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은 서로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으로 손목시계의 앞면을 손목 안쪽으로 돌려서 차고 다녔다. 당연히 허세였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있으면 시간이 사적인 것으로, 심지어는 내밀한 것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에이드리언이 그 제스처를 눈여겨 보고 그대로 따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 당연히 우리는 허세덩어리였다. 달리 청춘이겠는가.우리는 ‘벨탄샤웅’이니 ‘슈투름 운트 드랑’이니 하는 용어를 즐겨 썼고, ‘그건 철학적으로 자명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상상력의 첫 번째 의무는 위반하는 것이라고 서로에게 다짐하듯 확언했다. 우리의 부모들은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는데, 자식들이 갑자기 유해한 세력에 노출돼버린 순진무구한 존재라고 상상했다. 그래서 콜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