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부터 ~ 1695

최소한의 국제 이슈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이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았다. 금처럼 가치가 확실한 실물에 투자하거나 돈을 예금 통장 또는 장롱에 쌓아 놓기를 원했다. 그러자 기업들은 대출을 받을 길이 막히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자금난을 겪기 시작 했다. 돈이 없는 기업들은 구조 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줄이고 새로운 사람을 뽑지 않으면서 실업률이 높아졌다. 일자리가 불안한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게 되면서 물건이 안 팔리고 물가도 떨어졌다. 기업들은 물건이 팔리지 않자 더욱 경영이 어려워지고 고용을 더 줄여 버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안전 자산 : 투자한 돈을 떼일 위험이 없는 자산을 의미한다. 금과 같은 귀금속과 미국 등 각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받는 국채, 일본 엔이나 스위스 프랑처럼 경제가 탄탄한 국가의 돈을 안전..

한밤의 도서관 2018.11.20

임플란트 전쟁

광호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유독 차창 밖으로 치과들이 눈에 띄었다. 치과가 위아래 층에 나란히 두 개나 있는 건물도 있다. 하나는 뉴욕치과, 하나는 보스턴치과다. ‘뉴욕, 보스턴…… 여기저기서 많이 봤는데, 체인인가? 유학파인가?’ “원장님, 혹시 임플란트 재료들은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재료? 그거는 얼마 안 해. 픽스쳐랑 어버트먼트랑 하면 10만원 좀 넘지.” 광호는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럼 도대체 얼마가 남는다는 얘기인가. “재료는 생각보다는 싼 편이네요. 그런데 외산은 재료가 훨씬 더 비싼가요? 다른 곳도 외제 임플란트로 수술하면 100만원 정도 더 받던데…….” “어휴, 외산은 엄청 비싸지. 나는 제일 비싼 스위스 꺼 쓰거든. 27만 원에 들어와” 광호는 흠칫 놀랐다. 질..

한밤의 도서관 2018.11.16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나 역시 사적인서점을 열기 전까지 직업이란 사회가 만든 일자리라고 생각했다. 취직을 하든 창업을 하든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틀에 나를 넣는 일이라고 말이다. 사적인서점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직업은 내가 만들기 나름이라는 것을 배웠다. 생각해 보면 나는 편집자의 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편집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서점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서점원으로 전직을 선택했다.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없었다. 성공이 보장된 완벽한 선택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거나 실패를 하지 않고 사는 방법도 없다. 그렇다면 미리 걱정하고 몸을 사리기보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을 하자. 그렇게 나는 내가 만든 가능..

한밤의 도서관 2018.11.13

색맹의 섬

색맹은 푸르와 핀지랩 두 곳에서 한 세기 이상 존재했으며 두 섬 다 각종 유전자 연구의 주제가 되어왔으나, 그곳 사람들에 관한 인간적 (말하자면, 웰스식의) 탐구며 색맹 사회에서 색맹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러니까 자기만 완전히 색을 못 보는 것이 아니라 색맹 부모와 조부모, 색맹 이웃, 선생님까지도 색맹인 곳. 색에 대한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그 대신 다른 형태의 지각 능력, 다른 형태의 관찰력이 증폭 돼 발달한 문화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관한 연구는 전혀 없었다. 암초 아래에서 아이들이 벌써 헤엄치며 놀고 있는데 아이는 이제 갓 걸음마를 덴 아기이지만 산호가 뾰족뾰족 솟아 있는 물 속으로 겁 없이 뛰어 들면서 신나서 빽빽 고함을 질러댄다. 색맹 꼬마 두세명도 물속으로 뛰어들어..

한밤의 도서관 2018.11.03

우리, 독립 공방

‘―수업’ ‘―교실’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취미를 소비하는 방식이 넘쳐나는 게 안타까워요. 누군가에게 소중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회용품처럼 소비되고 말아요. 그것이 현실이기에 그 안에서 마음을 조율하고 작가로서의 신념과 노력을 이끌어가야겠죠. -우븐 온 룸스 공방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적어도 3년은 적자를 생각하고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장점도 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회사나 조직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사사건건 부딪히는 상사도 없고요. 하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감당하고 스스로를 조정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어요. 늘 긴장해야 합니다. -폴 아브릴 제주 꽃 서점 [디어 마이 블루]에서 책 다 둘러보고 나오기 직전 충동 구매한 책. 공방의 종..

한밤의 도서관 2018.11.01

죽음을 이기는 독서 -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고 싶은 인생의 책들

“나중에”라는 개념이 갑자기 비현실적이라기보다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불이 언제 꺼질지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다면, 불이 꺼질 때까지 책을 읽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당신이 책에 관해서 가장 먼저 의식하게 되는 것은 책이 가진 힘이고, 책의 힘이란 결국 생각하게 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직 시드니 대학교에 다니던 1950년대 후반에는 스노의 소설을 알고 있어야 교양인 대접을 받았다. 당시 나는 스노의 소설들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충격적일 정도로 지루했다. 오죽하면 지금도 스노의 소설은 다시 도전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는 최근 큰딸에게 주려고 퍼모의 대표작 『선물의 시간(A TIme of Gifts)』을 헌책방에서 샀다. 큰딸이 다 읽고 나면 책을 빌려 달라고 해서 다시 한 번 읽어 볼까 생..

