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달팽이 식당

uragawa 2011. 1. 25. 11:47

요리를 만든다. 단지 그 사실 많으로, 내 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황홀해 하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 진심으로 행복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한겨울 밤하늘에 대고 몇 번을 소리쳐도 부족할 정도였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목이 쉴 때까지 모두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과 생물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엄마만큼은 도저히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었다. 엄마를 싫어하는 마음은 그 외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에너지와 거의 동등할 만큼 깊고 무거웠다. 그게 내 진정한 모습이었다.

사람은 항상 맑은 마음으로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의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흙탕물이다.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어서, 할 수 없이 엘메스에게로 갔다.

밤기운은 해삼처럼 끈적거리며 숨 막히게 피부에 엉겨 붙었다.
마치 손톱 끝부터 조금씩 걸쭉한 액체로 된 양갱 속으로 가라 앉는 것 같았다.



세상에는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건 안다.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일은 극히 미미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은 큰 강물에 휩쓸려 흘러내려가면서,
내 뜻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커다란 손바닥 안에서 좌우된다.
인생에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훨씬 많다. 내 인생은 특히 그런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작은 행복을 찾아가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정말로 소중한 것은 내 가슴속에 넣어놓고 열쇠로 꼭꼭 잠가두자, 아무에게도 도둑맞지 않도록. 공기에 닿아 색이 바래지 않도록. 비바람을 맞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