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그런 인생을 보내라는 건가. 농담 마라.아버지는 의무교육이 끝나자마자 조그마한 마을 공장에 취직해 정년까지 거기서 일했다. 평생 이루어 낸 일을 들자면 그저 가족을 먹여 살리고, 불면 날아갈 듯한 이 작은 집의 대출금을 변제했을 뿐인 시시한 남자다. 환경 선진국인 이 나라에 이미 화력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전력은 원자력 발전소와 ‘인발’이라고 불리는 인력 발전소에서 공급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편지에 형은 상장이 취소된 후 칸토무라 인발에 보내졌다고 적혀 있었다. 그곳에서 사회를 위해 죽을 때까지 발전용 자전거를 밟는 것이다. “인발이라고 해도 말이죠. 이제 자전거를 밟는 시대가 아닙니다. 이건 휴머놀이라고 해서, 인간을 원료로 한 새로운 바이오 연료입니다. 이 병 속에 들어 있는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