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803

#트위터책빙고2020

#트위터책빙고2020 작년부터 친구가 알려줘서 이것 덕분에 여러 장르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ㅎㅎㅎ 1. 제목에 숫자가 있음 [북디자인101], 알베르크 카포 - 5월 28일 - 공부는 끝이 없다.... ㅜㅜ 기본을 알아야 규칙도 깰 수 있다고 네,선생님.... 2. 언어나 문화에 관한 책 [에디터도 많이 틀리는 맞춤법], 임병천 - 6월 16일 - 이거 오타 너무 많다고 펀딩한 사람들이 문의하는 바람에 책을 다시 만들어서 보내줬는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었지...ㅋㅋㅋㅋ 3. 금서나 불온 서적 이었던 책 4. 3권 이상의 시리즈물 중 한 권 [다녀왔어, 어서와 -빛나는 나날-], 이치카와 이치 - 6월 7일 - 오메가버스 세계관 처음 접한 책인데, 이건 둘째치고 이 집 아가들 순수& 내추럴 본 ..

한밤의 도서관 2020.12.31

그 집에 사는 네 여자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유키노는 뭐든지 다 혼자 해왔다. 어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자립해 혼자 사는 것은 어른이 됐다는 증거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혼자 살 수 있는 인간은 없고, 돈도 어차피 천하를 돌고 돈다. 어디까지나 노동한 대가로 남에게 받는 것이지 유키노 본인의 가치를 나타내진 않는다. 양보하기도 하고 부대끼기도 하면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어른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너는 회사에 다니니까 누군가와 만날 수 있을 거 아냐. 그러면 혼자 사는 편이 아무래도 편리하지 않을까 해서.” “이보세요.” 유키노가 한숨을 쉬었다. “밖에 나가면 호감을 주고받을 사람을 만날 거라는 거, 네 환상이야.” “그래?” “그렇..

한밤의 도서관 2020.12.18

내 하루는 네 시간

찬란하던 때의 나를, 아픔이라곤 모른 채 철없이 밝기만 했던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애가 가끔 그리워져서 일기장을 꺼내 보고, 그때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읽어보지만, 도무지 그 애를 또렷하게 그릴 수 없다.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많은 시간을 몸을 돌보는 데에 썼다. 건강도, 공부도 열심히만 하면 이뤄낼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나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 상대를 보며 점점 무기력해졌다. 루푸스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점점 알아가고 있었다. 내 병을 위해, 내 몸을 위해 무엇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건 몹시 절망스러운 일이었다. 그건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계속 아프기만 해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 혼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억울한 눈물은 ..

한밤의 도서관 2020.12.08

남해에서 뭐 해 먹고 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

책방 여기저기에 붙은 책 소개는 타자기로 직접 타이핑한 것인데, 아직도 손님들이 종종 여쭤보신다. “이거 메모는 타자기로 직접 치신 거예요?” “네, 맞아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일이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부끄러운 손글씨보다는 타자기의 글씨체가 더 좋다. 메모가 붙은 책과 붙지 않은 책의 판매량 차이가 유의미하기도 해서, 손목이 나갈 것 같아도 3년째 꾸준히 타자기를 두들기고 있다. 조금 슬픈 것은 ‘나 완전 신나게 놀아야지’ ‘진짜 제대로 불태워야지’ 마음먹어도 남해에는 그렇게 놀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식사를 가장한 안주를 적당히 휘리릭 만들어 혼술을 하며 넷플릭스나 보는 게 내 불월의 루틴이다. ‘어른’이란 뭘까.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나이만 먹었지, 사실 아직도 잘 모..

한밤의 도서관 2020.12.07

언리미티드 에디션 12 & 구입한 PRINTS

UE 12 @HOME PRINTS 2020. 10. 27 ~ 2020. 10. 29 @HOME 소소하게 담아본 나의 위시리스트. 독립출판물은 손으로 만져보고 후가공이랑 사이즈도 구경해야 되는데 전~~~~~~~~~~혀 느낌이 안 오니 문제야. 웹사이트 오픈되자마자 들어갔는데 속도 빠르더라 책 구입 기간은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고 11월 9일~20일 사이 준비해 배송되는 것이어서 잠깐 잊고 있다 보면 ㅋ 도착!!! JYCHOI | PRAG FLIP BOOK ANIMATOR with JYCHOI - Give and Take 플립 북 애니메이터는 연속하는 16장의 그림을 그린 후 애니메이터 장치에 끼우고 회전시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입니다. 만 2천 원짜리 쓰레기 됨. 내가 못 만드는 건가..

