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76

나는 내가 우울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우울도 타인의 우울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예보는 미래의 기분을 예상하는 것과 같았다. 날이 흐리면 분명히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때문에 날이 흐릴 거라는 예보가 있으면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심지어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갑작스레 취소해버린 적도 있다. 종이마음을 가진 나는 날씨에 지레 겁먹고 일정을 바꾸는 일이 허다했다. 날씨가 나인지, 내가 날씨인지 모를 만큼 딱 붙어 있었다. 우스운 것은 해가 난다고 해서 마음이 밝고 즐거워지지는 않았다. 그저 마음을 약간 햇살에 말리는 정도였다. 아주 우울하거나 조금 덜 우울한 정도였지만, 언젠가는 햇살에 바짝 말라 보송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한밤의 도서관 2021.05.20

꿈의 서점

GOKUCHU BOOKS를 시작한 후 사고방식에 변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책은 고상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책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일용품적이기도 하고, 정크푸드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쓰임과 가치는 그것을 요구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고 실감하게 되었어요.” 하고 기타지마 씨는 이야기한다. 주식회사 아톰쇼보는 재활용 서점으로 운영됩니다. 필요 없게 된 서적을 일본 전역에서 받고 있지요. 10엔, 100엔, 500엔, 1000엔. 가격을 이렇게 총 네 가지로 분류해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이나 구마모토 지진의 재해지역이나 고아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는..

한밤의 도서관 202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