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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아이

“차에 깔려 죽은 기시나카 미네에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생각하면 뭐하는데,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하나?” “피해자는 가해자를 끊임없이 원망하잖아요.” 죽은 후에도,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래서 돈을 주는 거잖아, 피해자의 유족에게 충분한 보상금을 치렀어, 가해자를 대신한 자네에게도 이렇게 돈을 주고 있고,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피해자라고.”“하지만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닐지도 모르죠.” “그럼 뭐지, 성의인가?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보여 주지. 머리를 숙이라면 몇백 번이든 숙이겠어. 하지만 그런다고 피해자나 유족이 행복해지나? 결국 원하는 것은 돈이라고, 돈. 그러니까 성가신 절차는 생락하고 실무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되는거야. 안 그런가?” 회사 라이브러리에서 처음으로 빌..

한밤의 도서관 2011.04.05

인간실격

결국 무엇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입니다. 이웃사람의 고통이 어떤 성질의 것인지, 또는 어느 정도의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적인 고통, 다만 밥만 먹으면 그것으로 해결되는 고통, 그러나 그야말로 가장 심한 고통이어서 나의 열 개의 재앙 덩어리 따위는 어림도 없을 만큼 처참한 아비규환의 지옥인지도 모르는 그런 것을 알 수 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잘도 참아내어서 자살도 하지 않고 미치지도 않고서, 정당을 논하고 절망도 하지 않고 꺾이지 않고 생활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자니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에고이스트가 되어 버려서 더구나 그것을 당연한 일로 확신하고 한 번도 자신을 의심한 적이 없는가?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편안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것이 모두 그런 것이고, 또 그것으로..

한밤의 도서관 2011.04.01

그래스호퍼

“정치가의 비서가 자살을 한다고,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자살을 하면 관심이 분산되니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비서가 ‘모두 제 책임입니다’라는 어린애도 하지 않을 거짓말을 남기고 목을 매면, 일단 그것만으로도 정치가에게 쏟아지던 비난 수위가 낮아진다. 어리석고 추하고 성가시다. 어리석고 추한 것은 참을 만해도 성가신 것은 거슬린다. ‘당황 할 것 없어, 잠깐 육체가 조화를 잃었을 뿐.’ 바지락을 해감시키는 시간. 그것을 바라보는 시간이 세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바지락의 호흡을 바라볼 때 만큼 마음이 평온해지는 순간도 없다. 세미는 이따금씩 생각한다. 인간도 이런 식으로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 기포나 연기로 알아볼 수 있으면 좀 더 살아 ..

한밤의 도서관 2011.03.29

도시여행자

누군가를 천천히 좋아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것을 천천히 인정할 수 는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천천히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역시 불가능한 것 같다. -나날의 봄 中 언제쯤이었을까,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데 히로미가 말했다. “요즈음 말이야, 내 미래를 상상해도 거기에 아이 모습이 없어.” 무슨 깊은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그냥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오사카 호노카 中 단편소설 모음집. 음,,,, 글쎄눈에 안 들어오는 단편은 바로바로 넘겨버렸으니까.절반도 안 읽은 셈이 되지만 오사카 호노카 중에서내 미래를 상상해도 아이 모습이 없다는 말이 쿵- 와 닿았다. 현재로선 내 미래를 상상해보면 나는 혼자니까.

한밤의 도서관 2011.03.29

유리망치

“수면에는 렘 수면과 논렘 수면이 있어. 렘 수면 중에는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몸은 잠든 상태야. 눈동자가 심하게 움직이는 데서 ‘Rapid Eye Movement' 의 약칭으로 REM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어” “그런 이름의 록 그룹이 있었으니까 알아” “하지만 논렘 수면이란 건 바로 그것의 반대지. 뇌는 잠들어 있어도 몸은 활동이 가능한 상태에 있는 거야. 눈동자 운동은 보이지 않고. 소위 몽유병이라는 건 논렘 수면기에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을 받은 뇌가......” “ 이젠 됐어. 몽유병과는 관계 없는 거지?” 준코는 짜증스러워 말을 가로막았다. “그렇다니까 문제는 렘 수면 행동장애야 이건 수면 중에 운동 억제기능이 저하됨으로써 꿈의 내용이 그대로 행동에 나타나게 되는 병인데.......” 일반 O..

