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 4

선량한 차별주의자

토크니즘tokenism이란 이렇게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 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한다. 토크니즘은 차별받는 집단의 극소수만 받아들이고서도 차별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노력하여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의 상황과는 꽤 먼 상태임에도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를 일으킨다.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학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특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발견’인 이유가 있다. 일상적으로 누리는 이런 특권은 대개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서 많은 경우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권..

한밤의 도서관 2019.10.15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남녀에 상관없이 인간을 성인이나 학자를 만드는 것은 피부색이 아니라 그 영혼 속에 새겨진 신념입니다. 찬란한 지성은 빛나는 영혼에서 우러나옵니다. 때문에 천재성과 재능은 그 광채를 절대로 숨기지 못합니다. 여성이 나라에 봉사하는 길은 오로지 자기 가정을 잘 꾸리는 데에만 있다는 생각은 이미 한물갔습니다. 이제는 때가 되었습니다. 책임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여러분을 도울 수 없습니다. 시민이기 전에 여성으로 먼저 보는 세상의 낡은 인식을 여러분 스스로 바꾸어야 합니다. 여러분 각각은 발굴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틈새이고, 이것이 이 나라에서 여러분의 위치입니다. 그러니 도전하십시오.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단순한 추종자가 될 수도 없고,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스스로 정당을..

한밤의 도서관 2019.09.18

달빛 노동 찾기

일의 강도는 최고 수준인데 대우는 최저 수준이었다. 시급은 정확히 최저임금을 따랐고 주휴, 야간 등 일한 만큼 받는 수당 외에 일체 받는 돈이 없었다. 근속수당도 없어서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월급은 같았다. 명절 상여금도 정규직들만 받았다. “예전에는 점심시간에 학교 사무실 직원들 밥 먹으러 가면 우리가 사무실을 지키고 그랬어요. 그 사람들 밥 먹고 올 동안. 왜 그래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관행처럼 여겨진 거죠. 노동조합 만들면서 그런 것도 없애버리고, 누구 집 이삿짐 나르는 거, 교회 나오라 하는 거 이제 없어졌어요. 사무실 사람들이 우리를 대하는 게 달라진 게 큰 변화죠. 예전처럼 자기들 마음대로 부리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거니까.” 야간에 ‘일’을 하다가 ‘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

한밤의 도서관 201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