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읽는 동안 즐거우면 된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날의 독서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이 아닌 다음에야 굳이 내용을 외우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마치 여행처럼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될 뿐, 보고 들은 것을 모두 습득하고 기억해 둘 의무는 없다. ‘책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한 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문득 궁금해졌다. ‘일단 해 보고 어떤 일이 일어나나 지켜보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책은 참 신기하다.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을 여러 번 읽는 게 고역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알고 있어도 좋아하는 부분을 자꾸 반복해서 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점심을 먹기 전, 숲을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