한밤의 도서관 2011.03.21

너에게 닿기를

君に届け [너에게닿기를] 2010 • 감독, 각본 : 쿠마자와 나오토 • 출연 : 미우라 하루마, 타베 미카코 아 얼마나 기다렸던 영화란 말인가. 만화책은 진짜 쌍콤, 애니메이션도 진짜 쌍콤! 실사라서, 한정된 시간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영화는 원작과 너무 다른 이야기로 흘러간다. 카제하야, 사와코는 비주얼은 그래도 잘 살렸다 싶은데, 주변 친구들부터 선생님까지,,,, 싱크가 하나도 안 맞는 건 내 생각임??? 음 카제하야와 매력 덩어리 사와코를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적극 추천하겠다.

먼지쌓인 필름 2011.03.20

I was perfect

Black Swan [블랙스완] 2010 •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 출연 : 나탈리 포트만, 벵상 카셀, 밀라 쿠니스, 위노나 라이더 한 문장으로 정리 하자면, 좀 더 기분 나쁘게, 좀 더 소름 끼치게 표현될 줄 알았는데 좀 아쉬웠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나보다 잘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스스로를 극복해 나가고, 그걸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란 정말 힘들다는 것, 멋진 엔딩 크레딧.

먼지쌓인 필름 2011.03.20

CINEMA CIRCUS

空氣人形 (Air Doll)[공기인형] 2009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배두나, 아라타, 오다기리 죠, 이타오 이츠지 매번 봐야지 봐야지 하고 계획 했던 작품보다, 보려고 생각지도 않았던 작품을 꺼내 드는 것 같다. 생각한 것보다 너무 무거웠던 영화. 감독 님이, 감독........ 아라타는 검색해보니, [뱀에게 피어싱]에도 나와다고...... (이 영화 보기 전 [뱀에게 피어싱]을 우연찮게 봤는데, 임팩트 있으시던 그 분이 아라타였어??하고 깜짝 놀랐) 인형 작가 오다죠 슨생님. (너무 자연스럽게 나오시더라구요) 아 배두나 너무 너무 예쁘게 나오더라. 몸매 진짜 착함.

먼지쌓인 필름 2011.03.02

교섭인

다음은 어떤 꿈을? 交渉人 (The Negotiator: The Movie)[교섭인] 2010 • 감독 : 마츠다 히데토모 • 출연 : 소리마치 다카시, 나리미야 히로키, 요네쿠라 료코, 진나이 타카노리, 시로타 유우, 야나기바 토시로, 하야시 켄토 교섭인 더 무비! 잠이 오지 않아 새벽에 시청. 개인적인 생각으로 [교섭인]은 요네쿠라 료코가 멋지게 나온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즌 1, 시즌 2, 그리고 영화까지, 시즌 2에서는 뭔가 너무 보여주려고 해서 별로 였지만. 영화는 [언페어]랑 비교하자면 '아 뭐야 뒤에 얘기가 또 있어?' 라고 질질 끌지 않아서 좋았다. 영화만 보신 분들은 시로타 유우의 등장을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하이잭이라는 비행기, 한정된 공간 속에서 소리마치 다카시의 악역 재미있었..

먼지쌓인 필름 2011.02.28

이번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キラ- ヴァ-ジンロ-ド (Killer Virgin Road)[신부의 수상한 여행가방] 2009 • 감독 : 기시타니 고로 • 출연 : 우에노 주리, 키무라 요시노, 코이데 케이스케, 테라와키 야스후미, 타나카 케이 본다 본다 해 놓고 좀처럼 봐지지 않았던 영화 (주변에서 생각했던 우에노 주리가 아니었어요. 라고) 펼쳐보니 뭐 그렇게 깨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영화가, 뭐 랄까..... (surviveStyle5+) + (형사에게디저트는없다) + (거북이는의외로빨리헤엄친다) + (일본특유코미디) 를 합쳐 놓았달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님. 의도치 않게 죽은 사람을 넣어버린 캐리어 가방의 별 모양!!! (이 부분에서 졸아서 이 별 모양만 한 10번 돌려 본 듯.)

먼지쌓인 필름 201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