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부터 ~ 1693

크리미널 조선

《무원록》은 원나라 학자인 왕여가 저술한 책으로 송나라의 법의학 서적인 《세원록》과 《평원록》을 참고하여 만들었다. 《무원록》은 고려에도 전래되어 검시 현장에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중국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세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치운 등에게 다른 참고서를 연구하여 주석을 달도록 명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신주무원록》이다. 이후 《신주무원록》은 중앙과 지방의 관청에 모두 비치되었고, 검시를 할 경우에 반드시 필요한 지침서로 활용되었다. 살인죄는 누구나 알다시피 사람을 죽인 죄를 지칭하는데, 살인죄도 유형이 구분되며 그 유형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살인의 유형엔 모살, 고살, 구타살인, 과실 살인 등이 있다. 모살은 계획적인 살인을 의미하며..

한밤의 도서관 2020.05.07

A Serious Man

아내가 너무 큰 걸 요구해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 싸이 장례식 돈을 치러야 하는데 재산이 공증 중이라지만 그게 왜 저여야 합니까? 불평도 못합니까? 아내는 그것도 잘못이래요 주택 담보 대출 갚느라 워낙 쪼들리는 데다 모텔비 내야죠, 차도 부서졌죠 아들 성인식도 다가오죠 나쁜 일은 그렇게 한꺼번에 닥치는 법이지 싸이의 죽음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겁니다 원하기는 하나? 아뇨 뭐, 가끔은요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모르겠습니다 이전의 삶이 제가 바라던 것이었는지 아닌지도 이 모든 게 대체 어떤 의미인가요?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 (2009)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각본: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마이클 스털버그, 리차드 카인드,..

먼지쌓인 필름 2020.05.06

Becoming Jane

편지 써? 아니 런던에서 쓰기 시작한 소설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두 여자에 관한 얘기야 가난한 것만 빼면 누구 얘기 같네 그리고 자격에 비해... 너무 많은 걸 가진 두 남자도 나와 어떻게 시작해? 엉망으로 그리고? 갈수록 엉망이야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어 어떻게 끝나? 두 여자 모두 결국 행복을 찾아 비커밍 제인 Becoming Jane (2007) 감독: 줄리언 재롤드 원작: 존 스펜스 출연: 앤 해서웨이, 제임스 맥어보이, 줄리 월터스, 제임스 크롬웰, 매기 스미스, 안나 맥스웰 마틴, 로렌스 폭스, 이안 리차드슨, 앨런 스미스, 조 앤더슨 더보기 조금만 더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봤다면 제임스 맥어보이 얼굴과 눈빛을 보며 설레었을까? 보는 내내 아무런 감정도 안 생기는 구만 그래... 심지어 여자..

먼지쌓인 필름 2020.05.05

사라진 세계

어렸을 때 모스는 어머니가 그저 술만 마시는 망가져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녀 또한 상처를 받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누구든지 성인이 되면 똑같은 수렁에 빠지고, 그렇게 상처를 받고 나면 타인의 상처를 더 쉽게 알아보는 법이다. 블랙 베일에서 교관은 우리에게 아득한 시간의 수수께끼를 가르쳤다. 시공간 마디와 닫힌 시간꼴 곡선이라고 하는 드문 순간에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으며, 미래 또한 오로지 가능한 미래로만 여행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IFT의 현실에서 살아가는 동안, 현재의 현실에선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말은 곧 IFT의 현실은 오직 관찰자만의 현실이란 얘기였다. 객관적인 현실이 될 수 없다. 오직 우리가 살고 있는 현..

