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약 1천5백만 명의 외국인이 영주와 치업을 바라며 추첨식 영주권 프로그램으로 그린카드를 신청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일본인의 응모는 3만 명이 조금 안 되고 당첨자 수는 450명 정도라고 말했다.
“완전한 무작위 제비뽑기로, 3만 분의 450입니다. 확률은 1.5퍼센트, 그런 게 당첨될 리가 없잖아요.”
겐야의 말에 수잔은 손목시계를 보며,
“백만 달러로 그린카드를 살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언제였더라, 사격 클럽의 이사를 맡고 있다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가,
“매년 미국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총알이 들어 있지 않은 총으로 죽는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위의 어른들도 총알이 들어 있지 않다고 믿고 있는 총으로 놀다가 방아쇠를 당겨버리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복도를 걸어 홀로 가서 그곳 문을 통해 중정으로 나간 겐야는 꽃밭으로 갔다.
꽃들이나 자신의 키만큼 큰 풀들에게,
“안녕.”
하고 속삭인 겐야는 오솔길에 놓여 있는 가든 체어에 살며시 앉았다. 재스민 향기가 났다.
풀꽃들이 레일라에 대해 가르쳐달라는 바람을 들어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겐야는 아직 고맙다고 말할 기분은 들지 않았다.
마음에 두고 끙끙 앓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을 항상 마음에 두고 끙끙 앓는 사람이 있다. 불행이라는 것은 늘 그런 데서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