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이토 3

마리카의 장갑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어릴 때 오빠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마리카가 다섯 살 때쯤입니다. 오빠들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 가문비나무를 베러 숲으로 가는 도중에 큰오빠가 마리카에게 물었습니다. “이 호두를 우리 넷이 사이좋게 나눠 먹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니?” 마리카의 발밑에는 호두가 한 알 떨어져 있었습니다. 마리카는 곧바로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땅에 심을 거야!” 오빠 둘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하지만 마리카는 자신만만했습니다. “호두나무가 자라서 호두가 열리면 다같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잖아.” 호두 한 알을 네 명이 나눠 먹는 대신 땅에 심어서 나중에 호두가 열리면 함께 배부르게 먹자는 이야기 입니다. 처음에는 어이없어하던 오빠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

한밤의 도서관 2020.07.03

맛있어

食堂かたつむり (Rinco's Restaurant)[달팽이식당] 2010 • 감독 : 토미나가 마이 • 원작 : 오가와 이토 • 노래 : Fairlife • 출연 : 시바사키 코우, 요 기미코, 브라더 톰, 다나카 테츠지, 시다 미라이, 미츠시마 히카리, 에나미 교코 , 미우라 토모카즈 오이시이- 소설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기대하며 본 영화! 시바사키 코우는 어쩜 요렇게 예쁠까요. 주근깨 하나하나 예뻐 죽겠음! 엘메스도 너무 귀여운 돼지구. 상상한 것보다, 엄마의 집이 요란했어요 ㅠㅠ 따뜻한 색감일 줄 알았는데, 좀 달라서 아쉬웠고,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좀 더 따뜻하게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쥬뗌므 스프도, 첩 할머니 이야기도. 중간 중간 나오는 그래픽이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시바사키코우는 대..

먼지쌓인 필름 2011.01.30

달팽이 식당

요리를 만든다. 단지 그 사실 많으로, 내 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황홀해 하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 진심으로 행복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한겨울 밤하늘에 대고 몇 번을 소리쳐도 부족할 정도였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목이 쉴 때까지 모두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과 생물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엄마만큼은 도저히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었다. 엄마를 싫어하는 마음은 그 외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에너지와 거의 동등할 만큼 깊고 무거웠다. 그게 내 진정한 모습이었다.사람은 항상 맑은 마음으로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의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흙탕물이다.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

한밤의 도서관 201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