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천둥 3

축제와 예감 (2019)

악보라는 것은 음악이라는 언어의 번역이며 그 이미지의 최대공약수에 지나지 않는다. 연주자는 그 최대공약수에서 작곡가가 생각한 원래 이미지를 짐작하는데, 외국어 번역이 결코 원래 의미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작곡가의 이미지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가사와 그네 中 숨이 닿을 만큼 가까이 있는데 두 사람이 있는 곳은 아득하게 먼 곳이다. 스포트라이트 속, 찬란한 음악의 나라. 가고 싶다. 나도 저곳에 가고 싶다. 마사루는 그렇게 열망했다. - 하프와 팬플루트 中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처럼 엄청나게 비싼 악기만 주목을 받고,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는 게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지만 악기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분명 명기라 불리는 악기는 존재하고 연주해보면 굉장히 실력이 좋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훌륭한..

한밤의 도서관 2022.05.17

蜜蜂と遠雷 (2019)

蜜蜂と遠雷 Listen to the Universe, 꿀벌과 천둥 (2019) 감독 | 이시카와 케이 원작 | 온다 리쿠 출연 | 마츠오카 마유, 마츠자카 토리, 모리사키 윈, 스즈카 오지, 카타기리 하이리, 카가 다케시 더보기 시리즈온에서 구매하고 1년 묵혔다? 보네 ㅋㅋㅋㅋ 그냥 소설만 보세요- 원작 읽은지 오래돼서 내용이 다 기억은 안 나지만 엄청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는 텐션이 계속 축 쳐진 채로 진행되는 느낌이라 되게 별로였다. 피아노 연주하는 장면 나올 때쯤 (하 옛날에 밴드 영화 뭐지 ㅋㅋ 음악 안 들려주면서 표정연기만 보여줘서 진짜 쓰러질 뻔했는데) '이질감 들면 진짜 최악일 것 같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ㅎㅎㅎ 영화관에서 봤다면 음향이 달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소설 읽을 때는 음..

먼지쌓인 필름 2022.01.30

꿀벌과 천둥

‘연주할 수 있는’ 것과 ‘연주하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너새니얼은 둘 사이에 깊은 골이 있다고 생각한다. 까다로운 것은 ‘연주할 수 있어서’ 연주하는 사람 중에도 ‘연주하는’ 재능이 숨어 있을 때가 있고, ‘연주하는’ 일에 열의를 불태우는 사람이라도 마음이 헛돌아 실속 없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둘 사이의 골은 깊지만 거기에 골이 있다는 것만 알면 우연한 계기를 통해 골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콩쿠르는 기묘한 행사지만 재미있다. 이렇게 많은 소리에 젖을 수 있다니 꿈만 같다. 소리에 젖는다, 소리가 몸속으로 퍼져나간다, 음악을 들이마시고 내뱉고, 몸속에 머금었다가 밀어낸다……. 그러다 보면 시간의 감각이 사라지고 마음은 언제나 어디론가 날아간다. 내 일에 그토록 행복을 느껴본 적이..

한밤의 도서관 2017.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