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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코

내게도 그런 인생을 보내라는 건가. 농담 마라.아버지는 의무교육이 끝나자마자 조그마한 마을 공장에 취직해 정년까지 거기서 일했다. 평생 이루어 낸 일을 들자면 그저 가족을 먹여 살리고, 불면 날아갈 듯한 이 작은 집의 대출금을 변제했을 뿐인 시시한 남자다. 환경 선진국인 이 나라에 이미 화력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전력은 원자력 발전소와 ‘인발’이라고 불리는 인력 발전소에서 공급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편지에 형은 상장이 취소된 후 칸토무라 인발에 보내졌다고 적혀 있었다. 그곳에서 사회를 위해 죽을 때까지 발전용 자전거를 밟는 것이다. “인발이라고 해도 말이죠. 이제 자전거를 밟는 시대가 아닙니다. 이건 휴머놀이라고 해서, 인간을 원료로 한 새로운 바이오 연료입니다. 이 병 속에 들어 있는 건 ..

한밤의 도서관 2014.11.15

차가 달리는 소리. 구급차의 사이렌. 공사 소리. 사람은 근처에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난 中 나는 오늘도 한 집 한집 착실하게 돌아다닌다. 오늘도 신발 밑창이 닳는다. 딩동. 할망구가 지껄인다. 내 앞에서 기관총처럼 지껄인다. 평일 낮. 집에 있는 사람이라곤 할 일 없는 노인네들뿐, 할망구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지껄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한다. 여편네들이 모여있다. 애새끼들이 주변에서 떠든다. 수첩을 꺼내 보인다. 여편네들이 얼굴을 마주 본다. 처음으로 본 형사. 드라마 배우와 비교한다. 젊은 여편네가 이것저것 지껄인다. 애새끼가 다리에 들러붙는다. 시끄러, 거추장스럽단 말이다. 하지만 나는 미소를 짓는다. 몇 짤이야? 어린애들 말로 묻는 나. “무섭..

한밤의 도서관 201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