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뱃속이 묵직했다. 누군가를 찾는 듯한, 혹은 누군가가 자신을 찾는 듯한 불안한 기분에 무작정 걸었다. 문득 비린내가 나서 손가락으로 배를 더듬었더니 뭔가가 미끈거리고 축축했다. 흙탕물이 묻었나 싶어 손을 들어보니 피였다. 깜짝 놀라 내려다보니 물컹한 내장 같은 물체가 비어져나와 있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하늘을 올려다보자 하늘 한 모퉁이가 하얗게 빛났다. 어떻게든 저기까지 가자, 저 하늘 아래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사토시는 그렇게 확신하며 발걸음을 떼었다. 축축하게 젖은 옷이 피부에 달라붙는 감촉이 불쾌했지만,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싶어서,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도 확실히 알지 못하면서 무작정 걸었다. 다카가키에 있을 때 사토시는 가끔 고이치를 생각했다. 창밖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