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진천 2

무증거범죄

뭘 하든 돈이 필요했고 월급은 언제나 빠듯했다. 그런 궈위에게 지금 다니는 직장은 무척 소중했다. 야근이 아무리 힘들어도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건 큰 위안이었다. 이 도시에서 집도 사고 차도 사며 근심없이 살 날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곧 쓴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안정적인 수입이라도 월급만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세 번째 공통점은 범행 도구인 줄넘기의 양 손 잡이에 범인의 지문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범인은 지문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 “대체로 어떤 살인사건이든 경찰이 진실을 밝혀내려면 증인, 물증, 진술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해. 그래서 완전범죄란 일반적으로 증인과 물증, 용의자의 진술이 없는 사건을 뜻하지. 이번 사건에서 증인은 나밖에 없으니 내가 말..

한밤의 도서관 2020.07.01

동트기 힘든 긴 밤

거리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기 위해 퇴학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시골 학교에 있는 늙은 교사들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촌에서는 미성년자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흔하다고 말했다. 그들의 눈에 살인과 방화는 교도소에 갈 범죄지만, 십 대 소녀의 원치 않은 임신은 그저 스스로 성폭행당했다고 말하지만 않으면 그리 대단한 문제도 아니었다. 사람이란 항상 끝까지 하고 싶어도 결국 포기하게 되는 일을 만나기 마련이지. 포기해도 좋고 붙잡고 늘어져도 좋아. 뭐가 옳고 뭐가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니까. “서류 몇 장만 가지고 누군가를 파악하려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정의는 그 종이만큼이나 얄팍할 겁..

한밤의 도서관 201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