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마루는 샤워를 하고 미리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보리차를 마셨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했다고 자평하며, 다다미 여섯 장 짜리 방에 이불을 깔고 타월 이불을 배에 올리고 드러눕는다. 알람을 해놔야지, 하고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보니 친구에게 온 라인(LINE)이나 문자는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난 외롭게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덮쳐오는 졸음을 이길 수 없었다. 후지마루는 멍하니 생각한다. 배룰 채우는 것은 한때의 일. 맛있고 영양 밸런스가 잡힌 요리를 아무리 먹어도 결국 언젠가는 죽으니까. 아니, 그렇게 말한다면 어떤 행위도 다 무의미하다. 나도, 대장도, 혼고 대로를 걷는 모든 사람들도, 언젠가는 죽는다. 좋은 일을 해도, 나쁜 일을 해도, 언젠가는 모두 과거가 된다. 미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