한밤의 도서관 2020.11.23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우리는 환경과 동물이 혹사당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언젠가 인간은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인간이 다른 생물들을 상대로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동물과 생활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간의 몸짓과 언어로도 동물과 긍정적인 의사소통 및 접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소통을 하면 신기하게도 동물이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안에 들어가 동물과 직접 만나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동화나 디즈니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지연의 기본적이 규칙은 존중하되 진실하고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라는 얘기다. 이국적인 동물의 암시장 거래는 중동에서 늘 있던 문제..

한밤의 도서관 2020.11.12

인간의 피안

애초에 분신에게 인격을 부여할 때 고객의 인격 중 가장 긍정적인 면만을 취해 최적화했다. 이건 확정적이지 않은가. 누가 자신의 제품이 고객의 형편없는 부정적인 면을 모방해서 반응하도록 내버려 둔단 말인가? 인격을 최적화하는 건 필연적이다. 화낼 줄 모르는 것도 잘못이란 말인가? - 당신은 어디에 있지 中 왜 사람은 망각할까? 왜 한때 더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역시 옅어질까? 하는 슬픈 사념에 빠져들었다. 얼핏 망각이란 자기 속마음을 은폐하고 보호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만약 모든 죄책감을 망각할 수 있다면 비교적 쉬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 목숨에 가격에 매겨진다면 많은 사람은 더더욱 출구가 없어질 것이다. “당신 말은…… 신인은 로봇이 아니다?” “당연히 아..

한밤의 도서관 2020.11.06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무언가를 기획한다는 것은 결국 그 무언가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콘텐츠 기획도 마찬가지겠지요. 전전긍긍하며 키워드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내가 이 콘텐츠를 기획하는 목적, 이 콘텐츠가 지금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유, 다루고자 하는 주제의 핵심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형식을 내가 명확하게 파악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콘텐츠는 어느 날 갑자기 섬광처럼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로 기획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번뜩 떠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잘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는 지금껏 쌓아 온 맥락이 있기 마련입니다. 콘텐츠 기획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연습을 통해 더 잘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속에서..

한밤의 도서관 2020.11.01

밀가루는 못 먹지만, 빵집을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나오는 열정, 추진력과 성실함 덕분에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성장을 했다. 이제는 돈을 쫓지 않아도 돈이 따라올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비현실적일 때가 많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는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이 막막하고 주변에서 말려도 해내야 한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후 더 잘하려면 더 많은 힘든 여정을 겪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좋아하는 일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다. 어른이 되면 당연히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호강은커녕 이러다 부모님 집에 들어가서 나이만 먹고 구박받으..

한밤의 도서관 2020.10.29

사람의 아이들

나는 지금도 옥스퍼드의 봄날이 품은 눈부신 빛에서, 매년 더욱 사랑스럽게 피어나는 밸브로턴 거리의 만개한 꽃들에서, 돌담 위를 어른거리는 햇살에서, 바람결에 무성한 잎을 뒤채는 마로니에 나무에서, 꽃을 피운 콩밭의 향기에서, 첫 꽃망울을 틔운 설강화의 자태에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아담하게 피어난 튤립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이는 감각적이라기보다 지적인 즐거움이다. 인간의 눈길이 지켜보지 않아도 수백 년 동안 봄은 올 것이고 꽃은 필 것이다. 담장은 무너질 것이고 나무는 죽어 썩어갈 것이며 뜰에는 잡초가 우거질 것이다. 이 모든 아름다움은 그 모습을 기록하고 즐기고 축하할 인간의 지성보다 더 오래 살 것이므로, 내가 지금 느끼는 즐거움은 애틋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흔히들 매력을 무시하는데, 나로선 ..

한밤의 도서관 202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