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광시곡 (2013)
기억을 더듬어 죽은 이의 존재를 불러 깨우는 것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잃었다고 생각한 행복한 시간이 되살아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얘기를 나누지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무언가를 해주지도 받지도 못한다. 그런 죽음의 잔혹함에 싸우다 죽은 이를 단순한 죽은 이로 하지 않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 살아 있는 사람이 계속 기억하는 것. 비밀은 복잡한 직물에 생긴 보풀같은 것이다. 아무리 정성껏 아름다운 무늬를 짰다고 해도 작은 보풀 하나가 걸리면 실은 한 없이 풀어진다. "중요한 건 말이야. 제정신으로 있는 거야.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끌려가지 말고 너무 기대하지도 말고, 늘 자기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보는 거야." "정신 상태?" "그래, 옳다고 느끼는 걸 한다. 하지만 옳다고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