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자신의 모습은 오목거울이면서 동시에 볼록거울이기도 한 어떤 거울에 비친 이미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했다. 사람들은 표면에 비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유명 법관, 존경 받는 법무부 장관, 스코네의 해변을 거니는 다정한 은퇴자. 그 누구도 이면에 있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은 짐작할 수 없다. “왜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뉘베리가 물었다. “죽어야 할 이유가 정말로 크면, 이렇게 자기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을 주며 삶을 끝내버릴 수 있는 걸까요?” “나도 똑같은 질문을 해봤어.” 발란데르가 말했다. 뉘베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랬더니요?” 발란데르는 할 말이 없었다. 본노와 침묵은 같은 기질에서 나오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었다. “왜 사람들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