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하는 소위 번아웃 증후군(탈진 증후군.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으로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후군)에 가까웠다는 식으로 본인은 말하더군. “인생 최대의 결단.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어.”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후후, 대체 몇 번이나 결단을 해야 하는 걸까. 할 때마다 ‘최대’가 되어가. 그 왜, 항생물질이 병원균을 죽이면 항생물질에 지지 않는 균이 생기잖아? 내성균이라고 하던가. 그거랑 마찬가지야. 인생 최대의 결단은 내 인생에 수없이 찾아오고, 그때마다 난이도가 높아져서 나한테 힘든 결단을 요구하지.” 무거운 절망감이 바닷가에 밀물이 밀려들 듯 철썩대며 가슴으로 밀어닥쳤다.내인생, 변변찮은 것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네. 정말로 종막. T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