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2

블랙머니

저녁의 정적이 수정처럼 흔들렸다. 높고 가늘게 떨리는 소리가 집 쪽에서 들려왔다. 공작새 울음일 수도, 여자의 비명일 수도 있었다. “내가 20년간 진료를 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실수가 된다 해도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둬야 한단 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깨우치게 되거든. 폐기종 환자면 담배를 끊고, 만성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끊고, 그리고 중증 낭만주의자 아가씨는 현실주의자로 변합디다. 여기 내 사랑하는 아내처럼” 나는 침대에 쓰러졌고 아무 꿈도 꾸지 않고 잤다. 해 뜨기 직전 바람이 잦아들었다. 조용함에 나는 뭐가 빠진 거지 하고 의아해하며 깨어났다. 회색빛에 창문이 뿌옜다. 시내 바닥을 돌아다니는 거지처럼 철퍽거리는 바다 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려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알아요...

한밤의 도서관 2017.11.23

얼굴 없는 남자

“난 이번 일만 하고 그만둘 거야.” “이거 왜 이래.” 파커가 말했다. 매번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알마 또는 말, 이름이야 뭐가 됐든 간에 그런인간이 꼭 하나씩은 있었다. 그리고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도 꼭 하나씩 있었다. 언제는 다 때려치울 준비가 된 그런 인간들. 그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단언하며 작전이 끝나면 자기 몫을 챙겨 앙계장 같은 걸 사들여서 정착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이 하나씩 꼭 있고, 그런 인간들은 한두 해쯤 지나면 자기도 끼워달라며 어김없이 다시 나타난다. -PART 01 네브라스카에는 불법 성형외과 의사가 있다 7_초짜에 신참인 여자의 문제 어둠. 칠흑 같은 어둠과 스스로 만들어내는 소음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고요. 2주 동안 하루..

한밤의 도서관 2017.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