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벽의 끝에 서 있다. 거기서 절벽 아래의 심연을 바라본다. 어지럽고 메슥메슥 해진다. 우리가 느끼는 최초의 충동은 위험을 피해 뒤로 물러서는 것이지만, 또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이유 때문에 그냥 거기 서 있고 만다. 우리의 구토증과 현기증과 공포는 서서히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의 구름에 휩싸인다. - 변덕이라는 심술쟁이 中 해서는 안 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사악하거나 어리석은 행위를 저질러 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법에 어긋나는 짓임을 알면서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최상의 판단력을 무시하고 그 법을 위반하려는 충동에 끊임 없이 사로 잡히는 존재가 바로 인간 아니던가? 이 도착적인 마음이 마침내 나를 결정적인 파멸로 몰고 간 것이다. 바로 이 갈망, 스스로의 본성을 거슬러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