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 투고의 왕도

uragawa 2018. 6. 14. 21:21

여전히 많은 예비 저자가 ‘유리창’ 같은 원고가 아니라 ‘거울’ 같은 원고를 보낸다.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원고는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세상)과 사람들(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거울 앞에 선 채 당신 자신만을 비추며 독백하고 있는가? 어쩌면 여기에서 “왜 투고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원고가 다음 네 가지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라.

명료성: 저자의 목적이 분명한가?
범위: 서술, 주장 또는 해결책을 따라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하는가?
조직: 서술, 주장 또는 해결책이 알아보기 쉬운 방식으로 배열되었는가?
어조: 정보의 수준과 목소리의 어조가 책의 목표 독자에 적절한가?



출판사에 투고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기획서, 샘플 원고, 전체 원고를 갖추는 것이 좋다(만약 장편소설을 투고한다면 줄거리를 요약한 별도 자료를 반드시 추가하라).



당신의 책이 있어야 할 곳은 서점이 아니라 독자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 떠올릴 수 있는 독자가 단 한 명이어도 괜찮다.



샘플 기획서

[투고 기획서] 

1. 기초 정보
가제:
투고자: (연락처, 이메일과 휴대폰)
분야:

2. 기획 의도 및 콘셉트

3. 예상 독자

4. 예상 목차

5. 저자 프로필

6. 유사 도서 분석



인디자인 같은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거의 완성된 책 형태로 원고를 투고하면서 “이대로 출판 가능합니다”라고 쓰는 건 “나는 편집자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편집자는 그런 투고 원고는 검토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이제 당신에게도 선택권이 있다. 무조건 고개만 끄덕이는 대신 당신의 원고를 출판사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미흡한 점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해야 하는지 등등을 적극적으로 질문하라. 출판사가 당신의 원고를 선택했다고 당신도 그 출판사를 선택하라는 법은 없다.



출판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첫 미팅 후 출판사의 계약서 초안을 받아 검토하는 중이라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 공개되어 있는 ‘출판 분야 표준 계약서 양식’을 참고하기를 권한다.
출판사와 저자가 통상적으로 맺는 계약은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 설정 계약서’로, 이는 출판권 설정 계약과 배타적 발행권 설정 계약이 합쳐진 것이다.



편집 프로세스
계약 → 편집 계획서 작성(콘셉트, 디자인, 마케팅 방향 수립) → (1) 원고 구성 및 워드프로세서 상태에서 교정 교열 → [본문 디자인] → 교정지 1교 → [(2) 제목 확정 및 핵심카피 완성, 마케팅 세부 계획 수립)] → 교정지 2교 → [표지 디자인] → 3교, (3) 표지 확정 → (4) 저자 최종 교정 → 본문과 표지 인쇄소 송고 → 제작 → 출간 및 배본



움베르토 에코는 “작가는 다른 작가들을 염두에 두며 글을 쓰지만, 아마추어는 자기 이웃이나 직장 상사를 의식하며 글을 쓴다. 그래서 아마추어는 그들이 자기 글을 이해하지 못할까 혹은 그들이 자기의 대담성을 용납하지 않을까 저어한다(대개는 부질 없는 걱정이지만 말이다). 아마추어는 말줄임표를 마치 통행 허가증처럼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그는 혁명을 일으키고 싶어 하면서도 경찰의 허가를 받고 혁명을 하려는 사람과 다름이 없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