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uragawa 2011. 12. 5. 23:07

“이 길은 왜 막히는 거지?" 교텐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 창문을 닫았다. "밤 아홉 시에 대체 모두 어딜 가는 거야?”

“아무 데도 안 가. 집으로 돌아가는 거지.”




다다는 마호로 역 앞에서 30분 정도 어슬렁거렸다. 폐점 시간이 가까운 백화점도 들여다보지 않았고, 호객 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 땅만 보고 걸었다.
혼자 있고 싶어. 누가 있으면 외로우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몹시 외롭기 때문이 아닐까.
정처없이 걷다가 사무실에 도착한 다다는 응접 소파에 내놓은 교텐의 타월 이불을 담요로 바꾸었다. 칸막이커튼을 치고 자명종 시계를 맞춘 후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내달리는 차 소리를 들으며 124대 까지 셌다. 대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다다는 자신이 무서워 졌다. 더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듣지 않고 잠을 자려고 애썼다.




“기요미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다다는 어깨까지 욕조물에 푹 담갔다. “소노코는 왜 부모를 죽였을까.”
“글쎄.” 욕조 안에서도 서 있는 교텐이 등 뒤에서 어깨를 으쓱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유 같은 건 아무도 모르지. 아마 본인도 모를 걸. 그런 건 나중에 생기는 거니까.”




어른이 되면 친구도 지인도 아닌, 미묘한 관계의 교제가 늘어난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것을 평안한 삶이라고 착각한 채 잔뜩 겁을 먹고 겨우겨우 숨만 쉬는 날들을 보낼 뻔했다.




행복은 재생된다고.
행복은 모양을 바꾸어 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살그머니 찾아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