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쿠타미쓰요 2

아주 오래된 서점

‘좃키혼’이란 출판사에서 판매를 포기하고 염가에 내놓는 책이다. 헌책 노점은 전쟁 전 진보초에서 역시 볼 수 있었던 모양이다. 밤바람을 맞으며 술을 깨려고 길거리의 헌책 진열대를 눈요기하며 걷는다. 이 또한 각별한 기분이었으리라. 어떻게든 되살아나면 좋겠다. 오카자키 사부를 알게 된 다음부터긴 하지만, 여행을 가면 그 지역에서 헌책방을 찾는 버릇이 생겼다. 나 스스로도 발전하려는 마음이 넘치는 제자라고 생각한다. “현책방을 운영하며 드는 생각 중 하나가, 물건이나 사람의 소멸을 그 자체가 기억이나 기록의 소멸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물건만이라도 남아 있으면,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알고 싶어하고, 또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은 남지 않을까요.” 현책방은 그 ‘가능성’을 잇는, 이야..

한밤의 도서관 2017.04.28

삼면기사, 피로 얼룩진

이 사람은 언제까지 신혼 기분으로 있을 셈인가. 결혼한지 7년이나 지났는데 남편이 바람피우는 게 아닐까 내내 걱정하며 가슴을 졸인다. 막 연애를 시작한 아가씨도 아니고 좀 더 당당해도 될 텐데. 진짜 바람을 피운다 한들 모르는 척 있으면 대충 접고 돌아올 것이고 그만두지 않으면 전처럼 또 친정으로 가버리면 될 것 아닌가. 그럼 헐레벌떡 데리러 오는 게 형부라는 사람이니까. 중매로 결혼한 언니가 이제 와서 새삼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아내라는 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게 아니라 마사후미라는 남자의 마음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게 두려운 걸까.-사랑의 보금자리 바로 그때 문득 나는 지금껏 내 사랑이 왜 성사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키 큰 사람이 좋다든가, 잘생긴 얼굴이 좋다든가, 늘 외모에만 반..

한밤의 도서관 201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