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은 왜 막히는 거지?" 교텐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 창문을 닫았다. "밤 아홉 시에 대체 모두 어딜 가는 거야?”“아무 데도 안 가. 집으로 돌아가는 거지.” 다다는 마호로 역 앞에서 30분 정도 어슬렁거렸다. 폐점 시간이 가까운 백화점도 들여다보지 않았고, 호객 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 땅만 보고 걸었다. 혼자 있고 싶어. 누가 있으면 외로우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몹시 외롭기 때문이 아닐까. 정처없이 걷다가 사무실에 도착한 다다는 응접 소파에 내놓은 교텐의 타월 이불을 담요로 바꾸었다. 칸막이커튼을 치고 자명종 시계를 맞춘 후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내달리는 차 소리를 들으며 124대 까지 셌다. 대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다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