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는 명석하고 눈치도 빨랐다. 제니가 학교에 갔던 첫날, 집에 돌아와 내게 물었다. 왜 학교 선생님은 몇 번씩 말을 되풀이하냐고. 나는 제니에게 말해주었다. 한 번 말해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제니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치 자연이 보여주는 불평등을 자기 상황에 맞춰 이해해보려 애쓰는 것도 같고, 그 불평등으로 인해 생겨나는 희생자 수를 헤아려보는 것도 같았다. 마침내 제니가 바다처럼 푸른 눈을 들어 나를 보며 말했다. “정말 슬퍼. 못 알아듣는 건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닌데.” “안녕, 잠꾸러기 씨.” 메러디스가 쾌할하게 말했다.주방 안의 공기에는 베이컨의 짭짤한 냄새와 끓는 커피 향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 냄새는 가정을 가진 남자의 확실한 표시일 것이다. 싸구려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