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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나는 어렸을 때부터 회전목마를 싫어했다. 어린마음에도 가짜 말에 올라타서 한곳을 빙빙 돌기만 하는 행위가 몹시 굴욕적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재미있다는 것일까? 회전목마에 올라앉아, 원 바깥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볼 때 느끼는 고독. 그 고독은 무엇이었을까? 가족은 자애 어린 눈으로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너는 혼자란다, 하고. 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너는 혼자란다, 하고. 홀로 회전목마를 타는 아이들은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고독한데도 어째서 모두들 웃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은 가족을 향해 웃어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있다. 자신이 고독을 눈치채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제부터 살아갈 긴 인생의 반려라는 사실을 눈치챘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회전목마 中 온다..

한밤의 도서관 2008.01.03

일요일들

십년동안 산 집을 뒤로 할 때는 조금이나마 감상적인 기분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그럼, 갈까요?"하는 오오니시의 말에 "네,가죠" 하고 대답하는 순간, 그런 기분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듯 했다. 버스길로 나와 늘 장을 보던 가게를 지났다. 입구에 '달걀 특매'라고 쓴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여기서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달걀을 사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열개들이 팩을 샀다고 쳐도, 일 년이면 약 오백개,십 년을 살았으니 오천 개가 된다. 저 집이 오천개의 달걀 껍데기로 파묻혀가는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괭이갈매기] 다 읽고, 퇴근하면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30분 만에 100여 페이지 돌파.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고, 이야기마다 남자아이 둘이 꼭 나오게 된다..

한밤의 도서관 2008.01.03

그때는 그에게 안부전해줘

이치카와 다쿠지 아저씨가 쓴 소설 읽는 중[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후반 호러 -_-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 ]이것도 쑥쑥 읽고 있는데 뒤에 호러 아니야????? 하고 있다 하루 만에 다 읽음. +이 분의 소설은 읽기가 쉽다.이해도 쉽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에서 만났던 반가운 소리를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에서 또 만날 수 있다"히유익-?"주인공 남자가 물속에 있는 여러가지?들을 정말로 좋아하는데,(아 난 상상만 해도 싫다 물-) 사실대로 말할게...라는 부분을 읽고 뭐가 사실대로 말할게야!! (버럭 X 백번)혼자 읽으면서 말하지마!!!!!!!!!!!!!!!!!!!!!!!!!라고 말한...이거 장르가 뭐야, 조금 (많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잠을 자지 않으려는 여자쓰레기 그림을 그리는 친구아쿠..

한밤의 도서관 2008.01.03

괭이갈매기

도서관에 꽂혀있는 깨끗한 책.1, 2권이라 부담이 좀 있었지만 바로 대출. [괭이갈매기]라는 제목은 이토 미사키(고쿠센,타이거&드래곤, 전차남 출연)가 영화 찍었다는 기사에서 본 적 있었던...영화의 원작이 이 소설인지는 몰랐다. 영화는 2004년에 제작.이 소설은 2003년에 나온거고, 국내에 2005년에 초판이 나왔네. 술술 읽히고 있다.내용이 좀 찌찔?하군 하고 있으나 글쎄, 다시 읽으면 또 다를테지 +난 항상 두번째 읽을 때 제대로 읽는 편이다.사실 읽기 전에 영화 괭이갈매기는 줄거리가 어떤가하고 봤다. -_-영화와 소설 내용이 같은 내용이 아닌데?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는 아니였다는거다. -2006년 6월 28일

한밤의 도서관 2008.01.03

중력삐에로

하루는 눈썹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말했다. “저기있는 책은 내가사온거야. 추리소설 사와라, 지도 사와라 게다가 역사 참고서까지 사오라는거야.” “저런걸 어디다 써" “소설에 거짓은 없는지, 체크하는거지.” 아버지는 웃었다. 암때문은 아니겠지만, 이가 가늘어진 것 같아보였다. “소설을 읽는 건 거짓말을 즐기기위해서잖아.” 나는 반론을 폈다. “정말로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해야 하는거야.” 하루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무거운 짐을 졌지만, 탭댄스를 추듯이.” 시처럼 들렸다. “삐에로가 공중그네를 타고 날아오를 때는 중력을 잊어버리는거야.” 이어지는 하루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즐겁게 살면 지구의 중력 같은건 없어지고 말아.”“그럼 당신과 나는 곧 하늘로 떠오르겠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런 말..

한밤의 도서관 2008.01.03

낭만은 어디에?

지금부터 여러분,1분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시차와는 상관 없이 1분은 똑같이 60초지. 한 남자가 물었지, 영화의 끝은 어디인가요? 질문을 들은 남자는 이렇게 말했지... 영사기가 돌면서 화면에 배우들 이름이 지나갈 때 다른 남자가 아니라고 말했지.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NG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우를 무대로 부르는 경우도 있고, 그럼, 엔딩 크레딧 시작 후 아무것도 없다면? 그걸로 괜찮은 거야? 아니겠지, 좀 더 지켜보겠지. 실제로 악인이 계속 살아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떠나라! 누군가 그렇게 말하겠지. 뭐, 정답은 없는 거겠지만, 모든 영화는 재미와 상관없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영화는 끝난 후가 더 중요하다는 거지. 당신이 옆 사람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면 어..

먼지쌓인 필름 2008.01.02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エリ エリ レマ サバクタニ (Eli, Eli, Lema Sabachtani)[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2005 • 감독,각본 : 아오야마 신지 • 출연 : 아사노 타다노부, 미야자키 아오이, 오카다 마리코, 나카하라 마사야 이 영화는 영화 제목을 보고 찾아보니 포스터가 예뻐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아사노 타다노부, 미야자키 아오이가 나온다고 해 본 영화다. 감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조금은 지루하다가 쟁쟁대는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2015년이 무대로, 사람들이 자살 병에 걸려서 죽는다. 아사노 타다노부(와 그의 친구)는 그저 조용한 곳에서 음악, 소리를 만들며 살고, 미야자키 아오이는 자살 병이 걸린 사람으로 나온다. 자살 병에 걸린 사람들이 아사노 타다노부의 음악을 들으면 증세가 호전된다는 말..

먼지쌓인 필름 2008.01.02

응답바람!!

여기는 지구 별 시로 대원! 응답 바람!! 오늘도 이 별의 평화는 잘 지켰습니다! 응답 바람!! 이 별은 무척 평화롭습니다! 교신 끝! 鐵コン筋クリ-ト (Tekkon Kinkreet)[철콘근크리트] 2006 • 감독 : 마이클 앨리어스 • 각본 : 앤소니 와이트럽 • 원작 : 마츠모토 타이요 • 제작 : STUDIO 4℃ • 성우 : 니노미야 카즈나리, 아오이 유우, 이세야 유스케, 쿠도 칸쿠로, 다나카 민 • 노래 : ASIAN KUNG-PU GENERATION 니노밍하고 아오이 유우가 성우를 한다길래 찾아본 영화. Studio4℃ 제작.!(오오-) 주인공 쿠로(니노밍)하고 시로(아오이 유우). 목소리가 생각보다 무지무지 괜찮았다. 배경, 색감을 보면서 멋지다!! 남발 뭐 이름대로 어둠이 가득한 쿠로와..

먼지쌓인 필름 2007.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