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시온 28

그대는 폴라리스

“당신을 생각하면 난 왠지…… 오카다, 넌 어떨 때 외로워져?”“맛있는 음식을 다 먹었을 때.” “그래도 연애편지인데 뭐 다른 거 없어?” 왜 너한테 내 외로움을 털어놔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했지만, 데라지마는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머리를 굴려봤다. “글쎄…… 해질녘에 선로를 따라 길을 걸을 때 말야.” “응.” “전철 창문 너머로 집으로 가는 사람들 모습이 보이지만, 곧바로 스쳐 지나가지. 그렇게 전철이 몇 대고 내 옆을 지나가. 불 켜진 전철 안은 아주 조용하다는 걸 알 수 있어. 내가 걷는 거리도 조용해. 오로지 불꽃을 일으키는 전철만 사람들을 싣고 소리를 내며 달려. 그럴 때 난 왠지 외로움을 느껴.” -영원히 맺지 못할 두 통의 편지 中 난 늘 이 점이 신..

한밤의 도서관 2013.03.11

검은 빛

절망한 인간의 얼굴은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고토미와 먹은 마지막 저녁 반찬이 왜 떠오르지 않을까. 부모님의 시체를 따라 학교까지 걸어가면서 노부유키는 생각에 잠겼다. 미카를 만나러 가는 일로 머릿속이 가득 찼기 때문인다. 밥은 언제든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미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평상시와 다름 없는 아침을 맞을 거라 생각했다. 나미코는 전에 회사에서 일할 때도 신입사원을 대하는 게 힘들었다. 업무 흐름을 전혀 모르는데다 몇 번을 가르쳐줘도 한동안은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나도 그랬다, 신입사원이 업무에 백지 상태인 건 당연하다. 스스로를 그렇게 설득하면서도 안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상대의 속을 떠보고, 경쟁상대에게 약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원만한 가정생활을 넌지시 암시하는 ..

한밤의 도서관 2012.10.05

다다 심부름집은 지금 아르바이트 모집 중

교텐과 다다 まほろ驛前多田便利軒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2011 • 감독 : 오오모리 타츠시 • 원작 : 미우라 시온 • 주제가 : くるり- キャメル • 출연 : 에이타, 마츠다 류헤이, 스즈키 안, 가타오카 레이코, 혼조 마나미, 에모토 타스쿠, 오모모리 나오, 마츠오 스즈키,고라 켄고, 기시베 잇토쿠 자막 없이 도전! 먼저 소설을 읽어서 90%는 알아들었다. 말이 빠른 부분은 못 알아들음. 아쉬운 점이라면, 다다의 과거가 좀 가볍게 스쳐지나 가는 거 아닌가 싶었던 점 빼고, 다 마음에 들었다. 교텐과 다다 느네 왜 남의 집에서 프란다스의 개 보고 심각해 지는거냐고 ㅋㅋㅋㅋ 꼬마가 귀여워서 한 컷! 잇힝 너무 좋아 ㅋ 교텐의 부인과 딸 지금 다다는 열사병 증세 때문에, 교텐의 부인 모자를 얻어 쓰고..

먼지쌓인 필름 2012.01.01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이 길은 왜 막히는 거지?" 교텐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 창문을 닫았다. "밤 아홉 시에 대체 모두 어딜 가는 거야?”“아무 데도 안 가. 집으로 돌아가는 거지.” 다다는 마호로 역 앞에서 30분 정도 어슬렁거렸다. 폐점 시간이 가까운 백화점도 들여다보지 않았고, 호객 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 땅만 보고 걸었다. 혼자 있고 싶어. 누가 있으면 외로우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몹시 외롭기 때문이 아닐까. 정처없이 걷다가 사무실에 도착한 다다는 응접 소파에 내놓은 교텐의 타월 이불을 담요로 바꾸었다. 칸막이커튼을 치고 자명종 시계를 맞춘 후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내달리는 차 소리를 들으며 124대 까지 셌다. 대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다다는..

한밤의 도서관 2011.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