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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인

여전히 독서 모임은 매번 정원을 채우기가 힘들다. 점점 나아지겠지 하며 진행하고 있다. 그러니까 결국 지인들을 끌어들이는 다단계 판매 방식과 흡사하다. 책 또한 지인들이 얼마나 많이 사갔던가. 그래서 3개월 동안 월세 안 밀리고 출판사와 독립출판 제작자에게 정산을 다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딱 그 정도다. 남은 돈은 아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줄 정도의 금액뿐이다. 다음 날 출근하면 책방은 텅 비어 보인다. 사방이 책이지만 책은 보이지 않고 빈 공간만 눈에 들어온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골목에는 점점 인적이 뜸해진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지는 날은 더욱더 그렇다. 책방을 두드리면 텅텅 소리를 낼 것 같다. 책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읽어주는 이들이 있어야 비로소 책은 책으로서 빛난다. 모임으로 인한 피..

한밤의 도서관 2020.07.02

ぼくのおじさん

ぼくのおじさん My Uncle, 우리 삼촌 (2016)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원작: 키타 모리오 출연: 마츠다 류헤이, 마키 요코, 오오니시 리쿠, 토츠키 시게유키, 테라지마 시노부, 쿠도 칸쿠로, 키무라 미도리코, 긴푼초, 토다 에리카 더보기 [미드소마]에서 털린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 고른 영화 조카의 삼촌 관찰자 시점인데 이거 남의 집 일이니까 웃으면서 보지. 우리 집에 이런 사람 있다? 벌써 D졌음.(진지) + [배를 엮다]에서 책의 심취한 진지한 마지메 모습 1도 없다. 한량 삼촌 ㅋㅋㅋㅋㅋㅋ(양말에 구멍 났어요.) ++ 이 조합 뭐냐고 ㅋㅋ 쿠도 칸쿠로가 형? 마츠다 류헤이가 동생?? 거기에 엄마 테라지마 시노부 ㅋㅋㅋㅋㅋ (인데 딸이랑 아들 너무 잘생쁨이다.) 가족 조합 자체가 너무 웃김 ..

먼지쌓인 필름 2020.07.01

무증거범죄

뭘 하든 돈이 필요했고 월급은 언제나 빠듯했다. 그런 궈위에게 지금 다니는 직장은 무척 소중했다. 야근이 아무리 힘들어도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건 큰 위안이었다. 이 도시에서 집도 사고 차도 사며 근심없이 살 날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곧 쓴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안정적인 수입이라도 월급만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세 번째 공통점은 범행 도구인 줄넘기의 양 손 잡이에 범인의 지문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범인은 지문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 “대체로 어떤 살인사건이든 경찰이 진실을 밝혀내려면 증인, 물증, 진술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해. 그래서 완전범죄란 일반적으로 증인과 물증, 용의자의 진술이 없는 사건을 뜻하지. 이번 사건에서 증인은 나밖에 없으니 내가 말..

한밤의 도서관 2020.07.01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는 나이가 된 후로. 헨은 늘 음산한 분위기의 책들을 골랐고, 죽음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그게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덕분에 고등학교 때 어둡고 징그러운 그림으로 몇몇 대회에서 상까지 탔으니까. 하지만 캠던 대학교 1학년 때 첫 조증이 오면서 과도한 자신감과 심각한 불안감 사이를 미친 듯이 오가게 되었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밤새 강박적으로 1시즌 DVD를 다시 봤다. 나중에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다. 미라는 ⟪시간의 딸⟫을 읽기 시작했고, 매슈는 ⟪동떨어진 거울(A Distant Mirror)⟫를 거의 다 읽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이번이 세 번째로 읽는 것이리라 . 매슈는 역사물은 다 좋아했지만 특히 중세시대를 다룬 책이 제일 좋았다. ..

한밤의 도서관 2020.06.30

忘却のサチコ SP

忘却のサチコ SP (망각의 사치코 SP, 2018) 편성정보: tv Tokyo, 1부작 2018.01.02 출연: 타카하타 미츠키, 후키코시 미츠루,후세 에리, 아이자와 리나, 시게오카 히로시, 오오카타 히사코, 카가 타케시 더보기 +드라마 소개+ 항상 냉정하고 완벽한 일처리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주인공이 결혼식날 신랑이 도망을 가게 되면서 달아난 신랑을 잊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원작 만화를 안 봐서 모르겠는데, (도망간 신랑은 핑계고) 배고프니까 먹는 드라마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페셜 드라마는 일식만 나와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닌다는 드라마 소개 잘 모르겠다. 신랑이 도망간 이유도 설명 안 해줘서 불친절했음. 그러나 뒷 이야기 궁금하니 그 다음 드..

먼지쌓인 필름 2020.06.29

근육에 힘 좀 빼고 삽시다

속이 꽉 찬 소시지를 수건 짜듯이 비틀면 껍질이 순식간에 찢어져 소시지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근육을 두드리거나 주무르면 근육을 둘러싼 근막은 찢어지고 근섬유는 파열된다. ‘아프지만 시원한 마사지’의 정체는 근육의 파열인 것이다. 근육이 파열되면 근육 사이의 체액이 빠져나온다. 팽팽했던 근육 내의 압력이 낮아지면 근육이 부드러워져 시원함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빈 곤강이 생긴 근육은 그 기능이 저하된다. 그렇게 되면 펌프 작용이 약해져 혈액 순환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내장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포함한 전신 통증의 대부분은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서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약해진 몸을 괴롭힌다고 해서 통증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한밤의 도서관 2020.06.29

