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딸. 보고 싶어.” 토라는 인사한 뒤 전화를 끊었다. 토라는 잠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생각했다. 결혼생활은 눈 깜빡할 새에 무너져 내렸고, 그녀 스스로 그 일을 천천히 되새겨볼 시간을 갖지 않았다. 전 남편과 함께한 첫 11년은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1년 반 뒤 토라는 한스와 이혼했다. 전 남편과 자신의 집을 오가야 하는 아이들을 보며 양심의 가책이 들었지만 이제와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설령 한스가 캐러밴 후진의 대가라고 해도 이제는 그를 받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토라는 길피의 방으로 전화를 걸어 로비에 있는 투숙갠 전용 컴퓨터에서 유기물의 뜻을 검색해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있다가 찾아보겠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