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2

다시, 그림이다

런던에서 야심만만한 작품을 제작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곳은 충분한 공간도 없는 데다가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것들이 너무 많았지요. 하지만 여기서는 하루 24시간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내가 자유롭게 선택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나를 사로잡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독서를 합니다. 런던에서는 항상 손님이 있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머무르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이곳은 방문하기에 너무 불편한 곳이니까요. 나느 반(反)사회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비사회적일 뿐이죠. 이곳에서는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 나를 위해 자라납니다. 이는 아주 거대한 주제이고, 내가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 말입니다. 무엇인가를 바라볼 때 자..

한밤의 도서관 2019.03.26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아르테미시아는 자신이 강간당한 사실이 진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빌레sibille’라는 고문을 받아야 했다. 시빌레는 엄지 조이기 고문과 유사한 것으로 한쪽 손의 손가락들에 링을 끼우고 거기에 달린 줄들을 바짝 당김으로써 극심한 고통을 가하는 것이었다. 17세기 버전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로 당시에는 진실을 판단하는 법적 최적 표준이었다. 시빌레에 동의함으로써 그녀는 끔찍한 고통뿐 아니라 손에 치명적인 손상이 갈 위험까지 받아들인 것인데, 화가로서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운명이었다. -아르테미시아 잰틸레스키 中 1850년이 되었을 때 보뇌르는 경찰서에서 페르미시옹 드 트라베스티스망 Permission de Travestissement, 즉 ‘이성 복장 착용 허가’를 받았다. 당시 이성 복장 착용(즉,..

한밤의 도서관 2019.03.19