Midsommar

Midsommar 미드소마 (2019) 감독: 아리 에스터 각본: 아리 에스터 출연: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 윌 폴터, 윌리엄 잭슨 하퍼, 빌헬름 블롬그렌, 아치 마데크위, 이사벨 그릴 더보기 내가! 내가 숙제 하나를 끝냈어!! 드디어 미드소마를 봤다고!!!!!! (감독판 2시간 50분 실화입니까.) 너무 손발에 땀나고 힘들었다 + 보통의 연애(?) 같은 오프닝. ‘이 언니 얘랑 왜 사귀지’ 하는 생각이 영화 끝날 때까지 ㅋㅋㅋ 나를 괴롭힘. 호르가 도착하자마자 나랑 같은 날 태어난 누나 소개하는 거 너무 이상하지 않음? 나만 이상하냐고 하도 고어 고어, 보지마세요 그래서 너무 긴장하며 봐서 40분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머리 어지럽다 아주 ㅋㅋㅋㅋ ++ 절벽 끄아아아아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장면만..

먼지쌓인 필름 2020.06.28

서점의 온도

유능한 사람을 만난 기쁨, 그 유능한 사람이 내 친구라는 기쁨 그리고 그 유능한 친구가 나와 함께 일한다는 기쁨. 이 세 가지 기쁨의 순위를 정해보라고 한다면 역시 뒤에서부터 앞으로 순위를 매겨야 할 것이다. 나는 우리 24시간 서점이 밤에 오갈 데 없는 이들의 쉴 곳이 되기를 바란다. 책을 보든 안 보든, 돈을 쓰든 안 쓰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지 않으면 그들이 이 도시에 머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리 서점에서 장애인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문이 퍼져, 장애인 몇 명이 찾아와 면접을 보았다. 지금 1200북숍의 모든 지점에서는 청각 장애인 직원이 일하고 있다. 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내게는 작은 수고에 불과했다. 사실 우리 서점으로서는 별로 희생한 것이 없다. 솔직히 말해..

한밤의 도서관 2020.06.26

B급 며느리

나는 생존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무책임해지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경제적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정을 꾸리는 것에는 한 치의 로망도, 관심도 없었다. 탕웨이와 결혼한 김태용 감독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를 읊조린 적은 있다. 그냥 자유롭고 무책임한 그 상태가 좋았다. 여자들은 평생에 걸쳐서 자기 자신을 주변의 상황에 맞추는 것에 익숙해져요. 어려서부터 주변에서 원하는 옷차림, 말투, 행동을 체화하고 그걸 통해 사랑받고 인정받는다는 거죠. 결혼하면서도 마찬가지예요. 여자들은 결혼 전의 취미나 생활양식을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대표적인 것이 개성 없는 아줌마 파마예요. 남편에, 시댁에, 아이들에게 맞춰서 사는 거죠.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자신의 생활양식을 바꾸지 않아요. 낚시나 야구 따..

한밤의 도서관 2020.06.25

Dr.検事モロハシ~新たなる生命~

Dr.検事モロハシ~新たなる生命~ (닥터 검사 모로하시 ~ 새로운 생명 ~, 2014) 편성정보: fujiTV , 1부작 2014.07.01 출연: 이나가키 고로, 후키이시 카즈에, 이시구로 켄, 노나미 마호, 이리야마 노리코, 미쿠라 카나, 오오쿠우치 히로시, 야마다 신타로, 기무라 요시노, 이와키 코이치 더보기 +드라마 소개+ 의사이자 검사인 능력자 모로하시가 불임부부에게 클론복제기술을 이용하는 산부인과 병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의 드라마 아니, 드라마 내용을 모르고 봤는데 등장인물 설명이 없어서 찾아보니 이 앞에 단편 드라마가 하나 있었네 이나가키 고로 너무 가벼워보여서... 싫 + 시작하자마자 배 위에서 너무 산만하고 요란해서 이게 뭐지 했는데, 예? 갑자기요? 수술을요? 니네들이 누군지 모르는데..

먼지쌓인 필름 2020.06.22

요리코를 위해

“하지만 당장 써야 할 소설 마감이 코앞이라고요.” “그런 건 개나 줘버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용을 써봐야 아무 소용 없어. 억지로 매수만 늘린다고 좋은 글이 나올 거 같냐?” “인간이란 종종 가까이 이웃한 누군가에게 모든 죄업을 뒤집어씌우곤 합니다. 때론 거기서부터 비극이 태어나죠. 니시무라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진정으로 증오해야 할 적을 잃어버리고 손이 닿는 곳에서 증오의 표적을 정해버린 겁니다. 증오란 결코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남의 괴로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친절한 사람이라도 동정에는 한도가 있기 마련이라고. 니시무라가 내게 관심을 가진 이유는 내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런 말로 이해할지 모르겠네요. 아니, 이건 아니다. 근거 없는 상..

한밤의 도서관 2020.06.22

Dangal

금메달을 따면 넌 좋은 본보기가 될거야 영감을 주고 영원히 기억되는 존재말야 내일 이기면 혼자 이기는 게 아냐 저런 애들 수백만 명이 같이 이기는 거야 남자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여자애들 집안일이나 해야 하고 결혼해서 애나 키우는... 내일 시합이 제일 중요해 그 이유는 호주 선수하고만 싸우는 게 아니라 여자를 열등하다 여기는 사람들과 싸우는 거니까 Dangal 당갈 (2016) 감독: 니테시 티와리 출연: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 사크시 탄와르, 아파르샤크티 쿠라나, 자이라 와심, 수하니 바트나가르, 리트윅 사호레, 기리쉬 쿨카르니 더보기 러닝타임 3시간 넘는 거 실화냐!!!!! 하지만 이 영화를 추천해준 친구의 말대로 시간 후딱 지나갔다. 웬만한 2시간짜리 영화보다 지루한 부..

먼지쌓인 필름 20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