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지마라모 2

오늘 밤 모든 바에서

“니시우라 씨, 흡연실에도 잘 안오시던데 담배 좋아하시는군요.” 나는 노인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큰 소리로 한 자 한 자 천천히 떠들었다. “아아, 담배는 좋아하지만, 나 같은 노인이 가면 젊은 사람들이 거북하니까.” “그렇습니까? 이야기가 안 맞습니까.” “그래. 안 맞는다기보다 모른 척하는 게 싫어서.” “모른 척?” “응. 젊은 사람은 자랑하고 싶은 게 많이 있잖아. 자기가 아는 거라든지 해본 거라든지. 대부분은 나이 들면 아는 건데 그걸 안다고 하면 죽도 밥도 안되고 분위기만 험해지니 입 다무는 게 상책이지. 그래도 아는 걸 뽐내고 싶은 게 인간의 습성이니까. 그런 때는 죽은 듯이 있는 게 좋지.” 나카지마 라모. 이전에 읽었던 책이 참으로 기묘했다면, 이번에 읽은 책은 인간미가 느껴졌다...

한밤의 도서관 2010.03.02

인체모형의 밤 그리고 그레이브 디거

요새 하루에 꼭 한 권은 읽고 있는데, 최근 읽은 책 두 권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읽을 때마다 (아 화장실로 달려가고싶어! 의 마음이었다.) 조마조마 설레게 한 두 권! 도서관 신간코너에 꽂혀 있던 책으로, 처음 보는 작가였는데 표지가 마음에 들어 꺼내보았다. 타이포를 재미있게 정렬했다. 나카지마라모의 ‘인체모형의 밤’ 작가소개가 골 때려서 아 이 사람 촘 멋진데?? 라고 생각하며 냉큼 책을 빌렸다. 인간의 고독과 광기 속에서 빛을 찾으려던 작가 ‘나카지마 라모’ 소설가, 수필가, 연극 각본가, 연극배우, 록 가수, 광고 카피라이터, 광고 기획자… 넘치는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거침없이 세상에 도전했던 작가 나카지마 라모는 IQ 185의 천재로 명문 중고교를 나왔지만 자유롭고 엉뚱한 그의 영혼은 엘리트의 ..

한밤의 도서관 200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