 짐. 그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잔뜩 벌고 싶어.“ 왠지, 내 마음이 크게 흔들렸고,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오야마다 히로코의 소설 『구멍』 여주인공의 “이제 올해로 서른이잖아. 인생에서 한 번은 정직원이 되고 싶었어.“ 라는 대사가 문득 떠올라 왠지 모르게 안쓰러웠습니다. 지지 말렴, 지지 말렴. 이렇게 응원하면서 전철에서 내린 오늘의 인생. 전철을 탔는데 옆에 선 여성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쩜, 첫 페이지 였습니다. ‘막 읽기 시작한 순간에 참여하다니 왠지 기쁘다.’ 제목은 보이지..

한밤의 도서관 2018.01.28

심야식당 2

続・深夜食堂 (Midnight Diner 2, 심야식당 2, 2016)감독 마츠오카 조지 원작 아베 야로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죠, 카와이 아오바, 키무라 미도리코, 이케마츠 소스케, 고지마 히지리, 와타나베 미사코, 타베 미카코, 사토 코이치, 이가와 히사시, 요 키미코, 후와 만사쿠, 아야타 토시키, 마츠시게 유타카, 미츠이시 켄, 안도 타마에, 스토 리사, 코바야시 아사코, 요시모토 나오코, 나카야마 유이치로, 야마나카 타카시, 우노 쇼헤이, 카네코 키요부미, 히라타 카오루, 시노하라 유키코, 카타오카 레이코, 타니무리 미츠키 홈페이지 http://www.meshiya-movie.com/ 전편보다 덜 지루했음, (안 지루했다는 건 아님.) 상복 입고 기분 전환하는 여자.... ㅋㅋ 장례식장..

먼지쌓인 필름 2018.01.15

마인드헌터

행동은 인성의 반영이다. 살인범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또 절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 부하와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당 살인범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일을 되풀이 했다. * 인적자원 스카우터를 헤드헌터라고 하듯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이용, 검거를 지원하는 수사관을 마인트 헌터라 부름. 여러 해 뒤 우리는 범죄자의 인성을 좀 더 깊이 연구한 끝에 범죄자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만나기를 요구하는 사람은 분명 자신을 나쁜 길로 인도한 원흉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인물을 범인과 대질시키는 것은 또 다른 살인을 유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

한밤의 도서관 2018.01.07

심야식당

映画 深夜食堂 (Midnight Diner, 심야식당, 2014)감독 마츠오카 조지 원작 아베 야로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죠, 타카오카 사키, 타베 미카코, 키쿠지 아키코, 에모토 토키오, 요 키미코, 츠츠이 미치타카, 다나카 유코, 후와 만사쿠, 아야타 토시키, 마츠시게 유타카, 미츠이시 켄, 안도 타마에, 스도 리사, 코바야시 아사코, 요시모토 나오코, 나카야마 유이치로, 야마나카 타카시, 우노 쇼헤이 타베 미카코 알바 채용. 나 같으면 도쿄에서 요리 점을 냅시다! 해놓고 돈 갖고 튄 사람이 다시 나타나면 반 죽여 버릴 것 같은데 ㅋㅋ 밥 먹고 도망갔다 다시 와서는 칼 갈 때 무서웠닼ㅋㅋㅋㅋㅋㅋ 별 것 아니지만 맛있어 보이는 나폴리탄 좋아해요 귀여웡 햐 맛있겠다. 카레는 이렇게 옆으로 긴 그..

먼지쌓인 필름 2017.12.25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멋은 자신을 위해 하는 것 하지만 따로 간직해 둔 옷은단 한 명의 누군가를 위해 입는 옷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A Stitch of Life, 繕い裁つ人, 2014)감독 미시마 유키코 원작 이케베 아오이출연 나카타니 미키, 미우라 타카히로, 카타기리 하이리, 쿠로키 하루, 스기사키 하나, 나카오 미에, 이부 마사토홈페이지 http://tsukuroi.gaga.ne.jp/ 제목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만화의 원작 제목은 [깁고 재는 사람], 어둠의 경로에서는 [바느질 위의 인생] 국내 개봉 명은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깁고 재는 사람]이 눈에 한 번에 안 들어오긴 하는데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도 기억이 잘 안되는 건 마찬가지. ㅋㅋㅋㅋ 만화책은 예전에 1권만 읽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

먼지쌓인 필름 2017.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