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편지
8월의 어느 무더운 밤, 할아버지와 해변에서 야영을 할 때였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전쟁에 관해 가르치면서 꼭 알려 주고 싶은 게 있다. 우리 각자의 내면에 살고 있는 두 마리 늑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정한 투쟁 말이다.” “두 마리 늑대요?” 나는 불 가까이 놓인 낡은 통나무에 걸터앉아 물었다. 밤공기 속에서 어지럽게 일렁이는 불꽃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마리는 악이다. 분노, 질투, 탐욕, 오만, 자기 연민, 죄의식, 원한, 열등감, 거짓, 그릇된 자존심이지.” 할아버지는 손수 깍아 만든 긴 막대기로 잉걸불을 쑤시느라 잠깐 말을 멈췄다. “다른 한 마리는 선이다. 기쁨, 사랑, 희망, 평온, 겸손, 자애, 용서, 공감, 관대함, 진실, 연민, 믿음이지.” 나는 잠깐 생각해 본뒤 머뭇거리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