한밤의 도서관 2018.10.27

제주여행 필름 카메라 스캔

제주 여행 때 야심차게? 데려간 HOLGA 135BC 필름 현상을 했는데, 너무 기가 막혀 웃음만 4롤 중 1롤은 손으로 감아버려 아예 다 까맣다고 하고 나머지 3롤은 사진이 거의 다 흔들림 이것이 가장 잘 나온 사진. 초점.... 초점 가출 아니 왜 사진을 이렇게 못 찍은거얔 예술 혼 지대로 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카메라 망가지고 나서 찍은건데도, 위 사진들이랑 퀄리티 차이가 안 나는 것으로 봐서 다음에도 이렇게 찍을까 너무나 두려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거운 산책 2018.10.25

미스터리 클락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옛날부터 그에게 친근감을 느꼈어요. 얼굴이 저랑 많이 닮은 것 같은데, 제 입으론 뭐라고 말할 수가 없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척추동물이라는 공통점은 있는 것 같아요.” 코 양쪽에 눈이 있고 코 밑에 입이 있는 거라면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실험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빛을 조금도 반사하지 않는 완벽한 검은색은 존재하지 않아요. 탄소 나노튜브로 만든 반타블랙(Vantablack)이라면 빛의 반사율이 0.04퍼센트 밖에 되지 않으니 CCTV 영상에서 캄캄하게 보이겠죠. 따라서 완전한 보호색을 얻으려면 옷과 바닥 모두를 반타블랙으로 만들어야해요. 어떤 검은색 옷이라도 이 바닥의 명도와는 다르고, 바닥에서 튀어나온 물체에는 여..

한밤의 도서관 2018.10.22

언리미티드 에디션10에서 사온 책들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사온 책들을 소개할게요? 이건 입장 팔찌와 가방 올해 아주 마음에 들었던 INTERNATIONAL SECTION oz x yukiko 2019 CALENDAR 내년 될 때까지 안 뜯을거야 ㅋㅋ ELVIS PRESS(on reading) BOKU NO HON 책이 테마인 책 다음 일본 여행을 가게 된다면 가보고 싶다. 서점 Mogu Takahashi BOOK DELIVERY SERVICE 책 배달 컨셉인데 너무 귀엽다 인스타 가봤더니 11만 팔로워 소유자 시더라 유명하신 분인데 몰랐네 commune 夏 SAKI OBATA 다행히 집에 있는 책이랑 다른 계절 샀다 utrecht FINGER PIPE 보는 방향에 따라 키워드가 달라지는 아주 재미있는 책 두껍고 무겁지 않으면서, 이 곳에서..

한밤의 도서관 2018.10.22

세렝게티 주민들 - 어른들을 위한 동물 이야기

코끼리는 이동할 때, 무리에서 가장 뒤쳐져서 걷는 코끼리의 발걸음에 맞춰 걷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래 시력이 안 좋은 코끼리지만 그중에서도 눈이 더더욱 안보이는 코끼리가 있으면 서로 감싸 주고 돌봐 준다고 합니다. 과학적 증명은 어렵다고 하지만, 죽은 친구를 그리워하던 코끼리가 너무 가슴이 아픈 나머지 3개월 후에 뒤따라 죽은 경우도 있다고 해요. 사람처럼 슬픔과 사랑, 분노를 느낄 수 있어서 무리에서 누군가 죽으면 그 자리에서 애도를 표하기도 하고요. 친구가 빌려줌 텀블벅에서 후원하고 받은 책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코끼리- 멀리서도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터 좋아했는데, 일본 영화 [별이 된 소년]에서 코끼리 훈련 시키는거 보면 폭풍 눈물 나옴. 진짜 코끼리 편하게 살게 놔줘라!..

한밤의 도서관 2018.10.21

빵 고르듯 살고 싶다

두 번째 회사는 가정집을 사무실로 써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점심밥을 직접 만들어 먹었다. 이것도 웃기지만 사실이다. 십여 명의 직원들이 돌아가며 두세 명씩 짝이 되어 점심시간 한 시간 전부터 장을 보고 밥을 짓고 상을 차렸다. 이 덕에 10인분이 넘는 밥과 국과 반찬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따금 대표라는 사람이 “오늘은 밥이 질다”라든지 “국이 아주 건강에 좋은 맛이네”라는 식으로 평가를 했는데 그게 맛있다는 말이라 해도 기쁘지 않았다. 점심을 차리는 일도 업무의 연장이라니, 당황스러웠다. 하얀색 컵에 유자청을 담고 펄펄 끓은 물을 부었더니 차가운 청과 뜨거운 물이 만나는 결이 보였다. 인간은 참 이상하구나. 과일을 썰어 설탕에 담아 맑아질 때까지 보관하고, 차게 만들어서 뜨..

한밤의 도서관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