한밤의 도서관 2020.05.05

아가미

남과 같지 않은 것은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증오의 대상이 돼요. 아니면 잘해야 동정의 대상이 되는데, 그것은 타인이 시혜하는 동정과 그에 수반하는 불편한 시선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수혜자의 합의 아래에서 보통 이루어지곤 해요 보통 사람이 죽는 순간에는 세상 모두를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지요? 안 그래요 곤은 자기가 한 말이 뜻하지 않게 그녀가 개인적으로 달래고 있을지 모를 환부를 성급히 일반화하거나 폄하하는 것으로 들렸을 법도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정도 부연도 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끝나면 책장을 덮는 것 외에 더 당연한 순서란 없었다. 더보기 아가미 (초판 2011) 리디북스에서 1,900원 대여한 책. 나님은 정신 차려라. 표지 디자인에 혹 하고 그러는 것 아니야. [파과]도 재밌게 읽은 것 ..

한밤의 도서관 2020.05.03

디오게네스 변주곡

란유웨이는 그녀에 대해 손바닥 들여다보듯 잘 알고 있다. 현대인은 자기 집 유리창은 불투명 유리로 바꾸면서 인터넷에는 사적인 정보를 마구 공개한다. 란유웨이는 늘 그런 모순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파랑을 엿보는 파랑 中 "창작을 위해 살인을 한다니, 누가 그런 범행 동기를 믿어주겠나? 언론이든 경찰이든 자기들이 생각할 때 말이 되는 동기만 찾을 뿐이야. 그래야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고 보고서도 쉽게 통과되니까. 요즘 시대는 말이지, 아무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어."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 中 나는 영화를 볼 때도 미리 시놉시스를 읽지 않는다. 배경지식 없이 보다가 깜짝 놀라는 쪽이 좋다. -숨어있는 X 中 더보기 디오게네스 변주곡 第歐根尼變奏曲(2019) [트위터책빙고 2020] 2..

한밤의 도서관 2020.05.02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서 그 조작 대상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그렇게 의심을 하게 만든 자가 결국에는 그 대상에 대한 지배력을 얻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죠. 일종의 세뇌라고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합니다. 이수정 우리 사회가 가정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합니다. 폭력이 상존하는 곳은 전쟁터지 가정이 아닙니다. 가정이 국가의 사법권도 침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위치에 있는 듯 취급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수정 여자들도 가부장적인 사고를 합니다. 특히 종속되는 것이 사랑인 양 착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대등한 관계에서만 성립할 수 있습니다. 너의 인격과 나의 인격을 서로 인정해 주..

한밤의 도서관 2020.04.30

결 : 거칢에 대하여

자유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물적 토대를 필요로 하며, 이 기본적인 물적 토대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의 조건이기도 하다. 춥고 배고픔이라는 가난과 그런 결핍상태의 지속에 대한 불안은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짓는 자유'를 누릴 수 없게 한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차이를 찾으려 애쓰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자기와 같지 않다고 시비를 건다. 이 모순적 태도는 남에 비해 내가 우월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만족해하려는 인간의 저급한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속성은 필연적으로 나와 다른 남을 나보다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차별, 억압, 배제하는 데 동의하도록 작용한다. 우리는 경쟁과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욕망을 넘어 탐욕까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밤의 도서관 2020.04.28

사랑 없는 세계

후지마루는 샤워를 하고 미리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보리차를 마셨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했다고 자평하며, 다다미 여섯 장 짜리 방에 이불을 깔고 타월 이불을 배에 올리고 드러눕는다. 알람을 해놔야지, 하고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보니 친구에게 온 라인(LINE)이나 문자는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난 외롭게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덮쳐오는 졸음을 이길 수 없었다. 후지마루는 멍하니 생각한다. 배룰 채우는 것은 한때의 일. 맛있고 영양 밸런스가 잡힌 요리를 아무리 먹어도 결국 언젠가는 죽으니까. 아니, 그렇게 말한다면 어떤 행위도 다 무의미하다. 나도, 대장도, 혼고 대로를 걷는 모든 사람들도, 언젠가는 죽는다. 좋은 일을 해도, 나쁜 일을 해도, 언젠가는 모두 과거가 된다. 미안해요, ..

한밤의 도서관 202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